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 “법왜곡죄, 최대 수혜자 윤석열될 수도… 與에 꼭 유리한 건 아냐”

강현철 2026. 3. 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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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왜곡죄, 사법부 침해 넘어 사법권을 수사기관에 종속시킬 위험
검찰 수사·기소 분리 절대 진리는 아냐…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
유튜브로 ‘정치 오락화’ 심각… 여야 모두 정치외 세력에 종속돼
尹이후 노무현 향한 그리움 커져… 국민 ‘정상적 정치’에 목말라
‘비상계엄 트라우마’ 여전, 온전히 벗어나야 여야 협치 가능할 것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동욱 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


“법왜곡죄 시행의 최대 수혜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재판부의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계속 고소가 가능해져 재판을 다시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만난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종로구·55)은 이날 시행에 들어간 법왜곡죄에 대한 우려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법왜곡죄가 사법권의 본질인 법 해석과 법 적용을 범죄 구성요건으로 규정해 수사기관의 수사 대상으로 만들었다며 사법부 독립 침해를 넘어 사법권을 수사 기관에 종속시킬 위험 크다고 했다. 곽 의원은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유일하게 법왜곡제 국회 통과에 반대한 정치인이다.

그는 “법 해석이나 적용을 종전과 달리할 경우 법관 처벌이 가능하고 검사도, 형사재판도, 심지어 대법원 판결이나 헌법재판소의 재판소원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는 절대 진리가 아니며 국민을 범죄로부터 더 보호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국민들이 국가기관 처분에 대해 다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검찰의 보완수사권 유지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 조직의 양분화와 수사권 조정으로 비대해지는 경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곽 의원은 유튜브의 폐해로 인한 정치의 극단화, 정치의 오락화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여야 모두 정치 이외의 세력에 의존하거나 종속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국민들은 12·3 비상계엄의 트라우마로부터 아직 못벗어났다며 ‘내란’서 온전히 벗어나야 협치가 가능할 것이라고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한 곽 의원은 윤 정권 이후 노무현에 대한 국민적 그리움 특히 커졌다며 국민들이 ‘정상적 정치’에 목마르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칙과 신뢰를 지키고 국민을 사랑하는 정치가 노무현 정치의 핵심이라며, 가치와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서울 신목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나왔다. 이후 미국 뉴욕대 로스쿨(NYU School of Law)과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를 졸업했다. 2001년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법무연수원 연수생 당시 대통령 당선자였던 노무현의 장녀 노정연씨와 결혼했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제21대 총선에서 본적지인 영동군이 속한 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그후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활동했으며, 22대 총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구였던 ‘정치 1번지’ 종로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저서로는 ‘곽상언의 시선’이 있다.

대담 = 강현철 논설실장



- 최근 당론에도 불구, ‘법왜곡죄’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지셨습니다. “군대에서도 부당한 명령에는 복종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정치권에 큰 울림을 주었는데, 반대하신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법왜곡죄가 수사권 조정 그리고 사법 개혁 입법들과 결합이 되면 시행이 될때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을 넘어 사법권이 수사기관에 종속될 가능성, 단순히 가능성이 아니라 위험이 눈에 보였기 때문에 반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법왜곡죄가 도입될 경우 사실상 ‘6심제’가 돼 사법 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고 경고하셨습니다. 삼권분립이 붕괴될 것이라고도 하셨는데 왜 그런가요?


“법왜곡죄 도입 자체에 대해선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회와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12일 시행에 들어간 법왜곡죄의 (범죄) 구성요건은 1호, 2호, 3호가 있습니다. 이 중 1호와 3호의 일부 그러니까 법 해석권과 법 적용이 문제입니다. 법 해석과 법 적용은 사법권의 실질적인 본질인데, 이를 범죄 구성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왜곡죄가 시행되면 수사기관이 종전의 해석과 다른 법 해석을 하거나 증거 해석을 달리할 경우 처벌할 수 있게 됩니다. 법왜곡죄의 조항을 보면 공소권을 행사하는 검사도 수사의 대상이 되고 판결 그러니까 그 형사 사건의 판결도 수사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면 1심 판결에 대해 또 수사를 할 수가 있고, 2심 판결에 대해서도 또 수사할 수가 있고,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수사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법 체계 내에서만 수사 3번, 판결 3번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게다가 국회를 통과한 재판소원법까지 감안하면 재판소원을 할지 여부까지 수사권의 대상이 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의 재판관도 헌법상 법관의 자격이 있어야 되는 것이니까요. 법왜곡죄는 형사 사건에 관여된 법관의 재판에 대해 수사를 할 수 있는 것이라서 헌법재판소의 재판 기능도 수사의 대상으로 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형식적으로는 8심까지도 가능하게 됩니다. 법왜곡죄라는 이름으로 증거를 조작하거나, 없는 증거를 만드는 법관이나 수사기관을 처벌하는 것엔 찬성합니다. 하지만 사법 기능의 본질까지 범죄 구성요건에 포함시킴으로써 실질적으로 사법권이 수사의 대상이 되는 건 반대합니다. 진짜 법왜곡죄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가짜 법왜곡죄 그러니까 법왜곡죄라는 이름으로 사법권을 수사 기관의 수사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안됩니다.”

-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에는 동의하시면서도 방법론에서는 신중한 입장이십니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검찰 개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합니까?


“어려운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남용돼 국민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비대한) 검찰의 권한을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시키는 방향으로 입법이 설계되고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도 절대 진리는 아닙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조정을 통해 국민들이 범죄로부터 더 많이 보호받고 그리고 범죄자를 제대로 처벌하는 게 핵심입니다. 형사사법 체계 조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그리고 국민을 실질적으로 더 보호할 수 있는 체계인지 여부라고 보고 있습니다.”

- 검찰청을 해체하고 중수청과 공수청으로 나누는 민주당의 검찰 개혁이 서민들의 고통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검찰이 가진 권한은 수사권, 기소권, 영장청구권 등 여러 가지입니다. 이를 통해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게 기본적인 사명이구요. 검찰권이 남용되면서 검찰청이 하나의 권력기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검찰청을 해체하자는 움직임까지 있었고 입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검찰청이라는 이름을 없애고 그 기능은 유지하되 청을 중수청과 공소청 두 개로 나누는 것이죠. 검찰청이 비대하기 때문에 기관 분리와 기능 분리를 통해 검찰권의 남용을 억제하자는 뜻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형사 재판은 (국민의 권리 보호를 위해) 분리해 왔습니다. 수사하는 수사 기관과 재판하는 재판 기관을 분리하고 수사 기관에서도 1차 수사 기관, 2차 수사 기관을 나눴습니다. 형사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를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형사 제도 변경으로 국민들의 불편이 초래될 경우 추후 계속 법 개정을 해 나가야 될 것입니다.”

-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놓고 정부와 민주당 일부 강경 의원들 간 갈등이 적지 않습니다. 보완수사권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민이 범죄로부터 더 보호가 된다면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되는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됩니다. 보완수사권과 관련한 논의를 보면 수사와 기소를 완벽하게 분리하는 것이 절대 선이기 때문에 기소권을 가진 공소청은 보완수사권을 가지면 안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검찰권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기능을 분리하고 기관을 분리한 것인데 기능과 기관을 분리함으로 인해 범죄로부터의 국민 보호에 공백이 생기면 옳지 않은 방향이기 때문에 이런 방향에서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면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국민들이 국가기관의 결정이나 처분에 대해 다툴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합니다. 지금 다툴 수 있는 기회 외에 사후에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만약 그런 기회가 없으면 국가기관이 잘못 판단하거나 잘못 처분했을 때 이를 수정할 수 있는 길이 전혀 없거든요. 재판소원을 도입한다는 것도 1심, 2심, 대법원까지 3심을 거쳤는데 세번의 판결에서 기본권을 침해한 판결이 있다면 그걸 또 구제하겠다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1차 수사 기관인 경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 다툴 수 있는 길이 봉쇄되거나 없어진다면 그것 또한 잘못된 것이죠. 경찰 수사의 적법성 여부도 한 번 더 판단 받을 필요가 있는 것이고. 특히나 그 사건의 성질상 필요한 경우에는 보완수사를 통해서라도 사건의 실체에 맞고 국민 보호에 맞는지를 봐야 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그래야지만 국민이 납득하고 억울한 피해자도 생기지 않을 수 있고, 범죄자들이 수사권 조정을 악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 검찰 개혁에 따른 경찰 수사권의 비대화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경찰 수사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한 기관을 없애면 그 기관이 담당하고 있던 국가 권력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관으로 이전됩니다. 검찰청을 해체하면 검찰권이 없어지나요? 그건 아닙니다.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검찰이 그동안 행사해왔던 국가 권력은 다른 기관이 수행해야 합니다. 중수청과 공수청으로 나뉘고 일부 수사권은 경찰로 가게 되면서 경찰로 수사권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모습이 현실적으로 있습니다. 더군다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법왜곡죄라는 이름으로 사법권마저 수사의 대상이 되면 경찰이 모든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이것도 시행 후 적절한 통제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법률은 사건의 종류와 적용 대상을 가리지 않습니다. 법률이 제정돼 시행되고 나면 그 법률의 부작용이나 위험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입니다. 법왜곡죄와 관련해 법을 악용할 가능성도 있을 것입니다. 법왜곡죄의 통과를 가장 반기는 사람이 내란 사건으로 재판받고 있는 ‘피고인 윤석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법관이 자기 뜻대로 판결을 내리지 않으면 법왜곡죄로 계속 고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내란죄 재판이 언제 끝나게 될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법왜곡제가 집권당에만 유리한 건 아니라는 얘기죠.”

- 평소 “삶의 기본 조건이 균등한 사회”를 강조하셨는데, 정치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치는 기본적으로 우리 공동체 내의 분쟁이나 갈등을 해결하는 공적인 절차라고 봅니다. 그런 역할을 맡고 있는 정치인은 공적 기능인이죠. 공적 기능의 양태에 따라 가치가 충돌될 때도 있고, 서로 협조할 때도 있습니다. 공동체의 모습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적 행위 중 하나인 입법입니다. 정치는 입법을 통해 우리 삶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규정해 나갈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규정해 나가는 모습이 우리의 삶을 퇴행시키는 경우도 있고, 더 낫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우리 공동체를 유지하려면 많은 조건들이 있습니다. 그 조건들이 보다 균등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종로의 국회의원이십니다. 우리 정치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무엇일까요?


“먼저 종로구의 국회의원으로 선출해주신 종로 구민들께 감사드립니다. 종로구가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데는 여러 연유가 있습니다. 우선 종로구 내에는 청와대, 정부종합청사, 헌법재판소 등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가 권력기관이 다수 위치해 있죠. 또 서울을 상징하는 곳이 궁궐도 종로구에 있습니다. 종로구가 배출한 국회의원들 중 대통령이 되신 분들도 많습니다. 우리 정치가 직면한 위기가 여러 가지인데 다양성이 상실되고, 다양성이 표출되지 못하는 상태에 처해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정치 환경이 극단화됐다고도 하고 혹은 단선화됐다고도 하는데 자극적인 주장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정치적으로 소외되는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정치 상황은 한국보다 훨씬 극단적이죠. 극단적인 정치 언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유튜브 정치 채널입니다. 유튜브 정치 채널의 정치 언어들을 정치인들이 받아서 하거나, 정치인들이 특정 유튜브 채널에 기대어 혹은 유튜브 채널과 공존해 정치 행위를 하다 보니까 점점 더 정치의 극단화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공존이나 정치적인 의견의 공존이 아닌 정치적 대립을 추구하고, 정치적 언어를 통해 마치 과거의 검투사 전투처럼 일종의 정치적 오락화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치의 본령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싸움의 기술들만 펼쳐지고 있죠. 정치가 정치 이외의 세력에게 의존하거나 종속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지금 다 그런 현상이 있는 것이죠. 국민의힘을 보면 전한길씨가 탈당을 할지 말지가 왜 중요합니까? 전한길이라는 한 사람이 국회의원도 아니고 당직을 맡은 사람도 아닌데 유튜브라는 정치 채널을 이용해 국민의힘을 좌지우지하고, 그 사람이 당원권을 가지는지 안 가지는지가 중요한 것이 돼버린 것이잖습니까? 정당 정치가 아주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겁니다.”

- 여당이 ‘가짜 뉴스 방지법’을 만들기도 했지만 법하나만 만들어 가지고 해결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다. 우선 뉴스를 생산하고 있는 많은 매체들이 다 이 법의 적용 대상이 돼야 합니다. 정치 유튜브 몇몇 채널이 근거도 없이 정치적 주장을 만발하고 이게 정치로 반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과 증거 없이 일방적인 추측과 음모만으로 가지고 떠들어 댑니다. 이는 정치를 해치고 국민들을 오도하면서 해악을 끼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 정치 관련 유튜브를 “비공식적 정치 권력을 휘두르는 육식공룡”이라 비판하기도 하셨습니다. 유튜브 정치가 정치의 극단화를 야기하고, 여야 모두 강성 팬덤층에 포획된 모습인데 어떻게 이를 바꿀 수 있을까요?


“비공식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국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지 않았는데 현실적으로 정치 권력을 행사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은 선거를 통해 선택을 받고, 선거를 통해 평가를 받고, 선거를 통해 심판을 받습니다. 하지만 정치 유튜버들은 실질적으로 정치 권력을 행사하면서 아무런 선택도 받지 않고 아무런 평가를 받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구독자가 조금 늘어나면 마치 그것이 국민의 선택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습니다. 구독자 혹은 조회 수를 근거로 해 사실상 선거에 개입하고 있는 겁니다. 저는 이런 것이 공식화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비공식화된 정치 권력을 행사하고 싶으면 양지로 나와 공식적인 정치 권력을 행사하든지 아니면 비공식으로 남고 싶으면 은밀한 방법으로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그런데 언론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법의 규제를 받는데 유튜버들은 언론이 아니라며 빠져나갔습니다. 이제 법도 통과됐으니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정치 권력을 행사하기를 바랍니다.”

- 국회가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실질적인 협치가 가능하려면 어떻게 필요할까요?


“지금 국민들은 2024년 12월 3일에 있었던 불법 비상 계엄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란이 온전히 종결되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정치 문화가 협치 혹은 상대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전진할 수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노무현의 정치가 다시 시작되었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의원님만의 언어로 재해석한 노무현식 정치 개혁이란 무엇입니까?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시간에 따라서 많이 달라져 왔습니다. 저 개인의 체험으로는 이렇습니다. 지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아주 후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윤석열 정권 이전하고 윤석열 정권 이후하고 많이 다릅니다. 윤석열 정권 이후에 노무현의 정치에 대한 그리움이 매우 커졌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정상적인 정치에 대한 그리움이 커진 것 같습니다. 원칙이 있는 정치, 신뢰가 있는 정치, 국민을 사랑하는 정치 비록 작은 다툼과 작은 오해가 있더라도 신뢰, 원칙,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다는 것이죠.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 그런 정치가 없다는 뜻입니다. 원칙이 없고, 국민을 사랑하지 않고, 정치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노무현의 정치를 더 그리워한다는 것이죠. 제가 이해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는 교과서적인 정치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지금 말씀드린 방향에 어긋나는 정치적 결정을 하지 않으려고 매우 노력하셨습니다. 특히 이익이 아니라 가치를 추구하는 정치를 펼쳤고요. 이익을 선택하는 경우에도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더 추구하셨죠. 반드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정치를 보면 정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이익을 추구하는 경우에도 공동체의 이익이 아니라 특정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장모이신 권양숙 여사님은 자주 만나시는지요?


“사람들이 처갓집 가는 것만큼만 합니다. (웃음)”

- 지난 10일부터 노란봉투법이 시행됐습니다. 기업들은 파업 천국이 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는데 기후환노위 위원으로서 이런 우려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법이라는 것은 시행이 되고 나면 법이 애초에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란봉투법 입법은 과거 대법원의 판례를 기초로 한 법률입니다. 새로 창작한 것이 아니라 과거 사법부가 법 해석한 것을 입법으로 구체화한 것이거든요. 논란이 되고 있는 사용자의 범위에 대해서도 과거 대법원의 판시 내용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이 실제로 분쟁화되었을 때 사법부가 과거의 판례보다 더 엄격하게 해석할 것인지 더 완화해서 해석할 것인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는 없지만 아마 동일하게 해석될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큰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일단 보고는 있습니다. 법률은 일종의 규칙이죠. 그 규칙이 잘못되었다면 또다시 개정을 할 필요가 있을지 모릅니다.”

- 의원실에 있는 ‘사즉생’(死則生·죽음을 각오하면 산다) 휘호처럼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소신을 지키는 힘은 어디서 나오나요?


“처음부터 그렇게 하려는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그렇게 돼버렸습니다(웃음). 다만 국가 질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물러서지 않는 것뿐입니다. 특정인의 이익이 마치 우리 국민 모두의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제가 하는 정치 행위가 국민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도움이 단기적인 자극이 아니라 실질적인 혜택이 되기를 바랍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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