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으로 장보고 반찬도 산다

12일 관련 업계에 의하면 카카오는 롯데마트와 손잡고 퀵커머스 영역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선물하기와 톡딜에 이어 온라인 장보기와 생활소비까지 카카오톡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 같은 확장의 출발점은 오픈채팅 기반 공동구매 서비스 '오늘공구'다.
오늘공구는 선물하기와 다른 소비 수요를 보여줬다. 생일이나 기념일처럼 남을 위한 소비가 아니라 반찬·신선식품·생활용품처럼 이용자가 직접 쓰는 상품 수요와 구매율을 카카오가 직접 확인한 것이다. 카카오가 집계한 결과 지난해 11월 13일 기준 오늘공구 채팅방에는 4만6000명쯤이 참여했다. 지난해 10~11월 기준 재구매율은 52%였다.
카카오와 롯데마트의 협업은 오늘공구로 확인한 생활형 소비를 장보기와 퀵커머스 영역으로 넓히는 전략이다. 퀵커머스는 신선식품·생필품처럼 반복구매가 많은 상품을 수십 분에서 수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다. 신선식품·생필품 등 일상용품 구매에 자주 사용된다. 상품 특성상 보통 특별한 날만 이용하는 '선물하기'보다 구매 주기도 짧고 재방문 확률도 높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카카오톡 이용량(트래픽)을 끌어올릴 수단인 것이다.
실제 카카오와 롯데마트가 체결한 협약 내용에서 양사의 이해관계가 드러난다. 두 기업은 과일·채소·축산·수산물 등 장보기 수요가 높은 신선식품을 비롯해 냉장·냉동 식품, 생필품 등 일상 소비 중심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부산 제타 스마트센터를 시작으로 새벽배송·초단기배송을 수도권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부족한 물류 능력을 롯데마트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협업해 고객을 더 쉽고 많이 만날 수 있다.
카카오가 올해 1분기 중 쇼핑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는 점 역시 카카오의 커머스 확장 배경으로 꼽힌다. 카카오톡에 온디바이스 형식으로 탑재되는 카카오의 AI 에이전트는 메신저 기반 쇼핑 등의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AI 에이전트가 더 많은 상품을 소개하고 추천하면서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 기반을 넓히려면 상품군의 확장이 필요한 것이다. 상품군이 넓어져야 AI가 추천하고 구매로 연결할 기회가 늘어난다. 그래야 카카오톡 재방문 빈도와 커머스 구매율을 함께 높일 수 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AI 에이전트 도입은 '우리도 이걸 한다'는 홍보 효과와 AI를 통한 편의성 증진이라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본다"며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개인적인 채널을 기반으로 선물하기 중심 커머스를 하고 있었으니 당연히 다른 서비스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잠재적 위험과 커머스 사업 확장에 관한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장석 가천대학교 교수는 "카카오가 지금 커머스 영역을 넓혀두지 않으면 대화는 카카오톡에서 하더라도 구매는 쿠팡·네이버 등 다른 곳에서 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며 "기존 커머스는 사용자가 의도를 갖고 검색·탐색해 구매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대화 맥락 기반 AI 추천은 이 과정의 마찰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에이전트와 연결하면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생활 구매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시나리오를 세운 셈이다"라며 "다만 대화 맥락을 읽어 구매로 연결하는 방식은 개인정보 관련 민감도가 높아서 이용자가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와 규제 환경이 변수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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