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욕망의 충돌… 오페라판 ‘왕좌의 게임’ 보여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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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6세기 바빌로니아제국의 왕 '나부코'는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히브리인들을 바빌론으로 강제 이주시킨 오만한 군주다.
"나부코는 연출에 따라 정말 재밌을 수도, 지루할 수도 있는 작품입니다. 지나치게 신앙적 측면에 집중할 수도 있고, 반대로 한없이 세속적으로 끌고 갈 수도 있고요. 예전에 나부코를 맡았을 때는 혈기 왕성하게 뛰어다니며 노래했다면, 이번엔 어느 때보다 섬세한 나부코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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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서울시오페라단, 내달 재공연
“‘혈기왕성’ 아닌 섬세한 나부코 선봬”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초기 오페라 ‘나부코’는 구약성서 속 ‘바빌론 유수(Babylonian Captivity)’를 바탕으로 인간의 권력욕과 자유, 신에 의한 구원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은 다음 달 9∼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 작품을 선보인다. 다른 극단에선 종종 ‘나부코’를 공연해 왔지만, 서울시오페라단이 무대에 올리는 건 1986년 국내 초연 이후 약 40년 만이다.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나부코 역의 바리톤 양준모(56)와 연출 장서문(43)은 “이번 무대를 권력과 욕망이 충돌하는 거대한 드라마로 풀어내겠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판타지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연상시키는 웅장한 연출이 특징. 장 연출은 “처음 대본 리딩을 할 때 ‘운명의 수레바퀴’ 타로카드를 키워드로 떠올린 뒤 레퍼런스를 찾다 보니 ‘오페라판 왕좌의 게임을 만들어야겠다’ 싶었다”며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인물들의 드라마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뮌헨 ARD 국제콩쿠르 1위를 수상한 바리톤 양 성악가는 이번 공연 포함 다섯 차례나 나부코 역할을 맡은 베테랑이다.
“나부코는 연출에 따라 정말 재밌을 수도, 지루할 수도 있는 작품입니다. 지나치게 신앙적 측면에 집중할 수도 있고, 반대로 한없이 세속적으로 끌고 갈 수도 있고요. 예전에 나부코를 맡았을 때는 혈기 왕성하게 뛰어다니며 노래했다면, 이번엔 어느 때보다 섬세한 나부코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양 성악가는 특히 아비가일레와 나부코의 이중창을 작품의 백미로 꼽았다. 그는 “캐릭터의 디테일이 매우 중요한 장면”이라며 “노래는 물론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표정과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장 연출은 “시각적으로는 나부코가 등장하는 장면이 가장 강렬할 것”이라며 “관객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순간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작품이 오랜 세월 사랑받는 이유로는 대중적인 베르디 음악의 힘이 주로 거론된다. 특히 3막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조국을 잃은 민족의 비애를 노래하는 장면으로, 오페라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합창곡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양 성악가는 “베르디가 이 작품을 쓸 당시 이탈리아 역시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며 “조국을 잃은 민족의 이야기가 당시 이탈리아 상황과 겹치며 큰 공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선 위너오페라합창단에 시민합창단 60명이 추가로 참여해 대규모 합창 장면을 연출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성경을 기반으로 한 오페라라고 딱딱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오페라 보기 전에 사전 공부도 많이 하신다고 알고 있는데요. 저희 작품은 편안하게 오셔서 보셔도 충분히 재밌을 거라고 자신합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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