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홍근 기획처 장관 후보자, 석사 논문 표절 의혹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석사 학위 논문을 쓰면서 정확한 각주 표기 없이 다른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박 후보자는 1999년 2월 경희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남북한 환경문제와 통일을 대비하는 환경정책 방향에 관한 연구 : 동서독 환경통합의 교훈에 입각하여>라는 제목의 79쪽짜리 논문을 집필하고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이 해당 논문을 분석한 결과, 4개의 문헌의 출처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고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 후보자의 논문 13~14쪽을 보면, 1996년 정 모 씨 외 2인이 쓴 한국환경기술개발원 KETRI 연구보고서 <북한의 환경문제와 통일한국의 환경정책방향> 54쪽의 세 문단을 똑같이 가져다 썼습니다.
하지만 해당 문단에는 아무런 각주도 달려 있지 않습니다. 앞서 3쪽과 12쪽에만 한 번씩 출처 표기를 했을 뿐입니다.
미흡한 출처 표기는 또 있습니다.

박 후보자의 논문 54~59쪽을 보면, 1995년에 작성한 최 모 씨의 <북한의 환경문제와 통일을 위한 생태전략>과 상당 부분이 똑같습니다.
총 5쪽에 달하는 분량을 모두 해당 문헌을 짜깁기해 작성했습니다.

특히 최 씨 문헌의 각주까지 논문에 동일하게 옮긴 것도 확인됩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출처는 57쪽 한 문단에만 표기했는데, 해당 문헌의 P. 343~396을 인용했다고 포괄적으로만 표시했습니다.
이 외에도 1995년 박 모 씨가 집필한 <독일 환경기행-시민참여가 주도한 환경선진국>, 김 모 씨의 <동서독 환경통합과 그 교훈> 등을 인용하면서 해당 문헌들에 대한 출처 표기가 미흡했습니다.
2007년 제정된 교육부 연구윤리지침은 '타인의 연구내용 전부 또는 일부를 출처를 표시하지 않고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는 표절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를 포함한 여러 대학도 표절 유형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학습·연구윤리 지침>
- 자신이 활용한 타인의 저작물에 대해 구체적으로 출처를 표시하지 않고 책의 서문이나 논문의 처음 또 는 제목 등에 포괄적/개괄적으로 출처를 표시한 경우
- 부분적/한정적으로 출처를 표시한 경우로, 타인의 특정 저작물을 집중적으로 많이 활용하였으면서도 그중 일부에만 출처 표시한 경우
- 활용한 저작물의 원저자의 이름을 밝혔어도 가져온 부분에 대해서 정확한 인용 부호나 출처 표시를 하지 않고 참고문헌을 명기하지 않은 경우
<연세대학교 연구윤리 지침>
'표절'은 일반적 지식이 아닌 타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 또는 창작물을 적절한 출처 표시 없이 활용함으로써, 제3자에게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행위
- 타인의 연구내용 전부 또는 일부를 출처를 표시하지 않고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
- 타인의 저작물의 단어 문장구조를 일부 변형하여 사용하면서 출처표시를 하지 않는 경우
다만, 박 후보자의 석사 논문은 이런 연구윤리지침이 마련되기 전인 1999년에 나왔습니다.
1999년 당시엔 표절 검사 프로그램이나 인용방식에 대한 교육이 지금보다 부족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의 글을 마음대로 가져다 쓰는 게 당시에 허용됐던 건 아닙니다.
연구윤리 지침 제정 전 논문에 대한 표절 결정은 소급적용 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며 한 교수가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은 "연구윤리 규정에 특정 행위를 표절로 보는 조항이 도입되기 이전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 행위를 표절로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연구윤리 전문가인 이인재 서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문장 단위나 문단 단위로 출처는 밝혀주는 게 원칙"이라며 "2007년 연구윤리 지침이 제정되기 전인 당시에도 다른 사람의 것을 자기 것처럼 쓰면 안 된다는 인식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 측은 "해당 논문은 1998년도 직장인 대상 야간 특수대학원 논문이었고, 북한 관련 주제로 관련 선행 연구 및 자료가 거의 희박한 상태여서 폭넓은 인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현재와 같은 각주 표기, 출처 명시 등에 관한 구체적인 윤리 규정이 정립되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후보자는 앞서 2014년 6월 당시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제자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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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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