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용석아 넌 할 수 있어"…'남매 케미'로 일군 16년 만의 은메달
![휠체어컬링 16년 만의 메달 수확한 이용석과 백혜진(좌측부터)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2/yonhap/20260312073132559ktel.jpg)
(코르티나담페초=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금메달 못 딴 게 아쉬워 혼자 안 울었다는 누나 백혜진과 메달이 마냥 감격스럽기만 한 동생 이용석.
성격은 딴판이지만 빙판 위에서만큼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는 두 남녀가 한국 휠체어컬링의 16년 묵은 메달 갈증을 씻어냈다.
백혜진-이용석 조(이상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 올림픽 컬링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결승에서 중국의 왕멍-양진차오 조에 7-9로 석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지는 못했지만, 한국 휠체어컬링은 2010년 밴쿠버 대회(혼성 4인조 은메달) 이후 16년 만에 패럴림픽 메달 맥을 잇는 쾌거를 일궜다.
경기를 마친 뒤 만난 백혜진은 "우리 팀은 감독님과 용석이, 남자들만 울었다"며 "저는 금메달을 못 딴 게 아쉬워서 눈물은 안 난다"고 웃어 보였다.
그 옆에서 이용석은 싱글벙글 웃으며 "목에 은메달을 걸고 있지만 실감이 나지 않는다. 너무 영광스럽고 행복하다"고 좋아했다.
![은메달 목에 건 이용석과 백혜진(좌측부터)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2/yonhap/20260312073132726wxet.jpg)
백혜진과 이용석은 팀을 이룬 지 약 1년 만에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시상대에 올랐다.
그 비결은 남매나 다름 없는 '환상의 호흡'에 있다.
누나만 셋인 집안의 막내 이용석은 백혜진을 "정신적 지주"라 부르며 따르고, 역시 세 자매 아래에 남동생이 있는 백혜진은 이용석을 "친동생 같은 존재"라고 정의했다.
이용석은 "저희는 항상 경기에 들어갈 때마다 하는 얘기가 있다"며 "누나가 제게 '윤석아 너는 잘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고, 저도 '누나도 잘 할 수 있어'라고 말한다. 그게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백혜진도 "용석이가 성향이 좀 순하고, 샷도 잘하다 보니까 제가 감정적으로 기분이 조금 올라왔을 때 많이 잡아준다. 서로서로 보완되는 부분이 있어서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은메달 수확한 이용석과 백혜진(좌측부터)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2/yonhap/20260312073132876whju.jpg)
패럴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거치며 팀워크는 한층 단단해졌다. 백혜진과 이용석은 벌써 4년 뒤 다음 대회를 기약하고 있다.
이용석은 "나는 항상 누나와 함께하는 것이 좋고 편하다. 다만 누나가 다시 나를 선택해 줄지는 모르겠다"며 옆에 있던 백혜진을 바라봤다.
이에 백혜진은 웃으며 "이제는 이용석과의 호흡에 익숙해졌고 믹스더블 작전 성향도 완벽히 파악했다"며 "남편이 조금 서운해할 수도 있겠지만, 다음에도 이용석을 파트너로 택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은메달을 넘어 다음에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혼성 4인조 종목에서도 메달을 추가하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날 승리는 '스승과 제자'의 기록 대물림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밴쿠버 당시 은메달 주역이었던 박길우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 지도자로서 다시 한번 메달을 일궜다.
![은메달이 확정되고 선수들을 축하하는 박길우 감독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2/yonhap/20260312073133064zqyw.jpg)
박 감독은 "저희가 이 험한 파도를 넘어서 여기까지 왔다"며 "선수들은 오늘 최선을 다했고,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줬다. 실력이 아니라, 단 1%의 운이 저희에게 없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감정적인 사람인 줄 몰랐는데 오늘은 눈물이 났다"며 "아까 경기를 마치고도 눈물이 났고, 선수들이 메달을 받을 때도 왈칵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날 눈물을 흘린 건 박 감독뿐만이 아니었다.
선수들을 묵묵히 뒷바라지해 온 윤경선 대한장애인컬링협회 회장도 현장에서 기쁨의 눈물을 글썽거렸다.
윤 회장은 "백혜진 선수가 나를 '울보 회장님'이라고 부른다. 어제는 울 것 같아 일부러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며 "오늘도 눈물을 참으려 노력했지만, 그저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마치 꿈이 이루어진 것 같아 기쁘다"며 "임기가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으나 남은 기간에도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뒤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좌측부터 백혜진, 이용석, 윤경선 대한장애인컬링협회 회장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2/yonhap/20260312073133243blin.jpg)
coup@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현역가왕3' 우승 홍지윤 "암투병 팬 위해 도전…상금은 기부" | 연합뉴스
- '두쫀쿠' 지고 '버터떡' 뜬다…찹쌀가루·타피오카 판매량 늘어 | 연합뉴스
- '화장실 몰카' 장학관, 다른 식당 포함 수차례 범행 사실 인정 | 연합뉴스
- 먼저 때린 상대 다치게 한 화물차 기사…법원 "정당방위 아냐" | 연합뉴스
- "모즈타바, 미국 공습 첫날 발 골절·얼굴 상처" | 연합뉴스
- 창원 어린이집 토끼장서 3세 원아 손가락 절단…경찰 조사 | 연합뉴스
- '외계인 연관설' 기지 근무 美 퇴역장성 실종 2주째…FBI 수사 | 연합뉴스
- 안산 선부역 인근서 '묻지마 폭행' 40대 체포…테이저건 쏴 제압(종합) | 연합뉴스
- 최불암 측, 건강 이상설에 "재활 치료 중…곧 퇴원 예정" | 연합뉴스
- "이란, 美중동특사 '휴전 메시지' 2차례 퇴짜"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