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운명의 ‘3%’⋯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냐, 뒤집기냐
지분 격차 3~4%p 초박빙, 운명 쥔 외국계 자문사
7%, 운명의 키 쥔 외국계기관이 캐스팅보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의 엇갈린 권고안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판을 흔들고 있다. 현 최윤범 회장의 거취와 이사회 장악 여부가 걸린 초박빙 승부처에서 국민연금보다 많은 지분을 가진 외국계 기관투자자의 표심이 최종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양측은 정면충돌한다. ‘최대 실적’을 내세운 최 회장 측과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을 파고드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대결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서 최 회장 등 이사 5인 선임안을 통과시켜 이사회 장악과 경영권 방어를 노린다. 반면 영풍·MBK 연합은 이사 6인 선임과 주총 의장 변경안을 밀어붙인다. 최 회장의 주총 통제권을 빼앗아 실질적인 힘을 빼려는 전략이다.
양측의 수싸움 속에서 표심을 가를 주요 글로벌 자문사들의 잣대는 철저히 엇갈렸다. 특히 이른바 ‘쪼개기 권고’를 통해 어느 쪽에도 100% 힘을 실어 주지 않고 있다.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 5인 전원에 찬성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경영진을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고려아연의 방어 논리에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최 회장의 주총 의장직을 박탈해야 한다는 영풍·MBK가 제안한 ‘주총 의장 변경안’에도 찬성했다. 최 회장의 주총 의장 겸임이 고려아연 이사회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영풍 측의 절차적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ISS의 판단은 더 복합적이다. 최 회장에겐 경영권 분쟁의 책임을 물어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했다. 그러면서도 고려아연이 제안한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5인 선임안’에는 찬성했다. 영풍·MBK 측 이사로 이사회를 교체하는 것보다,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본 것이다. 최 회장 개인의 리더십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고려아연의 이사회 구조 자체는 흔들지는 않겠다는 ‘절충안’이다. 국내 기관인 한국ESG평가원 역시 주주환원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고려아연 현 경영진을 전면 지지했다.
자문사 판단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시장의 시선은 외국계 투자자에게 쏠린다. 현재 양측 지분율은 40% 안팎으로 팽팽하다. 지분 약 5%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선택도 변수지만, 실질적인 승패는 전체 주식의 7% 안팎을 쥔 외국계 기관투자자가 가른다. 이들은 내부 준법감시(컴플라이언스) 규정상 글로벌 자문사의 권고를 정답지처럼 따른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물산 합병이나 2024년 한미사이언스 표 대결 당시에도 글로벌 자문사 권고안이 외국계 표심을 흔든 핵심 변수였다”며 “자문사들의 복잡한 권고안은 ‘고려아연의 실적은 지키고, 독립적인 통제 장치를 마련하라’는 일종의 주문"이라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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