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알쏭달쏭 선거법. 현실과 맞지 않아

‘착해 보이는 이 여자분이 선거 운동복을 못 입는 사연.’
최근 우성빈 더불어민주당 기장군수 출마예정자는 페이스북에 이런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우성빈 기장군수 출마예정자가 선거운동복을 못 입고 출근 차량 앞에 서 있는 이유를 아시나요? 군 단위 후보는 구 단위 후보보다 한달 뒤에나 ‘예비후보 등록’이 가능합니다. 세상에나! 이런 불공정한 선거법은 군 단위 후보 차별입니다. 기장군민을 무시하는 제도입니다.”
우성빈 출마예정자는 파란색 코트를 입고 파란색 장갑을 끼고 출근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드는 사진도 함께 올렸습니다.
이 문제는 출마예정자 소속 정당을 떠나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부산의 다른 지역에선 6·3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이 소속 정당을 상징하는 점퍼를 입고 명함을 나눠주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기장만 안 될까요?
공직선거법 때문입니다. 공직선거법 제60조의2(예비후보자 등록)를 보면 이렇게 규정돼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는 선거일 전 240일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및 시·도지사 선거는 선거일 전 120일 ▷지역구 시·도의회 의원 선거, 자치구·시의 지역구 의회 의원 및 장의 선거는 선거기간 개시일 전 90일 ▷군의 지역구 의회 의원 및 장의 선거는 선거기간 개시일 60일 전에 예비후보자 등록이 가능합니다.
선거법에 따르면 기장군과 이웃한 해운대구청장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은 선거기간 개시일(5월 21일) 전 90일, 즉 2월 20일부터 예비후보자로 등록하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기장군은 선거기간 개시일 60일 전인 3월 22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가능합니다.
왜 이럴까요? 선거법을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했습니다. 선관위는 친절하게 답을 줬습니다. 이제 하나씩 보겠습니다.
예비후보자 제도는 2004년 3월 선거법 개정을 통해 도입됐습니다. 정치 신인 등과 같이 현역 정치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자신을 알릴 기회를 보장하고자 도입됐습니다. 선거 종류를 불문하고 선거일 전 120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가능했습니다.
이듬해인 2005년 8월 선거법 개정으로 예비후보자 등록 시기를 세분화했습니다. 대통령선거는 선거일 전 240일,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및 시·도지사 선거는 선거일 전 120일, 지역구 지방의회 의원 선거 및 자치구·시·군의 장 선거는 선거기간 개시일 전 60일로 변경했습니다.
그러다 2010년 1월 또다시 선거법을 개정해 지역구 시·도의회 의원 선거, 자치구·시의 지역구 의회 의원 및 장의 선거는 선거기간 개시일 전 90일로 늘렸습니다. 반면 군의 지역구 의회 의원 및 장의 선거는 선거기간 개시일 전 60일로 그대로 뒀습니다.
선관위는 2010년 선거법 개정 당시 군 지역만 남겨두고 지역구 시·도의회 의원 선거 등만 90일로 변경한 취지를 살펴보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했습니다. 대신 다른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2018년 6월 13일 실시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A군 군수로 출마하려던 B후보자가 군 지역 예비후보자 등록과 관련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기각했습니다.
사유는 이렇습니다. 우선 군의 평균 인구가 적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2018년 선거 당시 자치구의 평균 선거인은 26만8000여 명, 시는 26만3000여 명, 군은 4만6000여 명에 그쳤다는 것입니다. 또 대중정보매체가 광범위하게 보급됐고, 문자메시지,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상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또 교통수단이 발달한 부분도 언급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최대 60일은 지나치게 짧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 정도면 군이 왜 60일인지 이해가 됩니다. 문제는 기장군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도농 복합 지역인 기장군은 지난 1월 기준 등록 인구 17만8877명으로, 부산 16개 구·군 중 6개 구가 기장군보다 인구가 적습니다.
인구만 감안하더라도 기장군의 60일은 현실과 맞지 않는 기간입니다. 앞으로는 기장군민들이 꼼꼼하게 일꾼을 뽑을 수 있도록 환경이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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