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관광단지 ‘보문상가’ 방치 논란… 관광 중심지 흉물 전락

황기환 기자 2026. 3. 1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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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민간 매각 후 개발 지연… 수년째 공사·활용 계획 ‘감감’
쓰레기·건축폐기물 방치… 관광도시 경주 이미지 훼손 우려
▲ 민간 기업에 매각된 후 수년째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보문관광단지 중심의 보문상가가 을씨년스럽기 까지 하다. 황기환 기자

경주 관광의 상징이자 보문관광단지의 중심부인 '보문상가'가 폐허를 방불케 하는 흉물로 전락해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보문단지 개장 5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한창이지만, 정작 단지의 '얼굴'인 이곳은 각종 쓰레기와 건축 자재가 쌓인 채 방치돼 있다.

11일 오후 찾은 보문상가는 '천년고도 경주'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처참했다. 한때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야외공연장과 보문탑 주변은 마른 잎과 플라스틱 병 등 각종 오물이 점령했다.

건물 곳곳은 칠이 벗겨지고 창문이 깨진 채 방치돼 있으며, 인적이 끊긴 상가 내부에는 건축 폐기물들이 층층이 쌓여 있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풍겼다.

이곳은 지난 2019년 민간 기업인 A업체에 매각됐다. 총면적 약 2만 5361㎡에 달하는 금싸라기 땅이지만, 소유권 이전 후 수년이 흐르도록 이렇다 할 개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그간 수차례 사업 시행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대표자와 대면 협의를 진행했으나, 사업주 측은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최근 건폐율을 20%에서 30%로 상향하고 주변에 야간 미디어아트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등 투자 환경을 대폭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사업자의 '묵묵부답'에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사기업 소유 재산이라 할지라도 공공성을 띠는 관광단지 내 핵심 부지를 이토록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며 "지자체와 공사가 보다 강력한 법적·행정적 압박 카드를 꺼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북도의회 지적에 따라 '장기 미개발 부지 방지를 위한 개발 의무 규정'이 신설되면서, 계약 후 2년 내 착공하지 않거나 5년 내 완공하지 못할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보문상가는 이미 소유권 이전이 완료된 상태라 소급 적용 여부를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

시민 B(용황동·65)씨는 "보문상가는 포스트 APEC 시대 경주 관광의 핵심 플랫폼이 돼야 한다"며 "민간 사업자의 적극적인 투자 결단을 더욱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보문관광단지가 '관광 메카'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선 흉물로 변한 보문상가의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