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쿠폰 갑질 논란' 야놀자·여기어때, 고객사·소비자 반발 조짐
앱 상단 노출광고에 할인쿠폰 판매해 미사용 시 자동 소멸
야놀자·여기어때, 전체 매출서 절반 이상이 광고·수수료

[더팩트 | 손원태 기자] 국내 숙박 플랫폼 양대산맥인 야놀자(놀 유니버스)와 여기어때가 입점 숙박업체들 대상 '갑질'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부과와 검찰 수사라는 이중고에 처했다. 이들은 고객사에 광고성 상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자가 사용하지 않은 쿠폰들을 환급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소멸시켜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는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지난 10일 경기 성남시 야놀자 본사와 서울 강남구 여기어때 본사에 각각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광고 쿠폰 관련 자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두 회사가 독점적 거래 지위를 이용해 입점 숙박업체들에 불이익을 주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 1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두 회사를 의무고발요청제도를 통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의무고발요청제도는 중기부가 중소기업들의 피해 정도나 사회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고발 요청하면,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제도다.
공정위 조사에서 야놀자는 지난 2017년 2월부터 2024년 5월까지 '내 주변 쿠폰 광고' 상품을 입점 업체들에 판매하고, 1개월의 계약기간이 끝난 뒤 미사용 쿠폰 약 12억원을 별도 환급 없이 소멸시켰다. 여기어때도 '고급형 광고'를 입점 업체들에 판매하고, 쿠폰 유효기간을 하루로 설정해 약 359억원 상당의 미사용 쿠폰을 환급 없이 폐기했다.
이 쿠폰은 앱 상단에 더 많이 노출시켜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한다. 야놀자는 업체가 '내 주변 쿠폰 광고'를 사면, '선착순 쿠폰' 광고 카테고리에 객실을 올려 광고비의 10~25%를 소비자 할인 쿠폰으로 전환했다. 여기어때도 업체가 '고급형 광고'를 사면, '리워드형 쿠폰'을 발급해 앱 상단에 객실을 띄운 후 광고비 최대 29%를 소비자 할인 쿠폰으로 지급했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이 같은 방식으로 입점 업체들에 광고성 쿠폰을 판매하고, 미사용 쿠폰을 일방적으로 처분한 것은 부당 행위라고 판단, 야놀자에 5억4000만원 여기어때에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두 회사는 이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 숙박업체, 손배소 제기…소비자 여론도 '싸늘'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국내 숙박 플랫폼 양강 주자다. 합산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두 회사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있는 만큼, 숙박업체들은 이들이 제시하는 판촉 행사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정위 조사를 통해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미사용 쿠폰을 소각한 총액이 370억원에 이르고, 피해 업체들만 2500곳에 달하게 된 사실이 알려지자 업계의 반발을 불렀다.
한국중소형호텔협회는 회원사 11곳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협회 측은 "영세 숙박인 보호를 위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상한제처럼 플랫폼 수수료율도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다. 특히 야놀자의 '예약 후 10분 경과 시 환불 불가' 약관이 불공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했다. 지난 2023년 한 소비자가 야놀자 앱을 통해 통해 호텔 숙박상품을 예약했고, 2시간이 지나 취소를 요청했으나 '약관상 환불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예약 취소는 10분 이내로만 가능하며, 10분을 넘길 시 예약금의 100%에 해당하는 취소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도 "비슷한 경우로 휴가 앞두고 잘못 예약해서 환불 신청했는데 거절당해 여행을 망쳤다", "불공정 약관인데 왜 정부는 이 문제를 방관하는 것이냐" 등의 공감대를 이뤘다.

◆ 야놀자·여기어때,매출 상당수 수수료에 의존…매출 공식 흔들리나
수사선상에 오른 '광고+쿠폰' 결합 상품이 어떠한 판단을 받느냐에 따라 두 플랫폼사의 매출 공식이 흔들릴 수도 있다.
2024년 기준 야놀자와 여기어때 연 매출액은 각각 2884억원, 2488억원을 기록했다. 그중 야놀자의 광고수익, 판매수수료 합산 매출은 약 1730억원(60%)이다. 마찬가지로 여기어때의 광고수익, 판매수수료 합산 매출은 약 2103억원(84%)이다. 매출의 핵심 구조가 이번 논란과 직결된 셈이다.
공정위는 '광고+쿠폰' 결합 상품이 입점 업체가 비용을 지불한 재화라고 판단한다. 업체가 낸 광고비에 쿠폰 가격이 포함돼 있는데,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플랫폼 기업이 돌려주지 않는 것은 부당 이득이라는 것이다.
반면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광고와 쿠폰을 연계해서 만든 결합 상품으로, 마케팅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이 쿠폰은 소비자들의 예약률을 높이는 데 주력할 뿐 고의적으로 편취하기 위해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수사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넘어 횡령·배임 혐의로도 확대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더구나 이재명 대통령도 '플랫폼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상태라, 검찰의 수사 강도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놀자 측은 "수사당국의 요청에 따라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여기어때 측은 "현재 조사 중인 사안으로 별도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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