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압박, 한미FTA 강조·EU 공조해야”

배문숙 2026. 3. 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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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무역법 301조 조사 착수
EU 반발 가능성 커 타국 공조 필요
FTA 존재, 협정 존중國 이미지 중요
쿠팡사태, 전문적 조사·공정판결 최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1일(현지시간) 한국·중국·일본 등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시작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관세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며 우리나라는 미국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유럽연합(EU) 등과 공조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한미 통상 현안으로 떠오른 쿠팡 사태와 관련해선, 미국이 이를 자국 디지털 기업 보호 차원에서 보고 있으며 한국 정부의 공정한 조사와 판단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미 행정부는 제품별·부문별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상당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고, 적어도 현 행정부에서 이런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 환경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관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이 한미 FTA의 의미를 강조하고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301조 관련해서는 EU가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들과 공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엿다.

미 법무법인 윌머헤일의 로런 맨델 국제무역 부문 파트너는 이날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한미 FTA는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여전히 살아있다”며 한국이 협정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현·차기 행정부에 미국이 무역협정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한국이 상품 무역뿐만 아니라 서비스·디지털 무역·지식재산권(IP)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정을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국이 협정을 존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 이를 계속 준수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일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협정을 존중하는 국가로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맨델은 과거 버락 오바마 및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무역대표부(USTR)에 근무한 바 있으며, 과거 미 무역법 301조 부활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트로이 스탠거론 카네기 멜론 전략기술연구소 연구원은 쿠팡 사태와 관련, 분명 한미 간 쟁점이 됐다며 미국은 이를 단순히 한국 문제가 아니라 미국 디지털 기업 보호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탠거론 연구원은 또 무역법 301조의 핵심 원칙 중 하나는 모든 제재는 피해 규모에 비례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아직 벌금이 부과되지도 않은 쿠팡을 근거로 관세 부과를 정당화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철저하고 전문적인 조사를 하고 공정한 판결을 하는 것”이라며 “한국이 규정대로 처리한다면 미국이 불평할 것은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에 투자 협정의 진행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장기 산업 전략과 연계해 차세대 기술에 투자하면 한국에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스탠거론 연구원은 “일본의 초기 대미 투자를 보면 공급망 공백 보완, 에너지 인프라 등 안정적인 수익 프로젝트에 집중했다”며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신기술 투자로 한국 기업의 기술적 이익과 장기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부는 “301조사 과정에서 기존 한미 관세 합의에 따른 이익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우리 기업의 대미 수출 여건이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도록 미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불공정 무역관행 조사의 근거 법률인 무역법 301조는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한 관행을 조사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한 미국의 통상 압박 수단이다. 일반적으로 ‘301조’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1974년 제정된 무역법의 301∼309조를 통칭하는 표현이다.해당 조항은 상대국이 부당하거나 비합리적인, 또는 차별적인 법이나 제도, 관행 등으로 미국인이나 미국 기업이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조사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맡게 되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수입 금지와 같은 제재를 가하거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로 이어진다.

USTR은 조사에서 단순히 미국 기업에 직접적인 차별 대우를 했는지 등만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보조금 지급, 지적재산권 보호 상황, 환경 규제 현황 등도 경우에 따라 비합리적인 무역 장벽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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