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검 윤석열 수사팀, ‘조우형 불법 수수료’ 알았다”... 이강길 법정 증언
2011년 부산저축은행 비리를 수사하던 대검중수부 ‘윤석열 수사팀’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이 불법 알선 수수료를 받아 챙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대장동 최초 사업자였던 이강길 전 씨쎄븐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5부(재판장 백대현)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아래와 같은 취지로 말했다.
“2011년 대검중수부 수사관이 ‘조우형이 다른 사업장에서도 돈을 받은 걸 알고 있는데 대장동 시행사도 돈을 줬느냐’고 물어서 ‘일반적인 컨설팅 수수료다’라고 답했다... 대검에서 조우형의 대출 수수료 관련 사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대장동 대출 자료와 수수료 자료들이 전부 부산저축은행에 있었고, 대검에서 부산저축은행 모든 자료를 가져가서 하나하나 묻는다 생각했다.”
윤석열은 2011년 대검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대출 비리를 수사할 당시 이 수사팀의 책임자(부장검사)였다. 조우형은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의 친인척이자 부산저축은행이 차명으로 운영한 SPC(더뮤지엄양지) 운영자로 1,200억 원이 넘는 부산저축은행의 대장동 대출을 알선한 뒤 대장동 최초 사업자 이강길 씨로부터 불법 알선 수수료 10억 3,000만 원을 받았다.
2011년 대검중수부 ‘윤석열 수사팀’이 대장동 대출브로커 조우형의 불법 대출 수수료 문제를 알고도 덮었다는 의혹은 소위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의혹 중 하나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경향신문, 뉴스버스, Jtbc 등이 보도하며 논란이 커졌다. 뉴스타파는 대선 3일 전인 2022년 3월 6일 같은 취지의 증언이 담긴 대장동 사업자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대화 녹음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윤석열과 검찰은 시종일관 의혹을 부인해 왔다.
검찰은 뉴스타파 보도 1년 6개월이 지난 2023년 9월 서울중앙지검 소속 특수부 검사 10여명으로 특별수사본부를 차리고 뉴스타파 등 언론을 상대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윤석열의 최측근인 강백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이 본부장을 맡았다. ‘윤석열 수사팀의 조우형 봐주기 의혹’을 제기했던 언론사 대부분이 수사대상이 됐다. 검찰은 수사 착수 10개월 만인 2024년 7~8월 뉴스타파 기자 3명(김용진, 한상진, 봉지욱) 등을 재판에 넘겼다. 허위 사실을 보도해 윤석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였다.

“조우형 불법 대출 수수료 몰랐다”던 검찰 주장과 정면 배치
그동안 검찰은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수사와 재판에서 “2011년 대검중수부 윤석열 수사팀은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이 불법 대출 알선 수수료를 받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부산저축은행의 대장동 대출은 범죄 혐의가 없어 수사대상도 아니었다”고 했다. “대출브로커 조우형의 불법 대출 알선 수수료를 알았다면 당연히 수사했을 것”이라고 했다. 몰라서 수사를 못한 것이니 2011년 대검중수부 ‘윤석열 수사팀’의 수사는 ‘부실 수사’도 ‘봐주기 수사’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2024년 7월 검찰이 법원에 낸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공소장에는 아래와 같이 적혀 있다.
대검 중수부의 수사 대상이 아니었던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주)씨세븐에 대한 대출’의 배임성이나 대출 알선 대가 지급과 관련한 진술이나 물적 단서가 확보된 사실도 없어 이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거나 진행된 것은 전혀 없었으며, 조우형이 박영수 또는 허OO 변호사에게 자신의 10억 3,000만 원 알선수재 혐의 등에 대하여 검찰에 수사무마를 청탁해 줄 것을 요청한 사실도 없었고, 대검 중수부에서 조우형 및 조우형 가족의 계좌, 조우형이 (주)씨세븐에 부산저축은행의 대출을 알선한 대가로 이강길로부터 받은 10억 3,000만 원이 입금된 (주)뮤지엄, (주)에이디디앤씨의 계좌를 추적한 사실 또한 전혀 없었으며, 당시 수사 과정에서 조우형이 피고인 김만배에게 ‘검찰청에 들어갔더니 윤석열 검사가 커피를 주면서 그냥 가라고 했다’거나 ‘박영수 변호사를 통하여 수사를 무마하였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검찰 공소장 (2024.7.8.)
이강길 씨의 이번 법정 증언은 검찰의 그간 주장과 공소장 내용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뉴스타파 등 여러 언론이 보도했던 “2011년 대검중수부 ‘윤석열 수사팀’이 조우형의 대출 알선료 수수 사실을 알고도 덮었다”는 의혹이 사실이었음을, 검찰의 그간 주장이 모두 거짓말이었음을 가리킨다.
“대검중수부, ‘조우형 건을 뺀 확인서 내달라’ 요구했다”
2024년 7월 검찰이 뉴스타파 기자 등을 ‘윤석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법원에 제출한 수사기록에는 2011년 대검중수부 ‘윤석열 수사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기록도 일부 포함돼 있다. 그 중 대장동 최초 사업자 이강길 씨와 관련된 기록은 2가지다. ①2011년 4월 이강길 등 대장동 사업자들이 대검중수부에 보낸 확인서 2장과 ②2011년 4월 18일자 이강길의 참고인 진술 조서다.

검찰은 그 동안 이강길 등이 대검중수부에 낸 확인서를 근거로 “2011년 대검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건은 수사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담보가 충분히 제공된 대출이었고,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나 경영진이 차명지분을 보유하는 등 불법행위를 한 일이 없음을 확인서가 증명한다고 했다. 이강길 등이 낸 확인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 (괄호는 이해를 돕기 위해 임의로 적은 것)
부산저축은행이 본 대출건(대장동 대출)과 관련하여서는 사업지에 지분이 참여되어 있거나 하지 않음을 확인합니다.
- 이강길 확인서 (2011년 4월 11일)
본인이 추진하고 있는 대장동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하여 부산계열 은행들의 지분이나 이익배당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 대장동 사업자 김용철 확인서 (2011년 4월 14일)
그런데 10일 ‘윤석열 명예훼손’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강길은 기록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새로운 사실을 몇가지 털어놨다. 먼저 확인서를 쓰기 전 대검중수부 측과의 비공개 면담이다.
이강길은 “확인서를 대검중수부에 보낸 2011년 4월 11일 전 대검중수부 수사관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고 했다. 대검중수부를 찾아가 면담한 과정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강길은 이 면담에서 대검중수부 수사관이 ‘조우형의 불법 대출 알선 수수료’와 관련된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또 부산저축은행 대출과 관련된 확인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검중수부 수사관이 확인서를 요구한 방식이다. 이강길은 수사관이 확인서를 요구하면서 “조우형과 관련된 부분은 빼고 확인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아래와 같은 취지다.
대검중수부 수사관이 조우형의 대출 알선 수수료 관련된 부분을 물어봤지만, 저에게 확인서를 요청할 때는 ‘조우형과 맺은 대출 알선 수수료 관련 약정서 내용은 빼고 부산저축은행 관련된 확인서만 내달라’고 했다. 요구하는대로 확인서를 만들었다.
- 2026.3.10. 이강길 법정 증언 정리
‘윤석열 수사팀’이 조우형을 봐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벌인 일이 아닌지 의심된다. 이강길 씨는 당시 자신에게 조우형 부분, 즉 조우형의 불법 대출 알선 수수료 문제를 뺀 확인서를 요구한 대검 수사관이 “키가 컸고, 판교에 사는 사람이었다”고 증언했다.
“대검에서 조우형한테 준 걸 물어보는데...”
이강길은 당시 대검중수부가 ‘조우형이 대장동 사업장 외 여러 사업장에서 받아 챙긴 불법 대출 알선 수수료’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아래는 이강길의 법정 증언 내용을 발언 취지에 맞게 정리한 것이다.
수원 망포동에서 사업을 하던 노OO 회장님을 내가 조우형한테 직접 소개했다. 노 회장님도 조우형의 도움을 받아 부산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뒤 노OO 회장님이 나에게 전화로 ‘조우형한테 (불법 대출 알선 수수료) 준 걸 대검에서 유선상으로 물어보는데, 너는 어땠냐’라고 물어봤다. ‘(대검중수부에서) 저에게는 상세히 묻지 않고 총괄적으로 물어봐서 간단하게 대답하고 끝났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 2026.3.10. 이강길 법정 증언 정리
대검중수부는 2011년 4~5월 사이 대장동 사업자 이강길과 대출 브로커 조우형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기록상으로는 조우형이 대장동 사업장 등에서 받아챙긴 불법 알선 수수료 문제에 대해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다. 뉴스타파가 이미 보도했던 것처럼, ‘윤석열 수사팀’은 심지어 조우형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스스로 여러 건의 범죄를 자백했는데도 수사하거나 처벌하지 않았다. (관련 기사: <뉴스타파 v. 윤석열>③ 대검 ‘윤석열 수사팀’, 조우형 자백 덮었다)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다음 공판은 이달 24일 오후 2시 열린다. 이강길에 대한 추가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다.
뉴스타파 최윤원 soulabe@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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