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던지더니 돌변…연기금이 쓸어담는 종목은?

임지희 기자 2026. 3. 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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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재계의 자사주 소각 릴레이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간 삼성전자 주식을 내리 팔던 연기금이 이달 들어 2000억원 가까이 쓸어담고 있다. 개인투자자까지 수급에 힘을 보태면서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줄상향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3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를 약 1940억원 순매수했다. 다음으로 많이 산 SK이노베이션의 순매수 규모(670억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많은 수준이다. 연기금이 코스피시장에서 3월 45500억원 매도 우위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에 매수세가 집중된 셈이다.

올해 연기금은 삼성전자를 꾸준히 매도해왔는데 3월부터 방향을 바꿨다. 1월과 2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순매도 1위 종목이었다. 연기금은 1월 7170억원, 2월 2760억원어치의 물량을 시장에 내던지며 차익실현에 적극 나섰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1월 12만9300원에서 2월 21만7500원으로 70% 가까이 급등하다 현재 18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연기금이 삼성전자에 매수 우위로 돌아선 배경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제3차 상법 개정안 이슈와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사업보고서를 통해 약 16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다. 발행 주식 수를 줄이는 자사주 소각은 기존 주식의 가치를 높여 주가 부양 신호로 읽힌다. 여기에 개인투자자가 6조2110억원 순매수로 힘을 더하고 있다.

이와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은 3월 삼성전자 주식을 6조1670억원가량 팔며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비중은 약 8개월 만에 50% 아래로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개선을 발판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32만원으로, 다올투자증권과 BNK증권 29만원, 25만원으로 각각 높여 잡았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는 향후 실적 성장 본격화와 함께 주가 재평가가 시작되는 초기 국면에 놓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에이전트 기반 AI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추세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최근 이란전쟁으로 중동지역의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 투자 위축 등 공급망 우려가 일부 부각됐지만 소재 공급망도 충분히 다변화됐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지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