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성산구 ‘49층 마천루 시대’ 연다

박준영 2026. 3. 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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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동 일대 공간 규제 완화 딛고
‘T자형’ 중심 고밀도 복합개발 탄력
국책사업 맞물려 R&D 허브 추진
“인프라 갖춰 시너지 극대화 필요”

창원시 성산구 도심에 49층 규모의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전망이다. 창원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로 꼽힐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후화된 도심 주거·상업 환경을 재편하는 동시에, 인근 창원국가산업단지의 변화 흐름과도 맞물리며 도시 구조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도심 생활 인프라 확충과 주거 수요 대응을 위한 고층 복합개발이 조선과 원자력, 방산 등 주력 산업의 활황기를 맞아 지역 청년의 이탈을 막고, 창원 산업·도심 공간을 재편할지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11일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옛 창원호텔 부지에 초고층 주상복합 ‘창원자이 더 스카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김승권 기자/

◇대대적 규제 완화된 창원 도심=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지정 50주년을 기점으로 유례 없는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수치 이면에는 50년 된 산단의 낡은 시설과 문화·여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청년 이탈’이라는 뼈아픈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우수한 두뇌 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지만 청년 세대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낡은 정주 여건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소프트웨어적 혁신을 주도할 연구개발(R&D) 거점 육성과 도심의 획기적인 ‘공간적 혁신’이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조 인프라는 외곽 산단에 맡기되 기업들의 핵심 연구개발 기능은 도심으로 적극 끌어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창원의 연구개발 및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 역할을 수행할 최적의 입지로는 단연 창원 경제의 심장부인 성산구 중심상업지역과 창원대로 일대가 꼽힌다. 과거 핵심 상권이었던 중앙동 일대는 상남동에 주도권을 내어주며 쇠퇴기를 겪었으나 2009년 대형 오피스 빌딩과 공공기관을 유치해 ‘1차 부흥’을 이뤘다. 하지만 첨단 연구개발 기업이나 IT강소기업의 집적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상권 확장에 한계를 보여왔다.

이에 창원시는 오랜 정체기를 타개하고 4차 산업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비즈니스 메카로 도약하기 위해 선제적인 공간 규제 철폐에 나섰다. 지난 2023년 11월 발표되고 연말에 확정된 ‘배후도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가 그 출발점이다. 핵심은 창원 경제의 두 대동맥인 ‘중앙로’와 ‘창원대로’가 교차하는 이른바 ‘T자형 개발 축’을 중심으로 고밀도 복합 개발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당시 시는 상업지역 내 주상복합 개발 시 까다로웠던 2필지 이상 공동개발 조건을 과감히 삭제하고 부지면적 5000㎡이상만 충족하도록 기준을 크게 조정해 초고층 복합건물 개발의 문턱을 대폭 낮췄다. 또한 창원대로를 둘러싼 13.8㎞ 중 6.3㎞ 구간의 준공업지역 역시 자잘한 필지를 묶는 합필 개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기존 5~10층으로 묶여있던 획일적인 높이 규제를 최저 16층 이상으로 상향해 획기적인 공간 활용의 제도적 기반을 닦았다.

◇규제 완화 속 국책 사업 눈길= 2023년 말 단행된 선제적인 규제 완화는 국가 차원의 거점 조성 사업과 맞물리면서 도심 공간 재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지원 사업’에 최종 선정된 데 이어,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3개 부처 공동 추진하는 ‘문화선도산단’ 공모사업에도 잇따라 선정되는 쾌거를 안았다. 특히 창원대로와 접한 부지에 2개 동, 지상 30층 규모로 건립될 ‘R&D 커넥트 허브센터’는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핵심 앵커 시설이다. 기업부설연구소와 창업보육센터 등을 집적화하는 이 매머드급 사업과 더불어, 150개 이상의 디지털 공급기업을 육성하는 ‘경남 디지털 혁신밸리’ 조성도 본격화되고 있다. 제도적 빗장이 풀리고 국책 사업이 구체화되면서 창원 도심을 상징하던 40년 된 평면적 스카이라인도 수직으로 솟아오르고 있다. 공간 혁신의 신호탄은 중앙동 중심으로, 옛 창원관광호텔 부지에 총 519가구, 최고 49층 높이의 ‘창원자이 더 스카이’가 들어서며 중심상업지역의 스카이라인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도심 전역으로 확산하는 초고층 바람은 R&D 인력 유입을 위한 정주 여건 개선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심상업지역의 고밀도 개발이 ‘반쪽짜리’ 성공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치밀한 후속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규모 고밀도 개발이 자칫 건설사들의 수익성만을 좇는 단순 주거 시설 공급에 매몰될 경우, 도심의 자족 기능이 상실되고 야간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2023년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이후 나타나고 있는 도심 초고층화 현상은 낡은 경관을 혁신하고 유동 인구를 끌어모으는 호재임이 분명하다”고 진단했다.이어 “국책 사업과 민간 초고층 개발의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며 “초고층 랜드마크를 마중물로 첨단 기업을 유치하고, 업무·문화 융복합 인프라를 갖춰야 진정한 미래형 중심업무지구(CBD)가 완성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준영 기자 bk6041@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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