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포의 301조' 가동... 韓 철강·석유화학·가전·車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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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16개국을 대상으로 이른바 '무소불위' 수단으로 불리는 무역법 301조(1974년 제정) 조사 개시를 선언하면서 대미 수출 5대 흑자 업종을 중심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 발동과 관련한 관보에서 지목한 한국의 대미 흑자 품목은 전기전자, 자동차, 기계, 철강, 선박이며, 현재 구조조정 중인 석유화학 업종도 '문제 업종'으로 함께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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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법 301조, 2017년 미중 무역전쟁 서막 열어
美 16개국 대미 흑자 제조업 지목...韓 5개 업종
철강, 석유화학업종, 301조 타깃 가능성에 긴장
"보복관세 부과 뒤집기 어려워...선제 대응 필요"

무역법 301조는 대미 교역국들에게 ‘공포의 수단’으로 불린다. 무역 불공정 행위로 판명될 경우 미국이 입은 피해 이상의 보복이 가해져 왔으며, 그 범위도 해당 업종으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2017년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응해 2200개 중국산 품목에 평균 25% 관세를 부과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12일 복수의 통상·산업 분야 전문가들은 미 연방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대체할 관세 수입 확보가 이번 301조 발동의 배경이라고 꼽았다. 미국이 조사 대상으로 지목한 16개국 모두 301조의 적용을 쉽게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사실상 ‘답(보복관세)이 정해져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전, 휴대폰, 변압기 등은 물론 이미 대미 품목별 관세(15%)가 부과되고 있는 철강과 자동차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태호 전 외교부 차관은 “한꺼번에 16개라는 복수의 국가를 대상으로 301조 조사를 개시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기본적으로 상호관세를 대체할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목표 아래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석영 전 외교부 경제통상대사는 “제조업을 대상으로 한다고 발표했지만 불공정 행위로 판명될 경우 보복 대상은 해당 제조업뿐만 아니라 비제조업 분야로도 광범위하게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디지털 분야, 농산물, 의료 등 광범위한 영역이 보복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품목별 관세로 지정된 철강과 자동차를 제외한 기존 상호관세 적용 업종이 301조 대상이 될 것으로 설명했지만, 통상 전문가들은 사실상 대부분 업종이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직접 지목한 5대 업종 가운데 특히 철강과 석유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도체는 미국 정보기술(IT) 산업과 직결돼 있고 자동차는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철강과 석유화학이 집중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보인다”면서 “과잉설비, 낮은 수익성, 구조조정 필요성 등 미국이 제기하는 논리를 적용하기 쉬운 분야”라고 진단했다. 이어 “문제는 철강 산업을 불공정 행위로 규정하더라도 그간 301조 운용 사례를 보면 실제 보복은 철강이 들어간 가전, 자동차 등 다른 분야에 가해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사실상 무소불위의 수단인 만큼 사전에 만반의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윤 서강대 교수는 “상호관세 보전을 목적으로 사실상 정해진 구도 아래 미국의 301조 조사와 보복관세 부과가 속전속결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로서는 새롭게 무역 협상을 한다는 각오로 최대한 신속하게 이번 301조 발동 사태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워싱턴 내 반한 기류 형성을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미투자특별법이 이날 국회에서 처리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산업연구원 조철 연구위원은 “대미투자특별법이 처리되면서 관세 인상 폭을 조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협상 지렛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학재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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