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만 있는 게 아니다”… 알고보니 오리온 연 매출 1000억 메가브랜드 9개
초코파이 입지 강화 속 오감자·초코송이 등 폭풍 성장
“이제 오감자·스윙칩·고래밥·초코송이로도 정 나누세요”
10번째 메가브랜드 ‘꼬북칩·참붕어빵’ 등 각축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이 문구처럼 1947년 출시된 ‘초코파이 정’은 반세기 넘게 국민 간식을 상징해 왔다. 수많은 경쟁 상품이 쏟아져도 오리온 ‘정’은 독보적인 자리를 고수했다.
초코파이는 이제 한국을 넘어 글로벌 효자 상품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초코파이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15% 늘어난 6741억 원으로 집계됐다. 낱개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약 50억 개가 판매된 셈이다. 특히 러시아에서 기세가 무섭다. 작년 러시아 매출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2168억 원이다. 베트남에서도 매출 1412억 원을 기록하면서 명절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현지 국민 간식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초코파이가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가운데 오리온이 내놓은 다른 제품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초코파이에 가려져 눈에 띄지 않았지만 연 매출 1000억 넘는 제품만 초코파이를 포함해 9개나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초코파이로 정을 나누세요”는 옛말이고 “초코파이, 오감자, 스윙칩, 고래밥, 카스타드, 포카칩, 마이구미, 예감, 초코송이 등으로 정을 나누세요”라고 할 판이다.
● ‘초코파이로 정 나누세요’는 옛말… 오감자·카스타드·초코송이 등 폭풍성장
제과업계에서 단일 제품 연 매출 1000억 원은 ‘메가브랜드’를 상징하는 지표다. 대중적인 인지도 때문에 오리온 하면 흔히 초코파이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오리온에는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메가 브랜드가 9개나 포진해 있다. 이는 국내 식품업계 중 최다 기록이다. 초코파이를 필두로 오감자(오!감자), 스윙칩, 고래밥, 카스타드, 포카칩, 마이구미, 예감, 초코송이 등이 해당된다.
고물가·고환율 여파로 국내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제과업계 전반에도 먹구름이 드리웠지만, 오리온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오리온의 전체 매출액은 3조33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582억 원으로 전년보다 2.7% 늘었다. 이 중 9개 메가 브랜드가 올린 매출은 2조895억 원으로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특정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 다각화된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인 성장의 기반이 되었다는 평가다.

특히 오감자는 작년 중국에서만 2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단일 국가 기준 ‘3000억 클럽’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 중인 포카칩 또한 연 매출 1500억 원으로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스윙칩(2430억 원)과 예감(1475억 원) 역시 견고한 글로벌 실적으로 오리온 전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기 비결로는 독보적인 연구개발(R&D) 역량이 꼽힌다. 오리온은 최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품종 개발부터 재배까지 직접 관리하는 ‘감자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제과 기업 중 감자연구소를 직접 운영하는 곳은 미국 펩시코, 일본 가루비, 한국 오리온 등 세 곳뿐이다.

● 10번째 메가브랜드는?… 오리온 ‘꼬북칩·참붕어빵’ 각축전
이런 가운데 오리온 10번째 메가브랜드 주인공에 관심이 몰린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꼬북칩’이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 830억 원을 기록한 꼬북칩은 미국 수출액이 전년 대비 35% 성장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4년 미국 코스트와 샘스클럽 등 2000여 개 매장에 입점한 데 이어 작년 프랑스 까르푸와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진출하며 전 세계 5개 대륙 30개국에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뒤를 바짝 추격하는 브랜드 기세도 만만치 않다. 베트남에서 선보인 쌀과자 ‘안(An)’은 지난해 연 매출 800억 원을 기록하며 10번째 메가 브랜드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100% 자포니카 햅쌀을 사용하고 현지인 입맛에 맞춘 ‘김 맛’, ‘미트플로스 맛’ 등을 선보인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쌀과자 시장 점유율 1위를 눈앞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오리온 관계자는 “파이, 스낵, 젤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연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메가브랜드를 보유해 안정적인 글로벌 성장 기반을 갖췄다”며 “한국 고유의 문화와 현지 소비자 취향을 결합한 메가 브랜드들을 적극적으로 늘려 K푸드 열풍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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