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3년 만에 '최대폭 하락'…증여는 두배 늘었다

임근호/손주형 2026. 3. 12. 17:5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 6주째 둔화
강남 이어 강동구도 하락
압구정 현대 4억 낮춰 계약
지난달 거래량 110건 그쳐
"조건 까다로워 매수자도 관망"
올들어 집합건물 증여 1688건
수증인 대부분인 40~50대
< 식어가는 강남 집값 >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오는 5월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3주 연속 하락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안내판에 급매물 관련 정보가 빽빽하게 붙어 있다. /뉴스1


서울 강남 3구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다주택자 절세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영향이다. 오는 5월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당분간 낙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을 겨냥한 세제 개편, 연내 다주택자 대출 만기 매물(1만 가구) 출회 가능성 등도 집값을 누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쌓이는 다주택자 매물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8차’(압구정4구역) 전용면적 163㎡가 70억원에 가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9월 직전 거래가(74억원)보다 4억원 낮다. 집주인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다주택자가 내놓은 대치동 ‘도곡렉슬’ 전용 120㎡도 38억원에 가계약이 이뤄졌다. 작년 10월 최고가인 4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43억4000만원에 손바뀜한 곳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시세보다 낮게 나오는 매물은 거의 다주택자 매물”이라고 말했다.

이런 매물이 하나둘 쌓이면서 집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이번 주(지난 9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값은 0.13% 내렸다. 2023년 2월 마지막 주(-0.14%) 후 약 3년 만에 낙폭이 가장 컸다. 이번 주 강동(0.02%→-0.01%)이 하락 반전했고 동작(0.01%→0.0%)은 보합세를 보였다. 성동(0.18%→0.06%), 마포(0.13%→0.07%), 양천(0.20%→0.13%) 등 한강 벨트에서도 둔화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성북(0.19%→0.27%), 서대문(0.17%→0.26%), 강서(0.23%→0.25%), 동대문(0.20%→0.22%), 은평(0.17%→0.22%) 등은 오름폭이 커졌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치고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 매물 최저가는 25억8000만원(중층)으로 한 달 전보다 2억1000만원 떨어졌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는 최저가 매물이 52억9000만원(고층)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4억1000만원 내렸다. 압구정 ‘한양 6차’ 전용 106㎡도 최저가 매물이 54억원(고층)에 나와 있다. 작년 7월 65억원에 팔린 곳이다.

◇증여도 늘어

매물 증가 속에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기준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1월 205건, 지난달 110건에 그쳤다. 지난해 6월(525건) 이후 침체 상태다. 급매가 많이 나온 압구정에서도 1월과 2월 거래가 각각 15건, 3건이었다. 실거래 등록이 늦는 게 원인으로 꼽힌다. 반포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세입자가 있는 다주택자 매물을 잡으려면 무주택자에 현금이 많아야 한다”며 “조건이 까다롭다”고 말했다.

증여를 선택하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1~2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 등) 증여는 168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933건)보다 약 두 배로 증가했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68건→168건), 양천(49건→135건), 서초(59건→124건), 송파(63건→109건) 등에서 증여가 많았다. 주택을 넘겨받은 수증인은 40·50대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약세를 띨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공시지가 발표, 세금 규제 강화 등을 앞두고 있어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부가 강남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고가 주택을 정조준하는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들 지역 집값이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전체 집값이 하락 반전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손주형 기자 eigen@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