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안정 3법 속도내는데… RIA 설계 미비에 증권가·투자자 ‘혼선 우려’

김지영 2026. 3. 1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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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안정 3법'안 중 핵심 제도인 국내시장복귀계좌(RIA)의 세부 설계가 늦어지면서 업계와 투자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RIA 계좌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 계좌를 동시에 확인해야 하는 구조가 검토되면서 투자자 신고 부담과 증권사의 행정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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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환율안정 3법'안 중 핵심 제도인 국내시장복귀계좌(RIA)의 세부 설계가 늦어지면서 업계와 투자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RIA 계좌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 계좌를 동시에 확인해야 하는 구조가 검토되면서 투자자 신고 부담과 증권사의 행정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외환·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RIA 도입 등을 골자로 한 '환율안정 3법' 논의가 재개된 가운데 제도 세부 설계를 둘러싼 시장 혼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RIA는 해외주식을 매도해 국내 시장으로 자금을 유입할 경우 일정 한도 내에서 양도차익에 대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해외 투자 자금을 국내 증시로 유도해 환율 안정과 증시 활성화를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논의되는 안에서는 투자자가 해외주식을 매도해 원화로 환전할 경우 연간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양도차익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더불어 RIA 계좌를 통해 해외주식을 매도한 후 다른 계좌에서 해외주식을 새로 매수할 경우 공제 혜택이 줄어드는 방식도 함께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예를 들어 RIA 계좌에서 해외주식을 5000만원어치 매도해 공제 한도를 채웠더라도 다른 계좌에서 1000만원 규모의 해외주식을 신규 매수하면 공제 한도가 40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드는 구조다. 해외 투자 자금이 다시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문제는 이러한 거래를 자동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식은 투자자가 여러 증권사 계좌의 해외주식 거래 내역을 직접 취합해 다음 해 종합 신고 시 제출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투자자뿐 아니라 증권사에도 상당한 행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해외주식과 펀드 등 다양한 투자 상품까지 제도 적용 대상이 확대될 경우 거래 내역을 확인하고 신고하는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

더불어 RIA가 1년 한시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어 증권사들이 별도 시스템 개발에 나서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는 증권사에서 일정 부분 자동화돼 있지만, RIA의 경우 여러 증권사 계좌와 해외주식·펀드 등 다양한 상품 거래를 동시에 확인해야 해 기존 시스템만으로는 처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계좌나 적립식 펀드에서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자동으로 매수하도록 설정해 둔 경우가 많다. 투자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해외주식 매수가 발생해 RIA 공제 혜택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 년 전에 설정해 둔 자동 매수 주문 때문에 해외주식 매수가 계속 이뤄질 수 있는데, 투자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RIA 계좌를 사용하면 예상했던 공제 혜택보다 줄어들어 분쟁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제도 시행 전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예상했던 입법도 중동 리스크 등으로 늦어지면서 당초 예상됐던 일정 공제율도 변동될 가능성이 높아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운영 기준이 정리되지 않으면 투자자 안내나 시스템 구축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제도가 시행되면 증권사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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