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사퇴···통합시장 경선룰 갈등 격화

임창균 2026. 3. 1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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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 최고위, 정책배심원제 확정
첫 통합시장 선거, 경선룰은 그대로
후보·시민단체 "혁신방식 도입해야"
김이수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당공천관리위원회 공천 심사 발표에서 인천광역시장 후보를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6·3 지방선거를 석달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전남에서 ‘전남광주특별시장’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기존의 선거법과 민주당 경선룰 등이 전례없이 바뀐 선거 환경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출마예정자들의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면서다. 급기야는 전남의 4선 중진의원이 경선 ‘보이콧’과 함께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11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정책에 맞춰 대전·충남, 대구·경북과 달리 압도적 여론을 발판삼아 광역지자체간 통합을 이뤄내는 등 이른바 ‘퍼스트 펭귄’을 자처했다. 하지만 문제는 경선룰 확정 과정에서 불거졌다. 현재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시민공천배심원제’가 대표적이다.

전남지역 대표적 중진의원으로, 전남광주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했던 이개호 국회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혁신안으로 제시한 시민공천배심원제가 배제되면서다. 그는 공관위가 숙의 끝에 추천한 시민공천배심원제를 최고위가 ‘없던 일’로 하고 ‘의결권 없는 정책배심원제’를 대신 채택하데 대해 “면접 시험관이 질문만 하고 채점은 못하는 말도 안되는 ‘무늬만 배심원제’다”며 “320만 통합 시민의 의사를 무시한 폭거이자 지역 여건을 도외시한 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 의원의 경선 불참이 경선룰에 대한 반발로 풀이되는 이유다.

‘경선이 곧 본선’인 지역 특성상 민주당 경선룰은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추진되는 시점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기존의 권리당원과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대50으로 경선을 치를 경우 특정 권역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광주 유권자는 약 120만명, 전남은 156만명 수준이며, 권리당원도 각각 13만명과 18만명가량으로 파악된다. 이런 상황에서 경선을 진행할 시 공약과 정책에 대한 검증보다, 단순 후보 인지도와 조직력, 후보 간 합종연횡으로 경선 결과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행정통합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새로운 경선룰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이 의원은 “통합 선거구 유권자들이 후보들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특수한 상황을 반영한 경선 방법을 당에 요청했음에도, 당에서는 다른 지역과 동일한 경선방식을 내놓았다”며 “계속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현행 경선 방법의 정당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청래 대표는 6일 최고위에서 배심원에게 투표권과 의결권을 주지 않고 토론회 패널로 참석하게 하는 ‘정책배심원제’ 도입을 밝혔다. 8인 예비경선은 권리당원 100% 투표로 상위 5인을 선별하고, 본경선은 권역별 연설회와 토론회 등을 거쳐 권리당원 50%, 여론조사 50%로 진행한다. 기존의 경선룰과 큰 차이가 없는데다, 행정통합에 따른 선거구 변화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경기보다 경선일 정을 빠듯하게 잡아 후보들의 선거운동 기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신정훈 국회의원도 “다른 곳은 몰라도 전남광주는 지난 2일에야 최종 통합됐다. 15일도 지나지 않았다. 양 시도지사가 통합을 선언한 날로부터 따져도 만 두 달만이다”며 “대한민국 헌정사상 그 어떤 선거보다 최단 기간 내 결정된 선거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신설된 통합 특별시장 경선기간을 최대한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가 비판 성명을 내는 등 후유증도 크다. 한국투명성기구 광주전남본부는 “행정통합으로 선거구가 크게 확대되면서 후보자 자질과 정책을 충분히 검증하기에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고 기존 방식의 경선만으로는 변화된 민심과 선거지형을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시민 참여와 정책 검증 기능을 강화한 혁신적인 경선방식의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선후보인 강기정 시장과 신정훈·이개호·정준호 의원 등 4명은 지난 8일 김이수 공관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시민배심원제 등 공정한 경선 관리를 위한 3대 요구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지역 정가 관계자는 “중진 의원인 이개호 후보가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민주당 경선 시스템 자체에 정치적 메시지를 던진 것과 다르지 않다”며 “8명에서 7명으로 후보군이 줄어드는 상황 자체도 유권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좁아진 것이고, 정책 경쟁보다 경선 구도나 룰을 둘러싼 계산이 부각되는 선거가 될 수 있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지병근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합이 속도전으로 추진되면서 추진 과정 전반에 걸쳐 절차적 정당성이 취약했다”며 “최소한 통합시장을 뽑는 선거에서만큼은 후보자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제공이 있어야 한다. 기존의 단순 여론조사보다는 현재 상황을 고려한 새로운 경선룰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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