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말했다, 전세기+특급대우 즐기라고…끝없는 ML 도전이 한국야구 성장동력, WBC 8강 ‘진정한 의미’

김진성 기자 2026. 3. 1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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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호주 경기. 한국이 7-2로 호주에 승리해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기뻐하는 이정후./도쿄(일본)=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전세기 체험은 마쳤다. 지금 한국야구대표팀은 메이저리거들이 받는 특급대우를 체험하고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주최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라운드, 그러니까 이번대회부터 8강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모든 국가, 모든 선수에게 메이저리거에 준하는 대접을 한다. 한국의 8강 진출이 확정되자 김태균, 윤석민 등 과거 2006년, 2009년 WBC 멤버들이 일제히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라떼' 무용담을 털어놨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호주 경기. 한국이 7-2로 호주에 승리해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글러브로 얼굴을 가리고 울고 있는 이정후와기뻐하는 선수들./도쿄(일본)=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태균 KBS N 해설위원은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태균[TK52]를 통해 전세기를 타보니 입국 수속 등이 생략되고, 도착하면 내리자마자 곧바로 버스를 타고 호텔 혹은 경기장으로 이동한다고 회상했다. 전세기의 전 좌석이 비즈니스클래스였고, 도착할 때까지 원하는 음식을 계속 먹을 수 있었으며, 축제 분위기로 이동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대표팀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계속 특별한 경험을 한다. 일례로 메이저리거들이 받는 세탁물 클리닝 서비스를 체험한다. 호텔 룸 서비스 등도 계속 받는다. 이정후(28,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많이 부탁하고, 부탁하는 만큼 팁을 주면 된다고 했다. 심지어 경기장에서 유명 메이저리거들을 만나면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으라고 했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다. 메이저리거들은 그런 요청을 받는 게 익숙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임한다는 논리다.

메이저리거들과 마이너리거들의 대우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30개 구단 모두 선수의 짐을 운반하고 이송하는 서비스를 하는 직원들이 따로 있다. 음식의 수준은 말할 것도 없다. 최근 마이너리거들의 대우도 대대적으로 좋아졌다. 더 이상 눈물 젖은 빵은 안 먹어도 된다. 그래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대우의 격차는 분명히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그렇다면 미국에선 왜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일까. 결국 메이저리그에 대한 동경을 넘어 메이저리거를 향한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라는 게 야구인들의 설명이다. 메이저리그의 특급대우가 탐나면 야구를 더 잘해서 메이저리그에 갈 실력을 보여주면 된다는 의미다.

이정후의 얘기도 같은 맥락이다. 메이저리거들이 맛보는 서비스를 충분히 체험해보라는 것은, KBO리그의 많은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꾸고, 그만큼의 준비와 노력을 해보라는 일종의 독려다. 개개인의 끝없는 성장 갈구 및 준비, 노력이 곧 한국야구의 발전 동력이다.

국내에서 비FA 다년계약으로 300억원 시대가 열렸다. 특급FA가 어렵지 않게 100억원대 계약을 체결한다. 그것도 좋다. 인생의 목표가 돈 많이 벌기라면, 그 또한 이뤄내는 선수들은 박수 받아야 한다. 프로스포츠 선수의 수명은 짧다. 마흔까지 한다고 해도 보통의 직장인과 다르다. 기회가 될 때 바짝, 많이 벌어야 한다.

단, 그와 별개로 더 높은 목표, 더 높은 꿈을 꾸는 것도 필요하다. 분명히 현재 KBO리거들 중에서 이정후, 김혜성(27, LA 다저스), 김하성(31,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처럼 빅리그의 꿈을 꾸는 선수들도 있다. 당연히 KBO리그에서의 성공, 그 이상의 피 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나 빅리거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빅리거들이 받는 대우가 특별하다.

그런데 그 꿈이 현실이 된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상상 이상의 특급 서비스도 받고, 국내에서 FA 대박을 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다. 이정후의 몸값은 1668억원(1억1300만달러)이다. 307억원 계약을 예약한 노시환의 약 5배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호주 경기. 한국이 7-2로 호주에 승리해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류현진이 이정후와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도쿄(일본)=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17년만의 WBC 8강 진출은 그런 의미도 있다. 국내에서 피 끓는 야구 열정을 갖고 생활하는 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라는 신세계를 간접 경험하는 무대다. 평생 누리고 싶다? 그럼 죽도록 노력해서 메이저리그로 가면 된다. 그런 선수가 늘어날 때 한국야구는 자연스럽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대표팀에 뽑힐 정도의 선수들이 KBO리그 탑클래스에만 만족해선, 한국야구는 앞으로 달려가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도전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가는 길이 험할 뿐이다. 그리고 그 험한길을 뚫으면 본인에게도 한국야구에도 신세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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