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메카가 된 서울 서남권에 문 연 뉴미디어 특화 공공 미술관

의류 제조업 중심의 구로공단은 어느덧 정보기술(IT)·인공지능(AI) 기업이 들어선 구로·가산디지털단지로 바뀌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최신 기술의 장으로 변화해 간 서울 서남권에 뉴미디어 예술에 특화된 공공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은 12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연면적 7186㎡ 규모로 공식 개관했다. 지하 2층·지상 1층인 서서울미술관은 2015년 건립 준비를 시작한 이래 10년여 만에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서울시립미술관의 7번째 분관으로, 서서울미술관이 들어서면서 서울시립미술관이 세우려 한 본·분관 네트워크 체계가 완성됐다. 서울 서남권의 첫 공립미술관이자, 뉴미디어에 특화된 서울시 첫 공공미술관이기도 하다. 다수의 건축상을 받은 건축가 김찬중이 설계한 미술관은 가까운 금나래중앙공원과 경계를 최소화해 시민이 쉽게 미술관을 방문하고 뉴미디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세워졌다.

이날 열린 개관 기자간담회에서 박나운 서서울미술관장은 “미술관 이름을 지을 때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처럼 ‘뉴미디어 특화’ 여부를 표출할지 고민했다”며 “서남권이 현재는 국내에서 IT 업체가 가장 많이 밀집한 지역이다. ‘서서울’이라는 이름에 지역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남권에는 산업화 시기 공단 및 배후 주거지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고, 문화 시설도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했다. 하지만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중견·벤처기업이 몰린 지금의 서서울은 뉴미디어 예술의 장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게 미술관의 설명이다.
미술관의 개관과 함께 개관특별전인 세마(SeMA·서울시립미술관 영문 약칭) 퍼포먼스 ‘호흡’과 건립기록전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가 동시에 개막했다. ‘호흡’은 작가 27팀이 전자 음악, 영상과 빛, 몸짓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다음달 12일까지 각자의 퍼포먼스를 총 70여회의 미술관 곳곳에서 진행하는 식으로 열린다. 미술관은 세마 퍼포먼스를 매년 개최할 계획이다.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는 미술관 건립 과정이 담긴 사진, 건립 과정의 서사를 증강현실(AR) 등 뉴미디어로 표현한 작품을 미술관 전시실과 로비, 잔디마당 등 틈새에 선보인다. 7월12일까지 열린다. 잔디마당에서는 작가 얄루가 모션캡처, 생성형 AI 등 다양한 기술로 만든 10분 길이 영상 작품 ‘신인호 랜딩’(2026)이 팔각형 구도의 LED 패널에 오는 6월7일까지 상영된다.
오는 5월14일에는 뉴미디어 소장품전 ‘서서울의 투명한 |청소년| 기계’가 개막한다. 미술관은 3년여에 걸쳐 뉴미디어 소장품을 72점 소장했고, 개관 후 첫 소장품전에 이 중 10여점을 최초공개할 예정이다. 청소년은 어느 세대보다 기술을 더 빨리 습득하지만, 청소년이 뉴미디어 예술을 접할 공간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을 해소하는 게 미술관의 목표이기도 하다. 전시에는 청소년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유스 스튜디오’도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서서울미술관은 이르면 2029년부터 청소년미디어비엔날레를 시범개최한다고도 밝혔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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