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고령화 해답, 한국은 외국인 찾는데...日·대만은 엔비디아 로봇 만든다[김창영의 실리콘밸리Look]

실리콘밸리=김창영 특파원 2026. 3. 12.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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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엔비디아 GPU 탑재한 돌봄 로봇 개발
저출생·고령화 해결 문샷 프로젝트 일환
기저귀 갈고 목욕 돕도록 힘 조절 기술 연구
간호사 부족한 대만도 엔비디아 기술 활용
일본이 엔비디아 기술을 도입해 만든 노인 돌봄 로봇 ​​에어렉. 사진 제공=문샷 프로젝트·엔비디아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선진국들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헬스케어(건강관리)가 중요해졌지만 돌봄 인력과 간호사 수는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윤석열 정부는 외국인 유학생이 요양보호사로 일할 경우 전문 인력 비자를 발급하는 정책을 시행했지만 지원자 부족, 처우 문제로 여전히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시범 도입한 외국인 가사관리사 제도는 논란 끝에 본사업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종료됐다.

한국처럼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일본과 대만은 돌봄 로봇에서 답을 찾으려 하고 있다. 두 나라는 인공지능(AI)과 물리적 세계를 결합한 피지컬 AI 산업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와 손을 잡고 돌봄, 헬스케어 로봇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환자를 병상에 눕히거나 일으켜세울 정도로 로봇 기술이 진보했다는 평가다.

11일(현지 시간) 엔비디아 블로그에 따르면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JST)는 엔비디아 기반의 노인 돌봄용 혁신적인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일본 정부가 2018년 종합과학기술·이노베이션회의(CSTI)에서 도입 논의를 시작한 문샷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문샷 프로젝트는 디지털기술과 첨단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국가 사업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 자연재해 등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사회현안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일본은 1994년 고령사회에 들어선 이후 2007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초고령화 사회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20%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다. 2024년말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과 비교하면 17년이나 빠르다.

로봇의 돌봄 기능 이미지. 자료 제공=문샷 프로젝트·엔비디아

일본은 엔비디아와 요리·청소·위생 관리 등을 수행하는 노인 돌봄 지원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이 중 기동성과 휴대성이 뛰어난 ‘드라이 에어렉(Dry-AIREC)’으로 불리는 로봇에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2개가 탑재됐다. 주로 동작 기반 모델 데이터 수집에 사용되는 ‘에어렉 베이직(AIREC-Basic)’의 경우 엔비디아 젯슨 오린 NX 모듈이 AI 처리를 담당한다. 엔비디아 오픈소스(개방형) 로봇 시뮬레이션 플랫폼인 ‘아이작 심(Isaac Sim)’으로 에어렉 로봇이 물체를 조작할 때 얼만큼 힘을 줘야 하는지 추정하는 작업 등을 수행하도록 한다.

도쿄대 생명공학 연구 팀은 최근 국제 지능형 로봇·시스템 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을 통해 노인 욕창 예방 및 기저귀 교체 필수적인 동작인 자세 변경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대학원생 마츠무라 미사는 “기저귀 갈기, 환자 목욕 돕기, 식사 보조와 같은 일들을 로봇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간병인들은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드라이 에어렉 로봇을 훈련시키기 위해 엔비디아 RTX GPU가 탑재된 노트북을 사용해 3차원(3D) 자세 추정, 궤적 계산, 힘 추정을 활용해 로봇의 기능을 향상시켰다. 로봇에 탑재된 카메라는 환자 자세 변경에 필요한 움직임 평가에 쓰였다. 숙련된 간병인 움직임을 데이터로 변환해 궤적을 계산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정확한 자세 변경 방법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마네킹을 대상으로 예비 실험을 진행했으며 사람을 대상으로 테스트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로봇은 환자에게 통증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동작을 완료하기 위해 위치 조정시 적절한 힘을 사용해야 한다. 어깨와 무릎을 누르는 데 필요한 압력을 예측함으로써 적절한 움직임과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개인적인 상태와 신체적 요구를 고려하면서 자세 변경을 자동화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대만 병원에 도입된 누라봇. 사진 제공=TCVGH·엔비디아

대만 제조사 폭스콘은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로봇인 ‘누라봇(Nurabot)’으로 간호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누라봇은 병원에서 약품과 검체를 운반하는 등 시간 소모적이고 피로를 유발하는 작업을 로봇이 대신 수행하도록 설계됐으며 대만의 주요 의료센터에 도입됐다. 타이중 재향군인병원(TCVGH)은 누라봇을 도입한 대표 사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간호사와 조산사는 각각 2900만 명, 220만 명으로 추산된다. 고령화에 따른 수요를 고려했을 때 2030년까지 간호사가 450만 명, 조산사는 31만 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콘과 일본 다국적 ​​기업인 가와사키 중공업이 공동 제작한 누라봇은 폭스콘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인 ‘폭스브레인’, 엔비디아와 GE 헬스케어가 공동 개발한 플랫폼 ‘아이작 포 헬스케어(Isaac for Healthcare)’로 가상 훈련을 하고 엔비디아 젯슨 오린 기기에서 실행되는 홀로스캔 센서 처리 플랫폼 기반 컴퓨팅 기능을 사용한다.

폭스콘은 누라봇이 약물 전달, 검체 운반, 병동 순찰 등 임상 분야에 투입될 경우 간호사의 업무량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병원 인력이 부족한 야간 근무 시간에는 누라봇이 공백을 메워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폐 질환이 있는 환자가 병상에서 일어나 의자에 앉아 호흡 운동을 하려면 간호사 두 명이 필요하지만 누라봇이 있다면 간호사 한 명만으로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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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김창영 특파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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