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노동자도 원청교섭 요구 “정부 나와”

이재 기자 2026. 3. 1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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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부다.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 뒤 돌봄노동자들이 정부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돌봄공동교섭단은 11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인, 장애인, 아동의 곁을 지키며 공동체를 유지해 온 돌봄노동자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 취급을 받았다"며 "정부는 민간위탁과 간접고용이라는 장막 뒤에 숨어 돌봄노동자의 눈물 섞인 호소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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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성평등부·교육부 상대 … 해석지침은 원청사용자성 유보적
▲ 민주노총 소속 돌봄노동자들이 11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돌봄노동자의 실질 사용자가 보건복지부라며 원청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이번엔 정부다.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 뒤 돌봄노동자들이 정부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실제로는 노정협의 방식의 사전대화가 우선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돌봄공동교섭단은 11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인, 장애인, 아동의 곁을 지키며 공동체를 유지해 온 돌봄노동자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 취급을 받았다"며 "정부는 민간위탁과 간접고용이라는 장막 뒤에 숨어 돌봄노동자의 눈물 섞인 호소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돌봄공동교섭단에는 공공운수노조·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서비스연맹 돌봄서비스노조·정보경제연맹 다같이유니온·보건의료노조가 참여한다. 1만2천명 규모다.

"법령·국회 예산 의결 집행사무는 사용자성 불인정"

이들은 개정 노조법 시행일인 지난 10일 이미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대상은 보건복지부와 성평등가족부, 그리고 교육부다.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사회서비스원 같은 기관에도 교섭을 요구했다. 돌봄노동자 임금체계 개선과 적정임금·복리후생 보장을 비롯해 △고용안정 △직접고용 확대 방안 △근무시간, 근무 방식, 휴게시간 등 노동조건 개선 △노동안전 및 작업환경 개선 △노조활동 보장(근로시간면제)이다.

교섭이 순탄할 것으로 예상되진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일 정부의 모범사용자 역할을 주문하고 있지만, 정작 고용노동부가 펴낸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은 정부의 원청사용자성 인정을 보수적으로 다루고 있다. 공공 돌봄노동은 대개 지방자치단체를 매개로 한 민간위탁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업을 수탁한 민간업자와 위탁한 지자체, 그리고 해당 사업을 추진하는 정부가 다단계 가치사슬을 형성한다.

노동부의 해석지침은 이때 법률이나 국회의 예산 심의·의결권 행사의 결과로 정해진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노사 간 교섭대상이 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국회가 사업예산을 확정하고, 이 예산을 토대로 정부가 지자체에 예산을 배분해 추진하는 돌봄사업은 이 해석에 적확한 사례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면 사업을 집행하는 행정부인 대한민국 정부는 원청사용자성에서 면책될 수 있는 셈이다.

장관 고시로 임금 정하고 노동시간 정하는데?

노동의 실질과는 다르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사업을 시민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할 뿐 실제로 노동조건을 정하거나 서비스의 내용을 손볼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표적인 돌봄노동자인 보건복지부의 요양보호사 업종은 복지부 장관이 고시로 수가를 정하고, 그 수가에서 인건비의 비율도 정하고 있다. 직접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셈이다. 또 노인생활지원사도 법률에 근거한 게 아니라 복지부 예산사업으로 추진하고 있고, 사업안내서 등에 인건비와 노동시간 같은 근로환경을 정하고 있다. 해석지침이나 법률의 존부와 별개로 복지부가 자연스럽게 원청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다만 교섭요구가 즉각적인 노정 갈등으로 표출되진 않을 전망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정부가 노정협의 방식으로 대화를 원하고 있어 교섭 구 사실을 미공고했을 때 바로 시정명령을 요구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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