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웃는 공고생… “현장 기술인력 필요” 기업 러브콜

전력 기기 기업인 LS일렉트릭은 최근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공장 운영을 자동화하는 ‘AI 팩토리’ 기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 확대를 위해선 관련 장비를 설치하고 관리할 전문성과 AI에 대한 이해를 동시에 갖춘 인재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최근 경기 수원의 삼일공고와 산학 협력 협약을 맺고 함께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AI 팩토리 산업에 특화된 지역 인재를 직업계고와 함께 육성해보자는 취지”라면서 “자사 장비로 교육장을 만들어 학생들을 교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가 각종 업무를 대체하며 사무직 인력을 감축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직업계고 학생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새로운 산업 현장에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 기술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올해 교육부와 협의해 직업계고 학생을 50명 뽑기로 했다. 작년 5명에서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 변전소와 송전선로 공사·관리, 각종 총무·회계 업무량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고졸 채용은 이직률이 낮아 전문성을 갖춘 근로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도 직업계고 학생들이 한전의 ‘전기 직군’에 취업할 수 있도록 올해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에 전기산업기사 부문을 신설한다.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은 산업 현장 맞춤형 교육과 훈련을 이수하고 실무 평가를 합격하면 국가기술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세계적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며 원전 수출 청신호가 켜진 두산에너빌리티도 최근 교육부에 직업계고 학생을 채용하고 싶다고 요청한 뒤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기업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기업과 직업계고를 연계해 채용까지 이어지도록 돕는 ‘채용연계형 직무교육’ 사업 규모를 작년 1278명에서 올해 2000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직업계고 학생들 사이에선 늘어난 채용 기회를 잡기 위해 ‘국가기술자격 취득 붐’이 일고 있다. 직업계고 학생의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 취득자 수는 2022년 1514명에서 작년 4714명으로 3배 넘게 늘었다. 특히 반도체 등 제조업 현장의 정밀 부품을 가공하는 ‘컴퓨터응용가공산업기사’나 AI 기반 스마트 공장 설비를 설치·관리하는 ‘자동화설비산업기사’를 따려는 학생이 많다고 한다.
창원기계공고의 조기현 교사는 “AI로 인해 대기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하면서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고 있다”면서 “입학 경쟁률도 올해 2대1까지 올랐고 갈수록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한다”고 말했다.
직업계고는 4~5년 전만 해도 입학 정원을 못 채우는 곳이 많았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블루칼라 직종’의 몸값이 오르고, 직업계고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인기가 올랐다. 예컨대, 광주광역시 직업계고의 신입생 지원율은 2022학년도 83%에서 2026학년도엔 132%까지 뛰었다.
삼일공고 관계자는 “최근 블루칼라 직종에 대한 인기를 보면서 학교에선 1970~80년대처럼 ‘공고 전성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교육계 일각에선 이런 직업계고 붐이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지난 1월 현대자동차그룹이 IT 전시회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뒤 ‘피지컬 AI’가 블루칼라까지 대체해 학생들 일자리가 사라지는 게 아닐까 걱정이 크다고 한다. 서울 한 직업계고 교사는 “아직은 AI 덕분에 블루칼라가 조명받고 학생들 진출 경로도 다양해져 긍정적인 분위기지만, AI 발전이 워낙 빨라 지금 공부한 것이 허사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2020년대 초 ‘코딩 교육 붐’이 일며 상당수 직업계고 학생이 코딩 공부에 매진했다가 AI 때문에 일자리가 대폭 줄며 취업에 실패한 사례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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