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35) 육지 속의 바다-우정공원

경상일보 2026. 3. 1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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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무는 곳 우정이 두터운 곳
정 담은 공원 되어 주야로 함께 호흡
서로의 얼굴만 봐도 반가움이 넘친다

여름이 손 내밀면 도심 속 물놀이장
육지를 바다처럼 부릴 수 있는 안목
해적선 버티고 있어도 인생 항해 순탄하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깔린 야자매트 길을 몇 걸음 오르니 우정공원이 훤히 보인다. 눈을 의심할 정도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육지이지만 이 공원이 추구하는 것은 바다였다. 들어서는 순간 동심이 애드벌룬처럼 부풀어 올랐다.

해적선 한 척이 놓여 있다. 그 배에는 미끄럼틀 시설이 되어 있다. 돛대에는 해골 깃발이 달려 있고 돛대를 이용해 통에 오른 선장은 망원경으로 먼 바다를 보고 있다. 배에서 굵은 그물로 연결된 곳에는 또 다른 미끄럼틀이 있고 상단에는 큰 통이 입을 벌리고 있다. 저 통에서 시원한 물이 쏟아지고 그 아래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신나게 할 것 같다.

바닥은 바다색으로 단장하여 더욱 바다 느낌이 난다. 무채색의 해적선과 큰 통이 달린 알록달록한 미끄럼틀이 서로 쌍을 이루고 있어 단짝 친구처럼 보인다. 그 옆에도 작은 물통이 넷 달린 구조물이 서 있다. 그 아래에서 해맑게 웃을 아이들의 모습이 또다시 그려진다.

해변을 연상하는 곳에는 빨간색의 대형 파라솔이 군데군데 놓여 있다. 주변 한쪽 벽면에는 물속의 풍경을 산뜻한 벽화로 그려냈다. 바다와 육지를 조합한 구조가 마음에 든다. 주변에는 넓은 데크가 놓여 있고 벽돌로 만든 계단이 몇 줄로 층을 이루고 있다.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길도 되고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도 될 것 같다.

이 계단 앞에는 지붕이 둥근 파고라가 있다. 아래에는 팔각형의 테이블이 있고 가정에서 가져온 듯한 의자들도 빈틈없이 테이블 주변에 놓여 있다. 벤치에는 돗자리를 깔아놓았다. 나무의 부식을 막기 위한 주민들의 손길로 여겨진다. 파고라 밑에는 동그란 시계까지 달려 있다. 세심한 손길이 미친 부분이다. 이곳이 인근 주민들의 사랑방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정공원 물놀이장 안내판에는 이용 안내에 대한 내용과 준수사항이 적혀 있다. 다목적용 CCTV가 작동 중임을 나타내는 구조물에 비상벨 버튼도 달려 있다. 이곳이 금연구역임을 나타내는 팻말도 보인다. 안전을 대비한 내용들이 보기만 해도 반갑다. 공원과 인도의 경계를 나타내는 울타리에는 "만일 어린아이가 초기의 느낌대로만 자라나 준다면 이 세상은 천재로 꽉 차게 될 것이다."라는 괴테의 글이 인용돼 있다. 누구나 보는 순간 한 번씩 읊조리게 될 것 같다.
▲ 글·사진=박서정 수필가·소설가

다른 공원에는 거의 볼 수 없는 화장실과 욕실이 갖춰져 있다. 물놀이 후 몸을 씻고 옷도 갈아입을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으로 보인다. 모든 것이 잘 관리된다는 기분이 든다. 저녁을 먹은 후 인근 주민들이 약속이나 한 듯 이곳에 모여 준비한 다과를 나눌 모습이 따듯이 그려진다. 언젠가 이곳이 생각나는 밤에 다시 한번 와 보고 싶다.

다른 공원에 비해 꽃과 나무는 별로 없지만 소중한 물놀이장이 있어 특징 있고 독특한 공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들이 바다로 가기 힘들 때 이곳이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여름에 바다를 가지 않아도 바다 느낌을 주는 이곳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곧 시작될 것이다.

우정동의 우정牛亭과 동음이의어로 우정길에 위치한 이 공원에서 우정友情을 두터이 나눌 이웃이 그려진다. 훈훈함이 벌써 물결쳐 온다.

글·사진=박서정 수필가·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