중국어 교육 강화, 방해는 처벌…민족단결촉진법 통과
중국 소수민족과 대만·해외 화교 포함
종교의 중국화 정책 등 법적 근거 마련

중국에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표준 중국어 교육을 법제화하고 ‘중화민족’의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에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민족단결촉진법이 통과됐다.
중국 최고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2일 폐막 전체회의를 열고 민족단결촉진법을 표결에 부쳐 찬성 2756표, 반대 3표, 기권 3표로 통과시켰다.
전인대는 설명 자료에서 해당 법안을 두고 “시진핑 동지를 중심으로 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중대 정치·입법 과제”라며 “모든 민족이 단결해 중국식 현대화를 전면 추진하고 민족 부흥이라는 위대한 대업을 위해 노력하도록 고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법안은 총 7개장 64항으로 구성됐으며 중국을 이루는 56개 민족의 평등을 강조하고 차별 행위를 금지하며 국가가 소수민족의 번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내용을 뜯어보면 시 주석이 제시한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중화민족 공통 이념으로 제시하고 소수민족이나 홍콩 등 특별행정구의 정체성을 중화민족으로 흡수하도록 한다. 중화민족에는 대만과 해외 화교까지 포함된다.
법안에 따르면 학교와 교육기관은 표준 중국어인(보통화)를 공용어로 삼아야 한다. 일부 소수민족 자치구는 몇 년 전부터 자체 조치를 통해 학교 수업을 민족어 대신 보통화로 해 왔는데 이를 법제화한 것이다. 2020년 내몽골자치구 당국이 소수민족 학교에서 몽골어 대신 표준 중국어로 수업하도록 하자 몽골족 수천 명이 소수민족 문화 말살이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법안에는 ‘중국 국외 조직이나 개인이 중국을 대상으로 민족단결진보를 파괴하거나 민족 분열 행위를 한 경우 법적 책임을 추궁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법안에 따르면 앞서 몽골족의 시위와 같은 행동이나 해외 단체의 티베트·위구르 지역 인권 문제 제기는 민족 분열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중화민족의 상징을 개발해 공공장소 등에 전시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중국 당국은 앞서 소수민족 거주지의 모스크(이슬람 사원)의 둥근 지붕을 중국식 기와 전각으로 바꾸게 하는 등 ‘종교의 중국화 정책’을 추진해 왔는데 이 역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중화민족의 미성년자의 부모나 보호자가 자녀에게 ‘민족 단결에 불리한 관념’을 주입해서는 안 되며 개인이나 단체가 종교적 이유로 결혼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는 조항도 있다. 일각에서는 통혼 장려 조항이라 비판하지만 부모가 자녀의 결혼을 반대해 이맘(이슬람 성직자)을 통해 혼인신고를 취소시키는 사례가 있어 마련된 조항이라 전해진다.
해외 거주하는 중국 소수민족 공동체는 SNS에서 법안을 비판했다. ‘위구르족을 위한 캠페인’은 “위구르족, 티베트인, 몽골족이 더 이상 학교와 대학에서 모국어로 수업을 받을 권리를 차단할 것”이라며 법안이 지속 추진돼 온 한족 동화 정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중화민족 개념은 중국 헌법에는 2018년 첫 등장했다. 헌법은 ‘모든 민족 간의 평등, 단결, 상호 부조,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 및 발전시킨다’고 규정했다.
중화민족의 개념의 기원은 청나라 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양 열강이 침략하는 한편 한족이 청나라를 만주족이 세운 왕조로 규정하며 몰아내려는 움직임 속에서 구상됐다. 2010년대 소수민족 자치구에서 한족의 이주와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갈등이 커지면서 종교적 탄압을 강화하는 한편 중화민족의 일체감을 강조하는 작업이 추진됐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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