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수익에 22% 세금 때린다…국세청 속도전
내달 설계 돌입, 11월 시범운영 뒤 시스템 오픈
내년 1월 과세 준비 취지, AI 추적 기능도 탑재
‘소득 있는 곳에 과세’ 국세청, 전담부서도 신설
“400만개 코인 털린 국세청 과세 무리수” 비판도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 수익에 과세하는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내년부터는 코인 수익이 나면 세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정부는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원칙에 따라 탈세를 방지하고 세금을 예정대로 부과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400만개 코인을 탈취당한 국세청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무리한 과세를 하려고 한다는 반발이 제기된다.
12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9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긴급공고를 통해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사업금액 약 30억원)을 개시했다. 이달까지 계약을 마무리하고 내달부터 설계에 돌입해 각종 테스트를 거친 뒤 올해 11월 시범운영, 11~12월 시스템 오픈을 하는 일정이다.
국세청은 “2027년부터 가상자산 사업자(거래소)의 개인에 대한 가상자산 거래자료 제출이 의무화됨에 따라 국세청에 수집된 대규모 가상자산 거래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세무조사, 체납자 은닉소득 확인 등에 가상자산 거래정보를 활용·분석해 탈루 혐의를 포착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해 발생하는 소득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과세 된다.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기타소득세(20%)와 지방소득세(2%)를 합산한 총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과세대상 소득은 총수입 금액(양도·대여 대가)에서 필요 경비(실제 취득가액과 부대비용)를 뺀 금액이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1000만원어치 비트코인을 사서 2000만원에 팔아 1000만원의 양도차익을 얻었을 경우, 250만원까지는 공제되고 750만원에 대해 세율 22%가 적용돼 165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성진 국세청 차장은 1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국세청 업무보고에서 “3월 9일에 가상자산 관리개선 태스크포스(TF)를 자체적으로 구성했다”며 “가상자산 탈세 대응을 위한 (전담부서인) 디지털자산총괄과 신설, 통합분석시스템 구축, 자동정보교환제도 시행 등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세청은 고액·상습 체납자로부터 압류한 400만개(당시 시세 기준 480만달러, 69억원) PRTG(Pre-Retogeum) 코인을 치명적인 실수로 지난달 27일 탈취당했다. 보도자료 사진에 가상자산 지갑의 핵심 보안 정보인 니모닉 코드가 고스란히 노출됐기 때문이다.
니모닉은 은행의 보안카드 패스워드처럼 가상자산 지갑을 복구하고 자산을 통제할 수 있는 일종의 ‘마스터 비밀번호’다. 12~24개의 영어 단어로 구성된 이 코드만 알면 전 세계 어디서든 해당 지갑에 접근해 자산을 옮길 수 있고 빼돌릴 수도 있다.
이번에 국세청이 보도자료 사진 배포를 통해 니모닉 코드를 노출한 것은 은행 금고의 비밀번호를 공개하고 돈을 털어가라고 홍보한 것과 같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코인은 되찾지 못한 상황이다. 경찰은 범인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감사원은 검찰·경찰·국세청·관세청 등을 상대로 ‘압수·압류물 관리 실태(가상자산 중심)’ 점검에 착수했다.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을 맡고 있는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특임교수)는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핵심은 국세청의 무지 때문에 압류된 코인이 털렸다는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국세청을 믿고 내년 코인 과세를 맡길 수 있겠는가. 과세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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