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에 ‘엑소더스’ 펼쳐진 관광도시 두바이···이주노동자들만 발 동동

배시은 기자 2026. 3. 1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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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두바이, 존립 위기 처해”
인도인 200만명 등 이주노동자 다수 거주
저임금 노동 종사 다수···대피 형편 안 돼
한 여성이 10일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의 팜 주메이라의 텅 빈 길을 건너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최대 관광 도시 두바이에서 도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이란발 포화가 쏟아진 두바이에서 관광객과 외국인 체류자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며 “두바이가 존립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이란이 쏘아 올린 반격 무기 중 3분의 2 이상이 UAE에 쏟아졌다.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1700발 중 90% 이상이 UAE 방공망에 요격됐지만 일부 미사일 파편이 군사 기지, 산업 단지에 떨어지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UAE에서는 지난달 28일 전쟁이 발발한 이후 6명이 숨졌다.

두바이에서는 해변의 주점, 쇼핑몰, 호텔 등 다중밀집 시설들이 텅텅 비면서 으스스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두바이의 랜드마크인 야자수 모양 인공섬 ‘팜 주메이라’도 직격탄을 맞았다. 해변을 따라 초호화 저택, 호텔, 클럽이 밀집한 이곳에서 페어몬트 호텔 주변에서 드론 공격으로 검은 연기가 치솟는 장면이 중계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 체류자와 관광객들의 대탈출이 시작돼 현재까지 수만 명이 두바이를 떠나 본국으로 돌아갔다. 두바이의 한 학교 교장인 영국인 존 트루딩어는 영국 출신 교사 1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으나 이들 중 대부분이 “심각한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두바이를 영영 떠났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출신 택시 운전자인 안와르는 페어몬트 호텔 화염 당시 현장에 있었다면서 “운 좋게 살아남았다. 하지만 전쟁 이후로 수입이 끊겼고, 관광 산업이 회복될 기미도 없는 만큼 더는 두바이에 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 낙타 조련사가 10일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해변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두바이에서 탈출이 이어지는 중 이주노동자들은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두바이에는 인도인 200만명, 네팔인 70만명, 파키스탄 40만명 등 이주노동자가 건설 또는 배달 노동 등을 하며 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어 전쟁을 피해 이주할 형편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걸프국 다른 도시와 달리 막대한 석유 자원이 없는 두바이는 관광 산업으로 연간 300억 달러(약 44조원)의 수입을 올려왔다. 전쟁으로 두바이의 금융 불안정성이 커지고 부동산 투자 가치가 떨어지며 경제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두바이에서 소득세, 상속세 등을 피해 왔던 억만장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점도 악재다.

UAE 자이드대 칼리드 알메자이니 교수는 “두바이는 이미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면서 “UAE 경제가 지금까지는 버틸만한 상황이지만 만약 사태가 10일 또는 20일 계속된다면 경제, 항공, 주재원, 원유 산업이 힘겨워지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두바이 랜드마크 ‘7성급 호텔’에도 화재···이란의 ‘보복 공격’은 왜 UAE를 향하나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111737001#ENT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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