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W 2026 오픈이노베이션 라운드… 스타트업 6곳이 내놓은 ‘AI 제조 혁신’의 현주소
피지컬 AI·AI 팩토리·휴머노이드 부상 속 오픈이노베이션 라운드 무대에 선 스타트업들
에너지 관리부터 제조 일정, 로봇 안전, 설계 검증, 의류 공급망, AI 비전검사까지
기술 시연을 넘어 투자자 밋업으로 이어진 피칭… 제조업 AI 전환의 접점에서 혁신 시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관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은 올해 제조 산업이 어디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현장이었다. 24개국 500개 기업이 2300개 부스를 꾸렸고, 약 8만명의 참관객이 몰리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점도 이런 흐름을 체감하게 했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이번 전시회는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머신비전 등 첨단 제조 기술을 한데 모으며 피지컬 AI와 인공지능 기반 자율제조(AX), 인공지능 공장(AI 팩토리), 휴머노이드 로봇을 전면에 내세웠다.

코엑스와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사전 심사를 거쳐 선발된 6개 스타트업이 차례로 피칭에 나서고, 이후 투자자 밋업으로 연결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테크42는 이날 무대에 나선 클라우드앤, 시제, 세카, 세이프틱스, 마이링크, 디에스테크코리아의 피칭을 통해 제조업 AX의 현주소를 진단해 봤다.

첫 발표자로 나선 전상수 클라우드앤 CTO는 회사를 건축공학 전문가와 IT 개발자들이 함께 만드는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소개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클라우드앤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기술을 결합해 건물과 제조 현장의 통합 관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날 전 CTO는 자사의 경쟁력을 “단순한 설비 공급이 아니라 운영 성과를 끝까지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글로벌 에너지 설비 기업들이 고효율 장비나 제조 시설 플랫폼을 제공한 뒤 실제 운영은 현장 관리자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면, 클라우드앤은 직접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와 제어 알고리즘으로 상업용 건물과 제조 현장을 함께 관리하는 구조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전 CTO가 전면에 내세운 플랫폼은 ‘포레스트앤(POREST N)’이다. 이 플랫폼은 에너지 관리 시스템(Energy Management System, EMS) 가운데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BEMS)과 공장 에너지 관리 시스템(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 FEMS)을 함께 겨냥한다.

전 CTO는 “장비 성능만으로 효율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관리 역량까지 합쳐져야 종합 성능이 유지된다”며 “통신 공사나 유선 공사가 거의 필요 없어 기존 신축 건물 대상 플랫폼보다 70% 이상 저렴하다”고 경제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기존 설비를 교체하지 않고도 확장이 가능한 기술력 덕분이다.
발표 말미, 전 CTO는 건물을 넘어 공장으로의 확장 전략과 함께 글로벌 진출 상황도 제시됐다. 동남아를 비롯해 유럽 등 국내외에서 냉난방 설비 중심의 상업용 건물 관리뿐 아니라 다수 사업장을 운영하는 대형 유통사, 제조 현장을 대상으로 노후 설비 관리, 에너지 절감, 시설 우선순위 분석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링크는 프로젝트 관리 솔루션인 ‘Link PMS’와 이를 포함한 통합 플랫폼 ‘LinkBiz’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날 발표에 나선 박상일 마이링크 대표는 마이링크를 “중소·중견 제조업체의 맞춤형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제조 IT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수주형 제조 현장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과제로 ‘납기 중심의 일정 관리’를 꼽았다. 마이링크가 내세운 문제의식은 분명했다. 수주형 제조업은 주문을 받은 뒤 설계와 구매, 생산, 검사, 납품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촘촘하게 관리해야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엑셀 중심 운영에 기대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일정 지연과 고객 불만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런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전사적 자원 관리(Enterprise Resource Planning, ERP)나 제조 실행 시스템(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MES) 위에 프로젝트 중심의 생산 일정 관리 체계를 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특히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성을 강조했다. 마이링크는 ERP 데이터를 불러오고, 여러 레거시 시스템을 연결해 전체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설계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일정 변경 추천과 담당자 배치까지 제안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마이링크는 제조 현장에 필요한 기능만 골라 도입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와 맞춤형 구축 방식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발표 말미, 박 대표는 마이링크 적용 산업의 확장성과 해외 진출 가능성도 함께 내세웠다. 국방, 전기, 바이오 등 산업별로 서로 다른 생산 흐름을 다룰 수 있도록 솔루션을 고도화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서는 시험과 시뮬레이션 단계부터 실제 생산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추적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박 대표는 네이버웍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과의 연동, 베트남과 일본 시장에서의 협업 추진 계획도 언급하며 제조 일정 관리 솔루션을 글로벌 제조 디지털 전환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세이프틱스가 강조하는 핵심은 사람의 안전 감각을 로봇에 학습시켜, 로봇이 스스로 위험을 판단하고 안전한 동작을 결정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날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신헌섭 세이프틱스 대표는 “사람과 로봇의 안전한 공존을 위해 로봇 안전 지능을 개발하는 기업”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세이프틱스는 로봇이 사람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힘과 압력을 예측하고 위험도를 분석해 안전성을 검증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과 로봇이 더 가까운 공간에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 이 기술을 협동 로봇에 적용해 왔고, 최근에는 휴머노이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 대표는 “로봇 산업의 흐름이 이미 펜스로 분리된 기존 산업용 로봇 단계에서 사람과 가까이 협업하는 단계로 넘어왔다”고 짚었다. 치킨과 국수 제조 로봇, 급식 로봇 같은 서비스형 협동 로봇을 넘어 이제는 휴머노이드까지 등장하면서, 로봇과 사람 사이의 ‘안전한 접촉’을 어떻게 정의하고 검증할 것인가가 산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로봇이 스스로 위험도를 아는 구조다. 사람이 움직일 때 상대와 부딪힐 가능성을 본능적으로 판단하듯, 로봇도 어느 정도의 접촉이 위험한지를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세이프틱스의 지향점이다.
세이프틱스는 이를 위해 복잡해지는 안전 표준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인공지능(AI)과, 충돌 실험의 한계를 넘기 위한 AI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느 부위가 위험한지, 속도를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 어떤 배치가 더 안전한지를 설계 단계에서 미리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신 대표의 설명이다.
발표 말미, 신 대표는 세이프틱스의 다음 무대로 휴머노이드를 제시했다. 휴머노이드 보급이 현실화되며 협동 로봇보다 더 불안정하고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시의 적절한 판단이다.
신 대표는 “기존 로봇은 정지하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지만, 휴머노이드는 전원이 꺼지거나 균형이 무너지면 넘어질 수 있고, 복잡한 환경에서 인공지능이 개입하는 비중도 크기 때문”이라며 “현장마다 다른 환경에 맞춘 학습과 모션 조정까지 필요해지면서, 안전성과 생산성, 안정성까지 동시에 고려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계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이프틱스는 이를 위해 안전 지능과 작업 지능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강화학습을 활용한 휴머노이드 보행과 충돌 안전성 검증, 사람 동작 추종, 객체 인지 기반 작업 수행까지 개발, 시연하고 있다.

세카는 하드웨어 설계 산출물 간 충돌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정확성을 검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신생 스타트업이다. 이제 설립 두 달 남짓의 신생 기업이지만, 문제의식은 분명했다. 제조 현장의 엔지니어들이 실제 혁신 설계보다 이미 만들어진 문서와 데이터의 오류를 찾고, 서로 맞지 않는 항목을 검증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김준형 세카 대표는 “이 문제가 단순한 현장 실수의 차원이 아니라 설계 변경이 반복되고 여러 도메인이 동시에 움직이는 제조 구조 자체에서 비롯되는 필연적 병목”이라고 짚었다. 고객 요구의 변화, 부품 단종, 환율과 공급망 변수, 하드웨어·소프트웨어·기구 설계 간 동시 진행이 겹치면서 문서와 데이터가 끊임없이 어긋나고, 이 차이가 마지막 통합 단계에서 뒤늦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세카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해, 회로도와 부품 데이터, 고객 요구 문서, 설계 변경 이력 등 흩어진 산출물을 함께 읽고 의미와 맥락까지 비교하는 방식의 자동 검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단순히 항목이 달라졌는지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차이가 실제로 중요한 변경인지까지 추적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김 대표의 발표는 기술 자체보다 현장 적용 가능성에 집중 됐다. 김 대표에 따르면 세카는 현재 가전, 자동차 전장, 온디바이스 AI 칩 분야 등에서 유료 실증사업(PoC)을 진행하고 있으며, 설계 검토 시간과 리드타임을 정량적으로 줄이는 성과를 측정하고 있다.
예컨대 수많은 부품과 설계 변경이 얽힌 환경에서 유사 부품 검색과 검토를 엔지니어가 직접 엑셀 파일로 뒤지던 방식을 줄이고, 어떤 변경이 치명적인지 아닌지를 추적 가능성(Traceability, 추적 가능성) 관점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또 기업들이 우려하는 기밀 유출 문제와 관련해서는 고객 설계 데이터를 외부 학습에 쓰지 않고, 추론 과정에서만 참조한 뒤 내부 환경에서 처리하는 구조를 강조했다.

신인준 시제 대표는 “의류 공급망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이라고 운을 뗐다. 시제는 의류 소싱과 생산, 출하에 이르는 흐름을 하나의 데이터 체계로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모노리스(Monolis)’와, 생산 현장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는 하드웨어 ‘모노로그(Monolog)’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서 신 대표는 시제가 집중한 페인포인트와 관련해 “의류 제조 산업은 여전히 인건비 의존도가 높고, 브랜드·벤더·해외 생산공장이 길게 연결된 구조 속에서 정보가 파편화되기 쉽다”고 지적하며 “시제는 이 복잡한 공급망을 AI와 데이터 기반으로 다시 엮어, 의사결정의 속도와 정확도를 끌어올리겠다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대표는 글로벌 의류 산업의 구조적 특성을 짚기도 했다. 나이키나 자라 같은 브랜드 기업은 직접 공장을 운영하기보다 벤더 기업에 소싱을 맡기고, 벤더는 다시 동남아시아나 중남미의 생산공장에 제조를 맡기는 다층 구조를 취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작업지시서, 기술 패키지, 자재 목록, 오더 정보가 여러 부서와 여러 국가를 오가며 흩어지고, 그 결과 부서 간 사일로 현상과 정보 병목이 심해진다는 데 있다.
신 대표는 “기존 전사적 자원 관리(Enterprise Resource Planning, ERP)나 제조 실행 시스템(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MES)이 일부 문제를 해결해 왔지만, 소싱과 생산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의류 산업 특성상 개별 시스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하며 “결국 생산과 소싱, 무역과 물류가 한 화면에서 연결되지 않으면 납기와 원가, 품질을 함께 맞추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다시 모노로그가 원부자재 입고, 원단 불량 검사, 생산라인 병목, 품질 검사 등의 현장 데이터를 수집해 다시 모노리스에 올리는 구조가 더해진다.
신 대표는 “소싱 데이터와 생산 데이터가 함께 쌓이기 때문에, 단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넘어 각 정보의 의미와 맥락까지 연결하는 온톨로지(Ontology) 기반 운영 방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걷어내지 않고도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API) 연동으로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전략 역시 함께 제시했다.
발표 말미, 신 대표는 시장성과 사업 모델도 함께 내세웠다. 특히 시제가 의류 제조 산업 내에서 특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OEM) 기반 공급망에 맞춰 솔루션을 설계했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구독뿐 아니라 AI 플러그인,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판매, 현장 통합·최적화 서비스까지 묶어 고객 맞춤형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베트남 현지 공장 단위 도입 사례와 주요 고객사를 언급하며, 현장 만족도와 계약 확대 흐름도 소개했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수기 입력과 보고용 문서 작업을 줄이고, 브랜드와 공장 입장에서는 납기 안정성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점도 강하게 부각됐다.

이날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황규영 디에스테크코리아 대표는 “산업용 비전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AI 비전 검사 소프트웨어, 스마트 카메라, 하드웨어,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함께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디에스테크코리아를 소개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황 대표는 제조 품질검사 현장의 구조적 딜레마를 언급했다. 숙련 검사 인력은 점점 부족해지는 반면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 기준은 더 높아지고, 품질 데이터 역시 일관되게 관리되지 못하는 현실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디에스테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신비전과 머신러닝, 딥러닝을 결합한 비전 검사 장비를 통해 사람 중심의 검사 공정을 자동화하고 있다. 이날 황 대표가 내세운 핵심 플랫폼은 ‘Handdle AI’다. 이 플랫폼은 산업용 결함 검출과 분류, 위치 탐지, 문자 인식 등 비전 검사 기능을 지원하는 알고리즘 기반 솔루션이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비전 검사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고가의 3차원(3D) 카메라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2차원(2D) 카메라에 머신러닝 기반 분석을 결합해 이른바 ‘2.5D’ 방식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불량 판정 기준을 맞출 수 있고, 이를 통해 도입 비용은 낮추면서도 성능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황 대표는 글로벌 레퍼런스와 한국 시장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배터리, 자동차, 3C를 핵심 산업으로 삼고 있으며, 다수의 글로벌 제조사와 협업해 왔고, 한국에서는 마곡 본사를 중심으로 현지 엔지니어링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경기도와 경남권 거점 대응, 본사 연구개발(R&D) 조직과의 연계, 필요시 상주 지원까지 염두에 둔 구조를 통해 한국 제조업 고객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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