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엑스맨이야”, 1·2심은 모욕죄 인정, 대법은 “NO”

박준우 기자 2026. 3. 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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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방해꾼을 일컫는 '엑스맨'(X맨)이란 표현이 모욕에 해당한다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대법이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A씨의 모욕 혐의 상고심에서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던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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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예정자 비대위 활동 중 동대표간 갈등
상대편에 ‘시공사 엑스맨’ 이라고 해 모욕죄 기소
1·2심 벌금형 선고했지만 대법 무죄 취지 파기환송
“일상적 사용되는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
대법원 전경. 대법원 홈페이지 캡처

내부 방해꾼을 일컫는 ‘엑스맨’(X맨)이란 표현이 모욕에 해당한다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대법이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A씨의 모욕 혐의 상고심에서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던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A 씨는 인천 중구 한 아파트 입주 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던 2019년 4~7월 세 차례에 걸쳐 다른 동대표 B 씨를 ‘엑스맨’이라고 비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씨와 갈등 관계에 있던 A 씨는 입주민들에게 “B씨가 시공사 엑스맨이다” 등 발언하며 모욕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입주민들이 비대위를 구성해 활동할 정도로 당시 아파트에 현안이 있었고, A 씨와 B 씨 모두 동대표로 여러 비대위 업무를 담당했다”며 “A 씨는 비대위 업무와 관련해 B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이 있는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발언 내용에 비춰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로, 위법성이 없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2심도 “‘엑스맨’은 ‘시공사로부터 매수당해 입주민을 와해시키는 자’라는 뜻으로,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저하시키기 충분한 추상적 판단이거나 경멸적 감정 표현”이라며 모욕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일부 발언은 실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벌금 50만 원으로 감형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정도이거나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의견 또는 감정을 나타내면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이 사용된 경우 등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으로 볼 수 없어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발언은 피고인이 동대표나 비대위 위원으로 함께 활동하는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객관적으로 드러난 일정한 전제사실을 기초로 피해자의 행위와 처신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 위한 것”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면서 일상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일 뿐,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모욕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엑스맨이란 용어는 1963년 미국 마블 코믹스 만화의 등장하는 히어로 집단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국내에서는 2003년부터 방영됐던 예능 ‘X맨’의 인기에 힘입어 ‘내부의 적이나 한 공동체 내부에서 분탕질을 일삼는 사람’이란 의미로 많이 통용돼 왔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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