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구 감소에 이민자 늘리려는 정부…우리 동네는 문제 없을까?

양철민 기자 2026. 3. 1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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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의 ‘이민자 유입 시사점’ 보고서 분석
미국과 달리 이민자 유입 따른 내국인 이탈 제한적
생산성 상승 효과 있지만 생활 인프라 질 떨어질수
생성형 AI가 만든 이미지.

우리나라는 해외 주요국들과 달리 특정 지역내 이민자 유입에 따른 내국인 이탈 현상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각종 인프라 공동 사용에 따른 생활 편의성 저하 등 각종 문제 발생가능성이 높은 만큼 보다 섬세한 이민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산업연구원의 ‘이민자 유입에 따른 지역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이민자 유입시, 해당 지역 내 내국인과 외국인 간의 이른바 ‘분리(segregation)’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이민자 유입 시 내국인의 지역 유입률은 떨어지는 반면 유출률은 높아져 내국인 노동력의 순성장률이 감소했다.

실제 미국 공립고등학교 데이터에 따르면 이민자 학생 4명이 증가할 때 백인 내국인 학생 1명이 사립학교로 전학을 가는 등 내국인이 외국인을 기피해 거주지를 이전하는 현상이 쉽게 관찰된다. 또 미국 대도시권에서는 영어 능력이 떨어지는 히스패닉 1세대 자녀가 공립고교에 등록할 경우 비히스패닉 가정이 여타 학군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또 이민자 유입시 내국인의 지역 이탈로 부동산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 또한 이민자가 늘고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 실제 한국은 1994년 산업연수생제도 시행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본격 도입되기 시작했으며, 2004년 고용허가제 시행 및 재외동포법 개정으로 이민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1999년 제정된 재외동포법은 몇년 뒤 중국 및 구소련 출신 재외동포도 ‘재외동포비자(F-4)’를 받을 수 있도록 개정되면서 이민자 유입 추세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2024년에는 ‘숙련기능인력 점수제 비자(E-7-4)’ 도입 및 지역 비자 제도 활성화에 따라 정주형 외국인 근로자의 추가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보고서가 인용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이민자 유입이 내국인 및 전체 인구 변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울 자치구의 경우 미성년 인구 감소 등의 일부 부정적 영향이 관찰됐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이민자 1명 유입당 내국인 0.6명이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내국인 근로자가 직업과 관련된 이유로 이민자 유입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나타나 영향이 양방향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민자 증가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다층적이었다. 미국내 분석결과에 따르면 이민자 1% 유입시 해당 지역 주거비용 및 임대료가 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숙련 이민자 유입시 노동집약적 서비스의 가격이 낮아져 물가를 떨어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이민자 증가시 지역생산성이 상승했으나 편의시설 등 생활 인프라의 질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 이민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법무부가 이달 초 공개한 ‘2030 이민 정책 미래 전략’에는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지역 활력 소상공인 특례제’를 도입해 ‘지역특화형(F-2-R)’ 비자 기준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국내 16개 전문대학 제조업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 5급 이상 취득 및 연 2600만원 이상의 임금 고용계약을 맺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육성형 전문기술인력(K-CORE)’ 비자를 신설한다. 인구감소지역 내 동일 기업에서 3년 이상 근무 시 제공되는 ‘거주 자격(F-2)’ 비자가 신설되며 최장 8개월 체류 가능한 계절근로자 대상의 ‘계절근로(E-8)’ 비자 대상자 중 일부는 ‘농어업 숙련비자’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과학기술 유학생을 정착시키기 위한 ‘케이스타(K-STAR) 비자’의 신청 대상자 확대, 해외 첨단기술 인재를 끌어오기 위한 ‘톱티어(Top-Tier) 비자’ 발급 확대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이민자 증가에 대비한 각종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도 필요한 실정이다. 보고서는 “인구 감소가 진행되면서 향후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 축소 및 소비 둔화가 우려되며, 특히 산업별ㆍ지역별 노동력 부족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 근로자 도입 확대와 지역특화형ㆍ광역형 비자 등으로 인력 수급에 나서야 한다”며 “신중한 정주형 이민자 정책 추진을 비롯해 내국인 숙련도를 고려한 외국인력 도입 및 내국인 인적자본 투자, 지역균형발전 등을 고려한 세대별 맞춤형 지역 편의시설 투자 정책, 공교육 중심의 교육 투자, 이민자 유입에 대응한 소상공인 지원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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