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145억 체험단지' 발길 끊긴 지 오랜데…예산을 또?

이상엽 기자 2026. 3. 1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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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망가진 장난감은 빛이 바랬습니다. 유리창은 깨진 채 방치됐습니다. 13년 전 경북의 한 지자체가 145억원을 들여서 체험단지를 만들었는데요. 문을 닫은 뒤 7년째 폐허 모습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지금도 해마다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함순이/주민 : 지금은 학교 폐지되고 장난감 공원을 한다고 하는데 하지도 않고.]

[김영자/주민 : 2층 가면 전부 방이에요.]

[윤두화/주민 : 장난 같이 친다고 해서… {와서 장난을 치라고요?} 네.]

이곳 이름은 '장난끼공화국 달빛예술학교'입니다.

오래 전 문 닫은 초등학교를 지난 2013년 경북 청송군이 개발했습니다.

발명가들과 지역민들이 예술을 즐기고 관광객들이 요리, 공예 등을 체험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게 취지였습니다.

주변 탐방로를 포함해 145억원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구호만 요란했고 실상은 뭘 하는 공간인지 모호했습니다.

결국 사람은 오지 않았고 2019년 문을 닫았습니다.

이곳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예전에 국민학교였고 지금은 장난끼공화국 이름이 붙었는데 '경제를 되살리는 신화를 만들 것입니다' 이렇게 적혔네요.

저쪽에 조형물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가까이 살펴보니 공룡 세 마리가 있습니다.

아주 무섭게 생겼어요.

제 머리가 입 안에 다 들어갈 만큼 아주 크고 왼쪽 뒷다리는 불에 탔습니다.

연못은 관리가 안 돼서 오래 방치된 상태로 보입니다.

이렇게 발판도 부서져서 조금만 디뎌도 무너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쪽에 조형물이 또 있는데요.

공룡알인가 싶은데 뭔지 잘 모르겠어요.

알아보니 이 연못 일대 공사비로 14억원을 썼다고 합니다.

장난끼공화국 중앙청이라고 하는데요.

리모델링 공사비로 9억원을 또 썼다고 합니다.

2019년까지 체험시설로 쓰였어요.

복도를 따라 쭉 걷다보면 책상과 의자, 칠판도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요.

빈 방들이 여러 개 보이네요.

방 안에 뭐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방 안에 침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침대 위에 벌레가 엄청 많습니다.

복도 바닥도 한번 비춰주시죠.

박쥐 사체가 확인되고 죽은 벌도 곳곳에 있습니다.

옥상으로 연결돼서 밖으로 나와보니 기왓장이 부서진 모습도 보입니다.

시설은 폐허가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주민들이 몰랐던 돈을 또 쓰고 있었습니다.

풀 베고, 발판 고치고, 무인 경비에 보험 가입까지 최근 6년 동안 운영비로 1억 3천만원을 썼습니다.

더 취재해보니 지자체는 이곳 주변에 8만제곱미터 땅을 더 샀습니다.

땅값만 32억원입니다.

하지만 진행하는 사업은 없고 빈 땅입니다.

지자체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고민하겠다고 했습니다.

[청송군청 관계자 : {쓰임새에 대해서는 계획이 있으신 거예요?} 영업 이익을 낼 수 있는 카페라든가.]

다만 현실성은 없어보입니다.

주민들은 여기서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지금 이곳에 남은 건 깨지고 부서지고 불에 탄 흔적뿐입니다.

[영상편집 홍여울 VJ 김동규 작가 유승민]
[영상디자인 황수비 취재지원 이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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