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마지막일 국가대표, 1경기로 끝내고 싶지 않다” 류현진이 각오를 다졌다

심진용 기자 2026. 3. 1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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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류현진이 12일 미국 마이애미 플로리다국제대학교 구장에서 첫 날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마이애미|심진용 기자

17년 만에 돌아온 국가대표 에이스 류현진(39)에게도 ‘도쿄의 기적’은 잊지 못할 순간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호주전 극적인 승리로 바늘 구멍 같은 ‘경우의 수’를 뚫어낸 지난 9일 류현진은 후배의 손을 붙들고 “대표팀 뛰니까 아직도 좋다”고 활짝 웃었다.

류현진이 이제는 정말 ‘라스트 댄스’가 될지도 모를 8강전을 준비한다. 류현진은 14일 도미니카공화국과 만나게 된 8강전 선발 가능성이 거론된다. 선발이 아니라면 ‘2번째 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1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한국 야구가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는 여전히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12일 미국 마이애미 플로리다국제대학교 구장에서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첫 날 훈련을 소화했다. 취재진과 만나 “나라를 대표해서 야구를 하는 것 자체가 당연히 행복하다. 자부심도 생기고, 이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만으로도 선수로서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마운드에 오르지도 못했던 지난 호주전을 두고 “제 야구 인생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의 경기였다. 선수들이 정말 대단했고, 지켜본 사람으로서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번 WBC를 할 수 있는 한 오래 즐기고 싶다. 류현진은 ‘이번이 어쩌면 마지막 국가대표일 수 있다’는 말에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한 게임이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두 경기, 세 경기 계속 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뭉쳐서 잘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현진은 이날 훈련 후 문보경 등 대표팀 후배들과 함께 도미니카공화국-베네수엘라 조별 라운드 경기를 보러 론디포파크를 찾았다. 8강 상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예상대로 도미니카공화국이 베네수엘라를 꺾었다. 대표팀의 8강 상대로 확정됐다.

류현진은 세계 최강 도미니카공화국 타자들과 메이저리그(MLB) 실전 무대에서 맞붙어본 투수다. 통산 상대 전적도 좋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상대로 3타수 무안타, 후안 소토와 매니 마차도 상대로 5타수 1안타를 기록할 만큼 강했다. 주니오르 카미네로는 4타수 1안타로 막았다.

결전지 론디포파크와 궁합 역시 좋았다. 통산 2차례 선발 등판해 13.1이닝 동안 4실점만 했다. LA 다저스 시절이던 2013년 경기에서 7.1이닝 3실점, 토론토 이적 후인 2020년 경기는 6이닝 1실점을 했다.

물론 꽤 시간이 지난 기록이다. 론디포파크도 달라졌다. 류현진이 빅리그를 호령할 때만 해도 대표적인 투수친화적 구장이었지만 지금은 타자에게 더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현진은 “그때와 지금은 너무 다르다. 그 선수들도 달라졌고, 저 역시 그때와 지금이 다르다”면서 “그때의 기억이 아니라 지금의 선수를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어느 위치로 나가든 한 이닝, 한 이닝만 생각하고 투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조별 라운드 4경기에서 13홈런을 몰아쳤다. 이번 대회는 물론 역대 WBC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타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류현진의 ‘라스트 댄스’에 가장 어울리는 상대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14일 또 다른 ‘인생 경기’를 준비한다.

마이애미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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