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1조 조사 개시하며…“韓 무역흑자, 과잉 생산 증거”
“韓, 전자 장비·車·기계 중심 수출 강국”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1일(현지시간) 한국 등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에서 과잉 생산 증거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은 전자 장비,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기계, 철강, 선박 및 해양 선박의 산업을 중심으로 세계 상품 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의 무역 흑자는 2023년에는 100억 달러 상품 무역 적자였지만, 2024년에는 520억 달러 흑자로 크게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한국의 대미 상품 및 서비스 무역 흑자는 2024년에 56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2025년 6월까지 최근 4개 분기 기준으로도 약 490억 달러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한국 정부 역시 석유화학 산업에서 생산 능력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이날 USTR는 연방관보를 통해 한국을 비롯해 중국, 유럽연합(EU),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멕시코, 일본, 인도 등 총 16개 경제주체를 거론한 후 “제조업 부문의 구조적 과잉 생산 능력 및 생산과 관련된 1974년 무역법 301조에 따라 여러 국가의 행위, 정책 및 관행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외국의 무역 정책이나 관행이 미국 기업에 차별적이거나 국제 무역 규범을 위반한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이 대응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다. 다만 실제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조사와 외국 정부와의 협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국가의 제조업 과잉 생산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정부 보조금이나 환율 정책 등을 통해 생산량을 늘려 자국 수요를 초과한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관행을 의미한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일부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이후 나온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등에 관세를 부과한 것이 대통령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법적 수단을 활용해 관세 정책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1974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해 10%의 글로벌 관세를 150일간 한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다만 이 조치는 의회의 승인 없이 장기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별도로 미 상무부는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한 추가 무역 조사도 검토 중이다. 조사 대상 산업으로는 배터리, 화학, 플라스틱, 통신 장비, 전력망 장비 등이 거론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미국은 더 이상 과잉 생산 능력과 생산 문제를 미국으로 수출하려는 다른 국가들을 위해 자국의 산업 기반을 희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늘 발표된 조사들은 핵심 공급망을 미국으로 되돌리고 제조업 전반에서 미국 노동자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재산업화 노력이 해외 경제의 구조적인 과잉 생산 능력과 제조업 과잉 생산 때문에 여전히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산업 분야에서 많은 미국의 교역 상대국들이 자국 내에서 소비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잉 생산은 기존의 미국 국내 생산을 밀어내거나, 원래라면 이루어졌을 미국 제조업 투자와 생산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 결과 여러 산업 분야에서 미국은 상당한 국내 생산 능력을 잃었거나, 해외 경쟁국들에 비해 우려스러울 정도로 뒤처지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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