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제작 임은정 대표 “긍정의 힘이 만든 기록…신진 창작자에 희망 되길”

“멈출 뻔했던 기획, 첫 작품 선택
제작 초기부터 장항준 감독 픽
사전에 참고한 작품 전혀 없어
‘천만’ 알았다면 CG에 더 썼죠”
“장항준 감독님이 그러셨거든요. ‘좋은 사람들이 좋은 뜻으로 만들면 잘된다는 걸 입증하자’고요. 그 말이 예언이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역대 34번째 ‘천만 영화’로 기록된 <왕과 사는 남자>의 제작사 ‘온다웍스’ 임은정 대표(40)는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작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긍정적 힘 덕분에 작품을 좋게 만드는 선순환을 만들어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대표는 “어른으로서 지키지 못한 어린 세대에 관한 이야기, 일상적으로 가져야 할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가 더해졌다”며 “제작자로서 이 이야기가 의미가 있고 사극으로서 새로워 제작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지난 9일 개봉 31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이날 현재 누적 관객 수는 1188만명이다. 1400만명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 대표는 흥행 열기에 대해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바라던 관객 수가 있긴 했지만 이 정도의 흥행이 될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며 “영화계에서 천만 영화가 다시 나올 수 있을지 고민이 들던 시점에 모두의 희망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2011년부터 2023년까지 CJ ENM 영화사업부 투자팀과 기획제작팀 프로듀서로 일했다. 2023년 4월 퇴사 직후 제작사 온다웍스를 설립했고 <왕과 사는 남자>는 이 회사의 첫 작품이다. “2019년 제가 엄흥도 이야기를 쓰는 것이 어떻겠냐고 황성구 작가님께 제안했고 2020년 초고가 나왔어요. 그런데 당시 회사에서는 작품 개발을 멈추자는 결정이 내려졌죠. 회사를 차린 뒤 작가님이 간직하고 있던 초고를 다시 가지고 와서 작업하게 됐습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 멈출 뻔했던 기획을 살렸다는 점에서 <왕과 사는 남자> 성공의 숨은 주역이라 할 만하다.
임 대표는 작업 초기부터 연출로 장항준 감독을 점찍었다고 했다. 그는 “투자팀에서 일할 당시 장 감독의 대본을 읽을 기회가 많았다”며 “당시부터 실존 인물을 대하는 마음과 방식이 흔하지 않은, 준수한 작품을 만드는 감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단종 역에 박지훈 배우를 기용하자고 처음 제안한 것도 그였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팬으로서 데뷔한 친구들을 다 지켜보고 있던 와중, 드라마 <약한영웅> 현장에서 나오는 칭찬을 듣고 박지훈 배우를 추천하게 됐다”며 “유해진 선배님이 캐스팅되어주신 덕분에 새로운 배우를 기용할 수 있게 되어서 (유해진 배우에게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왕과 사는 남자>의 만듦새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영화 속 호랑이 CG가 아쉽다는 평에 “미술감독님이나 의상팀이 더 해볼 수 없는지 물어봤지만 여건상 반영이 쉽지 않았다”며 “최소비용 최대효과를 노리자는 쪽으로 뜻이 모였지만, ‘천만을 기록할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썼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제작사 측은 “호랑이 CG를 다시 작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는 최근 드라마 <엄흥도>의 각본과 유사하다는 표절 주장도 제기됐다. 임 대표는 “사전에 참고한 작품은 전혀 없다”며 “계약 과정과 회의록이 다 남아 있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보시면 납득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과 사는 남자>로 극장가는 뜨겁지만, 영화가 침체로 개봉 영화 수가 줄어들며 ‘이것 말고는 볼 게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임 대표가 바라보는 한국 영화의 미래는 어떨까. “저는 <왕과 사는 남자>가 다정함과 미래세대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마찬가지로 한국 영화도 미래세대가 나올 수 있는 산업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저희 영화가 재능 있는 창작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데 일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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