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조차 없다…” 이주노동자 끼임사고 중대재해 진상규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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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안의 넋을 기리는 빈소조차 없이 할머니와 어린 다섯 동생만 남겨졌다."
깐 씨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수일째 뚜안을 기리기 위한 빈소조차 차려지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며 "뚜안의 절친한 친구이자 유족 대리인으로서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라고 설움을 삼켰다.
이날 경기이주평등연대(연대) 등은 경기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망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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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안의 넋을 기리는 빈소조차 없이… 할머니와 어린 다섯 동생만 남겨졌다."
12일 오전 경기고용노동청 앞. 지난 10일 이천의 자갈 가공 공장에서 일하다가 대형 컨페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23세 베트남 청년 응웬 반 뚜안 씨(중부일보 11일자 8면 보도)를 기리며, 그의 동료 응웬 시 깐 씨는 이같이 한탄했다.

이날 경기이주평등연대(연대) 등은 경기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망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숨진 뚜안 씨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이주노동자였다. 사고가 발생한 자갈 공장에 2년 전부터 출근을 시작해, 현지 가족에게 꾸준히 생활비를 보내왔다.
그러나 뚜안 씨는 야간 2교대 근무를 하던 중 과부하가 걸린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라는 지시를 받고 홀로 작동 중이던 컨베이어벨트 하부로 내려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그의 동료 등은 그가 끼인 이후에도 한동안 컨베이어벨트가 계속 작동했다고 회상했다.
연대 측은 "힘든 일에도 항상 해맑게 웃으며 밝은 성격이었던 뚜안 씨의 생명을 앗아간 것은 다름 아닌 사측의 위험한 작업 관행"이라며 "사건 발생 이전부터 그간 사업장 차원의 사고 및 산업재해 은폐 정황이 확인되는 바,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이에 대한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손진우 한국노동안전연구소장도 "보수와 정비 과정에서 기계·설비의 작동을 멈추지 않아서 죽음이 반복되고 있다"며 "효율만을 추구하는 위험천만한 작업 관행이 반복될 때, 감독행정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집회에서는 뚜안 씨 이외에도 ▶구의역에서 숨진 김 군 ▶서부화력발전의 김용균 씨 ▶평택 SPL의 20대 여공 ▶지난해 화성에서 숨진 디와즈 타망 씨 등의 사례가 차례대로 언급됐다. 이들은 모두 작동 중인 기계나 설비의 보수·청소를 진행하던 중 끼임 등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뚜안 씨의 빈소는 사망 후 사흘째인 이날 오후 3시께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 뒤늦게 마련됐다.
이에 대해 유호준 경기도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타국에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장례절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제적·행정적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라며 "도 차원에서 이주노동자 사망 시 장례지원과 행정지원체계를 마련해 유족들이 기본적인 장례절차를 치를 수 있도록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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