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우리는 양주의 섬인가”⋯91% 묶인 그린벨트 감옥
신도시는 빌딩숲, 1·2동은 상하수도 없는 노후촌
개발 호재도 남의 일⋯16일 시에 전면 해제 촉구

전국 인구증가율 1위를 기록하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양주시. 하지만 화려한 도시 팽창의 이면에는 수십 년간 낙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채 '성장의 역설'에 갇힌 이들이 있다. 바로 양주 1·2동 주민들이다. 이들이 오는 16일, 양주시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전달하며 생존권을 건 집단행동에 나선다.
1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양주 1·2동의 지도는 규제의 그물망에 완전히 덮여 있다. 총면적 23.6㎢ 가운데 무려 91.4%인 21.6㎢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다. 인근 회천·옥정신도시가 빌딩 숲으로 변모하며 급격히 팽창하는 동안, 이곳은 단 10%도 안 되는 가용 부지에 기대어 수십 년간 개발 동력을 잃은 채 '도심 속 섬'으로 방치됐다. 특히 양주역세권과 테크노밸리라는 초대형 호재가 코앞에 있음에도 규제 장벽에 막혀 낙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양주시가 인구 증가로 주목받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상하수도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노후 주택에서 언제까지 참아야 하느냐"며 "국가 성장의 이름 아래 우리만 희생당하는 삶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지역은 주택의 신축과 증축이 엄격히 제한되면서 정주 여건이 극도로 악화됐다. 낡은 집조차 마음대로 고쳐 쓰기 힘든 환경은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의 유입을 가로막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역 내 고령화와 공동화 현상을 심화시켰고, 마을은 활기를 잃은 채 텅 비어가고 있다. 또 다른 주민은 "재산권 행사조차 막는 것은 단순한 규제를 넘어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호소했다.
이에 주민들은 오는 16일 강수현 양주시장과의 면담에서 개발제한구역의 전면적인 해제를 강력히 촉구할 방침이다. 단순히 규제를 푸는 차원을 넘어, 주민들의 실질적인 의견이 반영된 주거·상업·산업 기능의 조화로운 도시계획 수립을 요구하겠다는 구상이다.
양주 1동에 사는 이장연씨는 "양주역세권 개발의 경제적 효과가 지역 전반에 스며들기 위해서는 이 낡은 규제의 철폐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이번 청원서 전달을 시작으로 실질적인 해제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모든 역량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양주시의 성장이 진정한 의미의 '균형 발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91.4%의 사슬에 묶인 양주 1·2동의 목소리에 이제는 국가와 지자체가 답해야 할 시점이다.
/양주=글·사진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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