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 시점에”…전남교육청-전교조, 교육비전위 구성 놓고 ‘선거용’ 공방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2026. 3. 12. 17: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육비전위’ 신설 추진…위원 100명 공개 모집 중
선거 앞두고 공조직 이용해 설치…전교조, 중단 촉구
“선거 공정성 훼손 우려” vs “절차 상 문제 없어”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전남도교육청이 6·3지방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 추진 중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칭) 교육비전위원회'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교육청은 교육행정통합을 앞두고 교육 분야에 대한 시도민 의견 수렴 창구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교조는 자칫 교육감 선거에 유리한 여론 조성 등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전남도교육청 전경 ⓒ전남교육청

교육행정통합, 시도민 의견수렴 창구 활용 목적

12일 전남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비전위원회는 전남광주 교육행정통합을 앞두고 교육분야 대한 시도민 의견 수렴 창구로 활용하기 위한 위원 공개모집에 나섰다. 외부인 등으로 구성된 추천관리위원회에서 위원 참여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심사한 후 100명을 위원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위원들은 2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발대식을 시작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포럼, 세미나, 공청회 등 다양한 숙의 과정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도출된 정책 의제와 위원들의 제안은 교육행정통합추진단에 전달한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비전위원회는 시도민의 집단 지성을 모아 통합교육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공론의 장이 될 것"이라며 "학생, 학부모, 교직원, 시민사회, 전문가가 함께 새로운 교육 비전을 제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위원회가 출범 전부터 말썽이 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우선 선거를 눈앞에 두고 위원회가 공개모집을 통해 생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교육시민단체 활동가 A씨는 "통합 교육행정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한 위원회 구성을 굳이 선거 앞둔 시점에서 할 필요가 있느냐"며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도록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의 활동도 논란거리다. 포럼, 세미나, 공청회 등은 현직 교육감이 참석할 수 있는 자리로 자연히 시도민의 표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활동가 A씨는 "위원회가 거창한 발대식을 열고 활동에 나서는 것은 현 교육감에 유리한 여론을 대놓고 조성하겠다는 의심을 받을 소지가 다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지방선거에 영향, 강하게 의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도 이날 낸 성명에서 "도교육청이 배포한 일부 홍보물이 위원 공개 모집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정책 안내 수준을 넘어섰다"며 "선거를 불과 90일도 남겨두지 않고 이런 방식으로 사람을 모집하고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정치적 행위로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인 교육청 조직과 학교 안내망이 동원되는 구조 속에서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면, 이는 교육행정의 중립성을 훼손하고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하게 만드는 행위"라며 홍보 중단을 촉구했다.

광주시교육청도 이와 비슷한 취지로 노조·교원단체 등을 포함한 시도민 320명을 위원으로 선정해 교육통합에 대한 여론 수렴과 정책을 제안할 위원회 구성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교육행정 통합의 상대방인 광주시교육청을 구성 단계부터 배제하고 자체 추진하고 있어 전남교육청과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현재 광주교육청과 전남교육청은 행정통합 실무단을 각각 구성한 뒤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통합 준비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교육통합 실무단이 가동되는 상황에서 전남교육청이 별도의 위원회를 운영하는 셈이다. 전남교육청의 교육비전위 설치가 내세운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광주·전남 교육행정 통합에 따른 논의를 확대하고, 새로운 교육정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교육비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전남교육청은 설명했다.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관할 선관위는 위원회 구성 자체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봤으나 예산 지원 등에 대해서는 매우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교육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중립 벗어나지 않아…초기 조직 구성만 지원" 

이에 대해 전남교육청은 정치적 중립이나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언론 해명에서 "교육비전위원회는 교육행정 통합에 따른 조례와 시행규칙을 제정하기 앞서 시·도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구성한다"며 "교육비전위원회 운영은 교육청이 관여하지 않고 자체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선관위 지적사항을 보완해 위원회를 가동하려고 한다"며 "외부의 우려 시각을 잘 알고 있으므로 초기 조직 구성만 지원하고 자체적으로 운영되도록 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