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에서 실전 능력 확실히 입증한 천궁-Ⅱ

이동헌·이지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메네이 사망을 기점으로 중동 질서는 '억지 유지'에서 '선제 차단' 체제로 구조가 전환될 것"이라며 "자강 논리 확산과 군비 재편 속에서 방공, 유도 무기, 정밀 타격, 무인체계 수요는 구조적 확대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이란 전쟁 과정에서 방공 미사일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며 "방산은 이번 사태와 무관하게 올해 수출 모멘텀도 강한 업종"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 주가는 2월 28일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수직 상승했다(표 참조). LIG넥스원은 3월 3일부터 10일까지 6거래일간 49.12% 급등한 가운데 6일에는 장중 89만9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역시 각각 21.76%, 37.50% 상승했다. 또한 4일에는 각각 장중 165만5000원, 18만4000원까지 치솟으며 새 역사를 썼다.

LIG넥스원 주가 89만9000원까지 상승
이처럼 방산주가 급등한 이유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과정에서 확인된 한국산 요격 미사일 천궁-Ⅱ(M-SAM2)의 실전 경쟁력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UAE)는 개전 직후 발사된 이란 탄도미사일 약 130발에 대응하고자 미국산 패트리엇, 이스라엘산 애로, 한국산 천궁-Ⅱ를 가동했으며, 이들의 종합 요격률이 90%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후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UAE에 실전 배치된 천궁-II가 이란의 대규모 공습을 상대로 96%라는 경이적인 실전 명중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그동안 천궁-II에는 "실전 경험이 없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이번 교전으로 그 의구심이 말끔히 걷혔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전 명중률 96%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방공무기로 평가받는 미국 패트리엇 시스템조차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라는 것이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는 중거리·중고도미사일 요격 방공무기 체계다. 탄도미사일과 적 항공기, 순항미사일 같은 공중 목표물을 탐지하면 유도탄을 발사해 격추한다. 1개 포대는 발사대 4기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유도탄으로 구성된다. 천궁-Ⅱ 활약상으로 LIG넥스원이 가장 주목받지만, 천궁-Ⅱ 제작에는 국내 대표 방산기업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LIG넥스원이 미사일과 체계 종합을 담당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대와 차량을, 한화시스템이 다기능 레이더 등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천궁-Ⅱ의 경쟁력으로 성능뿐 아니라, 가격과 빠른 납기를 꼽는다. 미국 패트리엇이나 이스라엘 애로의 요격 미사일은 발당 약 40억~60억 원 수준으로 알려진 반면, 천궁-Ⅱ는 약 15억 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양산 체계를 구축해온 덕분에 유사 시 빠른 추가 생산과 납품이 가능하다.
UAE는 2022년 1월 약 35억 달러(당시 약 4조8000억 원) 규모로 천궁-Ⅱ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까지 2개 포대가 실전 배치됐으며 나머지 8개 포대는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UAE 측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 후 남은 8개 포대의 공급 일정을 앞당길 수 있는지 문의해왔고, 어렵다는 답변을 받자 3월 8일 수송기를 보내 요격 미사일 30여 발을 먼저 이송해간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가, 방산주 목표주가 일제히 상향
비슷한 움직임은 다른 중동 국가에서도 감지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역시 이미 체결한 천궁-Ⅱ 도입 계약과 관련해 긴급 조달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3년 11월 약 32억 달러(당시 약 4조2500억 원) 규모, 이라크는 2024년 9월 약 25억 달러(당시 약 3조35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상태다.증권가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LIG넥스원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을 방산업종 내 톱픽(최선호주)으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70만 원에서 105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 뒤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고객사의 탄약 추가 구매 요청으로 올해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천궁-Ⅱ에서 시작된 수출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은 다른 제품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공격용 다연장로켓 천무를 비롯해 자주포 K9, 장갑차 레드백, 탄약 등 가장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 및 중동 지역에서 수주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장남현 연구원은 "2026년 수출 모멘텀이 강한 동시에 전쟁 장기화 시나리오 대응 차원에서 방공 미사일 밸류체인에 편입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일찌감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를 18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K2 전차의 2차 생산 계약이 시작돼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되는 현대로템도 하반기에는 신규 수주 모멘텀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한결 연구원은 "올해 기대하는 페루, 이라크, 루마니아 수주가 성사될 경우 수주잔고가 3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목표주가를 34만 원으로 상향하고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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