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주택 맡기면 月 133만원"…내집에 살면서 연금 받으세요
보증료 낮춰 가입 쉬워져
연금지급액 이달 3% 인상
1억8천만원 미만 저가주택
6월부터 月12만원 더 지급
질병치료·요양시설 입소땐
실거주 안해도 가입 허용돼
'세대이음 주택연금'도 도입
자녀가 이어서 받을 길 열려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다. 2036년에는 한국인 10명 중 3명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에 고령층의 노후 보장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
최근 주택연금 제도를 손질하고 나선 게 대표적이다. 이른바 '2026년도 주택연금 개선 방안'이다. 60세 이상이 보유한 자산의 77.6%가 부동산에 쏠려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주택연금은 집주인이 금융기관에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사망할 때까지 평생 매달 돈을 받는 제도다. 내 집에 계속 살면서 생활비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가진 게 집 한 채뿐이고 노후 대비가 제대로 안 된 이들을 위해 만든 제도다. 부부 중 1명이 만 55세 이상일 때,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이 12억원 이하일 때 가입이 가능하다.
연금이라 부르긴 하지만 사실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구조다. 공공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보증을 서기 때문에 은행들이 선뜻 대출을 내주곤 한다. 다만 그간 일각에서는 매달 주는 주택연금 액수가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이에 지난달 개선안을 내놓고 "계리모형 주요 변수를 다시 산정해 주택연금 수령액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주택연금 평균 가입자를 기준으로 매달 받는 돈이 기존 129만7000원에서 133만8000원으로 늘어난다. 주택연금 수령액이 이전보다 4만1000원(3.13%) 오르는 것이다. 이는 주택연금 평균 가입 연령인 만 72세, 평균 주택 가격인 4억원을 기준으로 한 시뮬레이션 수치다.
금융당국은 1년을 기준으로 하면 주택연금 수령액이 기존보다 49만2000원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만 72세의 기대여명이 17.4년이란 점을 고려하면 평생 약 849만원을 더 받는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인상 조치는 올해 3월 1일 이후 주택연금을 새로 신청하는 이들부터 적용된다. 기존 가입자에게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
주택연금 초기 가입 문턱도 낮춘다. 주택연금에 처음 가입할 때 즉시 부과되는 보증료를 주택 가격의 1.5%에서 1%로 인하한다.
초기 보증료 환급 가능 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늘린다. 당국은 이로써 주택연금 평균 가입자의 초기 보증료가 6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200만원 낮아질 것으로 추산한다. 다만 연 보증료율은 대출 잔액의 0.75%에서 0.95%로 높아진다.
오는 6월부터 집값이 1억8000만원 미만인 저가 주택 보유자에게는 주택연금 수령액을 더욱 늘려준다. 우대형 주택연금 유형의 개선이다.
우대형 가입자의 평균 나이는 만 77세, 평균 집값은 1억3000만원 수준이다. 이 조건에 해당하는 이들은 그간 일반형 가입자보다 주택연금을 9만원 더 받곤 했다. 하지만 6월 1일부터는 주택연금을 일반형보다 12만원 더 줘 매달 65만4000원을 수령하도록 한다.
주택연금 수령액이 오르고 초기 보증료가 줄어들며 HF의 재무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국은 가입자가 납부하는 보증료와 은행의 출연료 등 이미 쌓인 돈이 있기 때문에 정부 예산을 추가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거주 요건도 완화한다. 주택연금은 그간 가입자가 담보로 제공한 주택에 실제 거주할 때만 가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일부 예외를 두기로 했다.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땐 실거주하지 않아도 가입을 허용하는 방안이다. 질병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 거동이 불편해 자녀 봉양을 받거나 요양시설로 아예 옮기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가입 방식에 따라 주택연금 대상 주택을 임대로 줄 수도 있다. 가령 저당권 방식 주택연금은 월세를 줄 수 있다. 집을 저당 잡힌 방식이라 보증금이 있는 임대는 불가능하다. 반면 신탁 방식 주택연금은 HF가 임대인 지위를 가진다. 보증금을 HF 계좌로 받기에 전세 임대도 가능하다. 연금에 더해 추가 임대료를 얻을 길도 생기는 셈이다.
이번 개선안에는 대를 이어 주택연금을 편하게 받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주택연금을 받던 부모가 사망했을 때 해당 담보 주택을 상속받은 자녀가 별도 목돈을 마련하지 않아도 연금을 이어받도록 한 것이다. 일명 세대이음 주택연금 제도다. 지금까지는 일단 목돈을 마련해 부모의 주택연금 채무를 모두 갚은 뒤에야 자녀도 신규 가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 자녀가 주택연금을 바로 이어서 신청하면 해당 시점을 기준으로 HF가 주택 가치를 재산정한다. 재산정한 집값에서 부모가 받아 간 연금 총액을 HF가 알아서 빼고 자녀가 매월 받을 주택연금 액수를 새로 정한다.
정부는 이번 개선 방안을 토대로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를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2030년까지 연간 신규 가입 건수를 2만건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가입률도 3%로 올릴 방침이다. 작년 신규 가입 건수는 약 1만4000건, 가입률은 2%에 그쳤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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