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미국, 한국 대상 ‘무역 301조’ 조사 착수…“과잉생산·무역장벽 들여다볼 것”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2026. 3. 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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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중국·EU 포함 16개국 대상
상호관세 대체 위해 전격 개시
대미무역 흑자국 대상 중심으로
‘과잉생산’ 명분 두고 조사 발표
디지털세 관련 추가조사도 시사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EPA 연합]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16개국·경제권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다.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중장기적으로’ 대체하기 위한 관세부과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이다.

조사 대상국은 주로 미국을 대상으로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들로 제조업 분야의 과잉생산과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 명분으로 삼았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1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파트너 국가들과의 공정한 무역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주요 교역상대국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의 개시를 선언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조사는 특정 경제권의 제조업 부문에서 구조적 과잉생산과 관련된 행위, 정책과 관행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 조사로 과잉생산과 관련한 다양한 불공정 무역관행이 드러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301조 조사 대상국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EU,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멕시코, 일본, 인도 등 총 16개국이다.

USTR은 이번 조사에서 시장 수요와 동떨어진 과잉생산을 들여다보고, 보조금·낮은 임금·국영기업 활동을 포함한 수출 촉진정책 등도 들여다본다는 구상이다. 또 수입품의 시장진입을 방해하는 무역장벽과 부적절한 환경·노동 보호, 보조금 대출, 금융 억압과 환율 관행 등도 조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서면 의견제출·공청회 참석신청 접수창구는 미 동부시간 기준 이달 17일경 열리며, 의견·요청 제출 마감일은 다음달 15일이다. 공청회는 5월 5일경 개최될 예정이다. 그리어 대표는 “최종 공청회로부터 7일 뒤 당사자들은 반박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친 뒤 USTR은 결론을 내리고 대응 조치에 나서게 된다. 그리어 대표는 “대응 조치에는 관세,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협상 또는 기타 조치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이번 조사를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관세’(10%)의 부과 가능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의지다. 그리어 대표는 “시간표와 관련해 150일(122조 관세부과 가능 기간) 기간을 인지하고 있다”며 “122조 관세가 만료되기 전에 조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301조 조사에도 불구하고 한국 등 국가가 미국과 체결한 협정은 독립적으로 유지된다고 그리어 대표는 밝혔다. 협정에서 해당 국가들이 관세·비관세 장벽 등을 낮추기로 한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다만 301조 조사로 추가적인 관세·기타 조치가 있을 수 있다. 그리어 대표는 “조사 종료시 대응 조치를 제안한다면 협정에서 한 약속들이 반영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USTR은 또 디지털세, 의약품 가격, 수산물·쌀 시장 접근성, 해양오염 등 환경문제 등 미국 산업계가 제기해온 사안들과 관련해 추가적인 301조 조사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리어 대표는 “추가적인 301조 조사와 관련해 더 많은 조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USTR은 강제노동과 관련된 301조 조사에도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약 60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될 이 조사에서 USTR은 무역 상대국들이 미국과 마찬가지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률과 같은 조치를 도입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근거를 뒀던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와 관련해서는 당장 추가적인 조치가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당장 몇 주 안에 새로운 232조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지만, 이번 행정부에서는 여전히 선택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날 그리어 대표는 EU에 대한 강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는 ‘이번 조사가 무역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느냐’는 질문에 “EU는 무역 협정에 따른 의무를 거의 0% 이행했다”있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의무 이행에 신속히 대응해 관세를 조정했다”며 반면 유럽은 수개월간 입법을 하지 않았고, 비관세 장벽 문제도 해결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긴장 수준은 우리가 조사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유럽이 약속을 이행하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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