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 수사 경찰 간부, 변호 로펌 직행…“변호사 자격 있으면 공직자윤리법 무색”

최근 방송인 박나래씨 수사를 담당하던 경찰 간부가 퇴직 후 박씨의 변호를 맡은 대형 법무법인(로펌)에 합류한 일을 계기로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대한 비판이 다시 일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은 변호사 등 전문자격 보유자의 경우 취업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1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말까지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재직했던 A변호사는 지난달 경찰을 퇴직한 뒤 법무법인 광장에 입사했다. 박씨는 전 매니저 폭행·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돼 강남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일정 직급 이상의 퇴직 공직자가 민간기업에 취업할 경우 사전 취업심사를 받도록 규정한다. 재취업을 목적으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거나, 자신이 퇴직한 기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A변호사는 ‘변호사·세무사·회계사는 법무법인·세무법인·회계법인에 취업심사 없이 취직할 수 있다’는 공직자윤리법의 예외 규정을 근거로 심사 없이 재취업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A변호사의 취업 등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예외 규정은 전문자격증 소지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만들어졌다. 변호사법 등이 퇴직 공직자가 재직했던 기관과 관련된 사건을 맡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긴 하지만 우회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관예우’의 사각지대 우려는 여전히 남게 된다.
이 규정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경찰 수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로펌 등에서 경찰 출신 채용을 늘리는 추세인데, 변호사 자격 소지자와 달리 일반 경찰관은 취업심사의 벽을 넘기 쉽지 않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변호사 자격 보유 경찰관은 286명이다. 약 13만명인 전체 경찰관 중 극소수만 취업 심사 없이 재취업하는 혜택을 누리게 되는 셈이다. 검찰이나 국세청 공무원 등도 마찬가지 혜택을 받는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 전관이라는 말이 요새 많이 나오지만 이미 오랫동안 검사는 아무 심사 없이 법무법인에 취업해왔다”며 “경찰만 엄격한 잣대로 비판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0년 박용진 당시 민주당 의원은 변호사 등에 대한 예외 규정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당시 국회 행안위 검토보고서를 보면 “일반공직자나 의사·변리사·법무사 등 다른 자격증 소지자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변호사·세무사·회계사 등) 3개 자격증 소지자만 예외를 인정하는 건 특혜를 주는 규정으로 볼 수 있다”며 “재취업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개정안 내용이 직업선택 자유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은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팀장은 “예외 규정 때문에 이들이 어디로 재취업해 어떤 업무를 하는지 외부 감시가 불가능한 측면이 있었다”며 “법을 개정해 심사를 받고 그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외부 감시 기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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