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정상급 수비수’ 유기상이 흔들린 이유, 이정현의 ‘스틸 속공’과 ‘2대2 전개’

손동환 2026. 3. 12. 12: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창원 LG가 일격을 당했다. 유기상(188cm, G)도 거기서 자유롭지 못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유기상(188cm, G)은 창원 LG의 슈터다. 비록 2025~2026 공식 개막전에서 5점에 그쳤으나, 부진을 금방 만회했다. 경기당 2.5개의 3점슛을 꽂고 있고, 약 38.1%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기상의 평균 득점 역시 11.9점. 팀의 주포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유기상의 장점은 ‘슈팅’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비’ 또한 유기상의 장점이다. 유기상은 보통 상대 메인 볼 핸들러나 외곽 주득점원을 상대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기상의 가치와 유기상의 팀 내 비중이 더욱 높다.

조상현 LG 감독도 이를 알고 있다. 유기상이 앞선 수비를 잘해줬기에, LG도 높은 수비 지표를 자랑했다. DEFRTG(100번의 수비 기회 시 기대되는 실점)이 102.1로 2위고, 경기당 3점 허용률(약 29.0%)은 전체 1위다.

그 결과, LG는 5라운드 또한 단독 선두(31승 14패)로 마쳤다. 그리고 고양 소노와 6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창단 29주년(LG 농구단 창단일 : 1997년 3월 11일)에 소노를 상대하고, ‘KBL 통산 2호 300만 관중’이라는 역사를 쓴다. 그렇기 때문에, 소노를 더 강하게 막아야 했다.

# Part.1 : 0 그리고 9

유기상은 이번에도 막중한 임무를 짊어졌다. 소노의 에이스인 이정현(187cm, G)을 제어해야 한다. 이정현의 화력은 어느 때보다 높고, 소노의 상승세 역시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그런 이유로, 유기상은 한순간도 이정현에게 눈을 뗄 수 없다.

유기상은 소노 진영부터 이정현을 압박했다. 이정현을 향한 스크린에 쫓아갈 동력을 잃었으나, LG의 팀 수비가 탄탄했다. 이정현을 자유투 라인에 멈춰세웠고, 이정현의 미드-레인지 점퍼를 유도한 것.

유기상이 이정현을 계속 쫓아갔다. 이정현에게 슈팅 공간을 내주더라도, 이정현의 슈팅 타이밍을 흔들었다. 이정현에게 컨테스트(블록슛을 위해 손을 뻗는 동작)를 끝까지 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LG가 ‘정인덕-양홍석-칼 타마요’를 교대로 기용했다. 언급했던 3명 중 2명을 투입했다. 포워드 라인의 신장을 높인 것. 의도는 명확했다. 피지컬로 소노를 부담스럽게 하고, 유기상의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또, 최형찬(188cm, G)이 유기상을 대체했다. 최형찬은 이정현의 백 다운을 버텼다. 오히려 이정현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그 결과, 이정현의 1쿼터 득점을 ‘0’으로 묶었다. LG의 1쿼터 실점도 ‘9’에 불과했다.

# Part.2 : 막아도 막은 게 아니다?

LG는 ‘이정현 없는 소노’와 마주했다. 유기상의 수비 부담이 확 줄었다. 대신, LG 프론트 코트 라인(양홍석-칼 타마요-아셈 마레이)의 비중이 높아졌다. 이들이 케빈 켐바오(195cm, F)와 네이던 나이트(203cm, C)를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양홍석이 켐바오를 잘 막았다. 자세를 낮춘 후, 켐바오의 백 다운을 버텼다. 켐바오의 밸런스를 잘 흔들었다. 그리고 켐바오의 장기인 플로터를 무위로 돌렸다.

마레이도 나이트의 골밑 공격을 잘 제어했다. 하지만 마레이는 변수와 마주했다. 나이트에게 3점 2개를 연달아 맞은 것. 계속 앞섰던 LG도 2쿼터 종료 5분 23초 전 18-20으로 밀렸다.

소노가 2쿼터 종료 4분 59초 전 이정현을 재투입했다. 유기상이 다시 이정현에게 향했다. 다만, 이정현이 이전보다 자유로웠다. 소노가 이재도(180cm, G)와 이정현을 같이 투입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는 이정현에게 강하게 향했다. 그렇지만 이정현의 넓은 시야와 킥 아웃 패스까지 제어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이정현에게 2개의 어시스트를 허용했다. 이정현한테 ‘턴오버에 의한 득점’ 또한 연달아 내줬다. 그래서 LG는 2쿼터 종료 1분 5초 전 두 자리 점수 차(22-32)로 밀렸다.

LG는 2쿼터 종료 14초 전 야투를 실패했다. 소노의 세트 오펜스를 예상했다. 그렇지만 치고 달리는 이정현한테 휘말렸다. 수비 위치를 잡지 못했고, 나이트에게 바스켓카운트를 허용했다. 23-37로 전반전을 마쳤다.

# Part.3 : 위기 그리고 위기

LG는 어쨌든 수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씩 막고, 하나씩 쫓아가야 했다. 인내심과 시간을 필요로 했다.

선수들의 의지는 분명 강했다. 하지만 유기상이 나이트의 핸드-오프를 빠져나가지 못했다. 칼 타마요(202cm, F)가 이정현과 마주했다. 그렇지만 이정현의 페이크 동작에 속았다. 이정현에게 자유투 2개를 헌납했다.

유기상의 장거리 3점도 실패했다. 이는 소노의 얼리 오펜스로 연결됐다. 마레이가 빠르게 백코트했으나, 달고 뜨는 이정현에게 파울을 범했다. 3쿼터 시작 1분 23초 만에 파울 3개. 게다가 자유투 2개를 또 한 번 헌납했다. LG는 23-41로 소노와 멀어졌다.

LG의 수비 매치업이 살짝 달라졌다. 마레이가 강지훈(202cm, C)을 막고, 타마요가 나이트를 막아선 것. ‘이정현-나이트 2대2 수비’에 변주를 주려고 했다.

그렇지만 LG는 3쿼터 시작 2분 5초 만에 팀 파울 상황과 마주했다. 이는 소노의 강한 부딪힘과 연결됐다. 수비와 리바운드를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웠다. 소노와 기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LG는 가장 큰 위기와 마주했다. 마레이가 3쿼터 종료 4분 8초 전 4번째 파울을 범한 것. LG는 마레이를 뺄 수밖에 없었다. 교체 투입된 마이클 에릭(208cm, C)은 이정현과 나이트의 2대2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이정현에게 슈팅 공간을 노출했다. 이정현에게 3점을 허용. 38-55로 밀렸다. 흔들린 LG는 42-60으로 3쿼터를 마쳤다.

# Part.4 : 선전, 그러나 결정타

LG의 수비 강도가 높아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물러날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LG의 절박함이 소노를 걸어잠궜다. 동시에, 3점을 연달아 꽂았다. 그 결과, 4쿼터 시작 1분 44초 만에 50-64. 소노를 옥죄었다.

LG는 소노와 간격을 쉽게 못 좁히는 듯했다. 그렇지만 LG의 수비 강도가 유지했다. 특히, 유기상이 이정현에게 더 집중했다. LG의 실점 속도가 떨어졌다. 그리고 유기상은 3점을 성공. LG는 4쿼터 시작 3분 41초 만에 55-67을 기록했다. 소노의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유기상의 수비가 이정현에게 계속 데미지를 입혔다. 이정현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았다. 이정현의 공격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소노의 공격 효율이 더 떨어졌다. LG가 이를 빠르게 전개. 경기 종료 3분 18초 전 64-69를 만들었다. 소노한테 더 이상 ‘승리’라는 확신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LG는 이정현의 패스를 또 한 번 막지 못했다. 탑에서 왼쪽 코너로 향하는 볼을 막지 못한 것. 타마요가 끝까지 쫓아갔지만, LG는 임동섭(198cm, F)의 3점을 지켜봐야 했다. 경기 종료 1분 58초 전 64-72. 꽤 큰 실점이었다.

그러나 LG는 경기 종료 44초 전에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70-74를 만든 것. 그렇지만 팀 파울 개수가 2개에 불과했다. LG는 수비 진영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밖에 없었다. 추격 점수를 따는데 한계를 노출하고 말았다. 훌륭한 과정을 보여줬지만, 힘만 쓴 채 패하고 말았다.

사진 제공 = KBL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