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뚫으려 불법 연장”…공사기간 단축이 화 불렀나?

문다애 2026. 3. 1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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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앵커]

지난주 만촌역에서 발생한 천공기 전도 사고의 원인 조사가 진행 중인데요,

KBS 취재 결과 장비 운용업체가 천공기 성능을 높이려고 길이를 불법 연장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공기에 쫓겨 사고가 났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보입니다.

문다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천공기의 긴 기둥 구조물인 '리더'가 천천히 기울더니 본체까지 완전히 쓰러집니다.

일본산인 이 천공기는 지면을 뚫어 암반까지 파일을 박는데, 기둥 구조물, '리더'와 뒤쪽 두 개의 지지대가 삼각으로 전체를 지탱하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리더가 길고 무거울수록 전도 가능성은 커집니다.

KBS가 단독 입수한 작업계획서 상의 천공기 제원을 보면 리더의 최대 길이는 21m, 하지만 사고 당시 리더 길이는 24m로, 3m를 추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건설기계안전기술연구원은, 리더 길이가 3m 늘면서 무게도 1.5톤 증가해 무게 중심이 위로 쏠렸고 결국 전도에 영향을 줬을 거라고 추정했습니다.

왜 문서와 달리 리더 길이를 연장했을까?

업계에서는 공기 단축을 지목합니다.

땅을 더 깊이 뚫으려면 대형급 천공기가 필요하지만 장비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설치할 공간도 좁았던 상황, 가뜩이나 공기에 쫓겼던 터라 무리하게 개조해 작업을 강행했다는 추정입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관계자/음성변조 : "원청에서 (불법 개조를) 알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이미 공기가 너무 많이 지나버렸다 보니까 원청 건설사나 발주처를 중심으로 공기 단축에 대한 압박이 많이 커졌을 거라고…."]

시공사는 장비 업체의 불법 연장 의혹에 대해 확인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또 국토부는 리더 불법 연장이 확인되면 건설기계관리법 위반으로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장비 불법 개조 정황에 안전장치 미비까지 확인되면서 건설 현장의 중장비 관리 실태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문다애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인푸름

문다애 기자 (All_lo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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