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 잡고, 발달장애 짝 찾고…SBS의 연애 예능 실험 [D:방송 뷰]
발달 장애 청년 이해 돕는 '몽글상담소'까지.
트렌디한 소재와 의미 있는 시도의 만남
각자의 어머니와 합숙 중인 미혼 남녀부터 연애는 하고 싶지만 기회가 없었던 발달장애인 청년들까지, SBS가 ‘연애’를 소재로 한 색다른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트렌디한 소재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아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 중이다.

시작은 MZ 점술가들의 ‘인연 찾기’ 과정을 다룬 ‘신들린 연애’였다. 2024년 방송된 ‘신들린 연애’는 늘 남의 연애운만 점쳐주던 용한 점술가들이 자신의 연애운을 점치는 과정을 담았었다. 얽히고설킨 러브라인 속 서로 꿰뚫고 꿰뚫리는 남녀 8인의 연애 리얼리티를 통해 ‘연애’와 ‘점술’이라는 청년들의 관심사를 제대로 파고들었다.
트렌디한 소재를 향한 흥미를 바탕 삼아, 6부작 프로젝트로 기획된 ‘신들린 연애’는 첫 회부터 동 시간대 2049 시청률·지상파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출발했었다. 방송 내내 꾸준한 관심을 유발하며 시즌2 제작에도 성공, 지난해 4월 10부작으로 분량을 늘려 시청자들을 만났다.
올해 초에는 결혼하고 싶은 싱글 남녀 10명과 그들의 어머니를 함께 초대했다. 5박 6일 동안 함께 합숙해 ’결혼‘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내용을 담은 ’합숙맞선‘은 참가자들의 선택 외에, 양가 엄마들의 허락이라는 하나의 관문을 더 추가해 긴장감을 배가했다. 어머니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리얼한 ‘썸’과 ‘사랑’이 가능하겠냐’는 의문도 뒤따랐지만, ‘합숙맞선’만의 유니크한 콘셉트만큼은 눈에 띄었다.
이 가운데, 8일 첫 방송 시작한 발달장애 청년들의 ‘첫 연애’ 도전기를 다룬 ‘내 마음이 몽글몽글 – 몽글상담소’(이하 ‘몽글상담소’)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다. 가수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MC를 맡아 첫 방송 전부터 관심을 받은 이 프로그램은 연애를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던 성인 발달장애인 청년 ‘몽글 씨’들이 특별한 연애상담소를 찾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출연자들은 이곳에서 첫 소개팅, 첫 데이트, 첫 연애를 준비한다.
방송 시작도 전부터 기대와 함께 우려의 시선도 받았다. 발달장애인들의 ‘일상’을 포착하는 것은 의미 있지만, 그것이 ‘연애’로 귀결되는 것에 대해선 걱정 어린 시선도 있었다. 트렌드를 따라가다가, 연애 예능의 고질적 문제인 ‘악플’이 발달장애 청년들에게 이어질 수 있다며 ‘몽글상담소’의 ‘새 시도’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예비 시청자도 있었다.
직전 방송이 된 ‘합숙맞선’에서도 한 출연자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생활 의혹에 휩싸인 바 있는데, 이때 어머니와 함께 출연하는 콘셉트 특성상 부정적인 여파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걱정도 이어졌었던 것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SBS의 이 같은 시도가 ‘트렌드에 숟가락을 얹는’ 흐름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세 프로그램 모두 예능과 교양 사이, ‘의미’를 도출하는데 초점을 맞춰 시청자들의 이해를 끌어내는 노력이 이어진다.
교양국에서 연출한 예능프로그램 ‘신들린 연애’ 시즌1 방송 당시에도 무속인들이 주인공이 되는 것에 갑론을박이 없지 않았으나, 교양국에서 제작을 맡아 운명과 선택 사이. 필요한 고민에 대해 짚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남긴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배정훈 PD가 기획을 맡고, 넷플릭스 ‘솔로지옥’을 연출한 김나현 PD가 연출해 시사교양과 예능의 합작을 시도한 ‘합숙맞선’은 출연자 논란과는 별개로, 사랑과 연애를 향한 세대 간의 다른 시선을 짚어본 것이 이 프로그램만의 강점이었다는 반응을 끌어냈다.
‘몽글상담소’ 역시, 예능이 아닌 교양프로그램으로 첫 회에서 한 출연자가 학창시절 왕따를 당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연애를 넘어 ‘홀로서기’, ‘도전’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납득시키는 것으로 출발, 이 프로그램의 끌어낼 색다른 메시지를 기대하게 했다.
‘몽글상담소’를 연출한 고혜린 PD는 ‘몽글상담소’가 기존의 연애 예능과는 ‘다른’ 길을 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은 ‘연애’라는 소재를 담고 있긴 하지만 흔히 말하는 ‘연프’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누가 누구에게 관심이 있고, 어떤 관계가 만들어질지에 중점을 둔 데이트와 연애라인의 관점으로 따라가는 프로그램이라기보단 한 청년이 낯선 관계를 경험하는 과정을 바라보는 이야기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소개팅, 데이트가 누군가에게는 이벤트지만, 어떤 청년에게는 첫 도전일 수 있다며 “제작 과정 역시도 어떤 ‘연애의 결과’나 ‘드라마틱한 순간’을 만드는 것보다는 출연자들이 그 낯선 경험을 자신의 속도로 해 나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각자 경험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 출연자와도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해 제작진의 해석은 줄이되 출연자들의 순간적인 감정과 선택을 따라가고자 했다. 시청자들의 우려에도 불구, “‘장애’를 다루는 이야기는 우울하고 꼭 어떤 대단한 일을 해내야 한다는 시선은 내려놓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한 고 PD는 “아주 큰 변화는 아니더라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주변의 청년들을 기존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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