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에어비앤비 켜자 2박 115만원 오피가 떴다” 불법숙소 활개

김혜웅 기자 2026. 3. 1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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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의 에어비앤비 운영·이용은 불법입니다."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오피스텔 건물 엘리베이터에 붉은색 글씨로 다국어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구로구 한 대형 오피스텔 건물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에미 씨가 예약한 숙소는 마포구 공덕역 인근 오피스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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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숙박앱 중심 불법영업 판쳐
공덕·상암 등 광화문 주변지역
앱 열자 수십만원대 숙소 수두룩
결제 전엔 위치도 몰라 단속불가
주민들 소음공해·쓰레기도 골치
한국 찾은 외국인들 :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열흘 앞둔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설치된 BTS 공연 홍보물 앞에서 러시아 관광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피스텔의 에어비앤비 운영·이용은 불법입니다.”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오피스텔 건물 엘리베이터에 붉은색 글씨로 다국어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직장인·학생들이 주로 사는 곳에 굳이 다국어 경고문이 게시된 이유를 아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캐리어를 든 외국인들이 쉴 새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렸다. 오피스텔 거주자인 우모(30대) 씨는 “밤에 캐리어를 끌고 오는 외국인들과 자주 마주친다”며 “딱 봐도 거주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오피스텔 경비원도 “외국인 방문객이 부쩍 늘었는데, 밤낮없이 시끄럽고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도 골치”라고 토로했다.

12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오는 21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앞두고 국내외 팬들이 몰리면서, 도심 곳곳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오피스텔 불법 공유숙박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행 건축법·공중위생관리법상 상업·업무용 시설인 오피스텔에서 숙박업을 운영하는 것은 불법이다.

구로구 한 대형 오피스텔 건물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에어비앤비’ 앱을 켜자, 주변에 순식간에 20여 개의 ‘숙소 알림’이 떴다. ‘고층 파노라마 뷰’ 같은 홍보 문구가 눈길을 끌었지만, 평범한 건물이 숙박업소로 둔갑한 것이었다. 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있는 용산구의 한 원룸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2박 3일 기준 에어비앤비 숙박요금이 약 115만 원에 달했다. 인근 주민 문모(30대) 씨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늦은 밤까지 파티를 열어 시끄럽게 하고 담배도 많이 피워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숙박업소 대안으로 일반인 거주 공간을 찾고 있다. 10일 오후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 거리에서 만난 20대 일본인 관광객 에미 씨는 “BTS 공연을 보러 친구랑 둘이 한국에 왔다”며 “어렵게 구한 원룸에서 지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미 씨가 예약한 숙소는 마포구 공덕역 인근 오피스텔이었다.

단속은 쉽지 않다. 숙박 플랫폼 특성상 결제 전까지 숙소의 정확한 위치와 호실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와도 정확한 호실이 기재돼야 단속에 나설 수 있다”며 “어렵게 현장에 나가도 문을 열어주지 않거나 안에 사람이 없으면 적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16일부터 기존 등록 숙소에도 영업신고를 전면 의무화했고, 영업신고 정보 및 신고증을 제출하지 않은 숙소는 올해 1월 1일 이후 숙박 예약을 받을 수 없도록 차단했다”며 “신뢰받는 공유숙박 문화 정착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혜웅·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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