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두바이유 100달러 여전… 호르무즈에 목맨 '의존도 70%' 韓
해협 봉쇄로 가격 역전현상
중동산 최적화된 정유사들
정제설비 조정 필요해 곤란
원유 수입선 다변화 어려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호르무즈 의존도 큰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만 나 홀로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는 '디커플링 현상'이 확연해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80달러다.
통상 두바이유는 다른 기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고 현물로 거래돼 브렌트유보다 비슷하거나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하지만 중동 사태가 이 같은 가격 역전 현상을 일으켰다.
전체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서, 그리고 수입 중동 원유의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어오는 한국 정유업계는 속이 탈 지경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4시 뉴욕상업거래소(3월물) 기준으로 배럴 당 105.13달러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WTI 선물(4월물) 가격은 85.35달러,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 중인 브랜트유 가격은 89.71달러로 10달러 이상 차이가 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미국·이란 사태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두바이유(배럴당 71.24달러) 가격은 브렌트유(72.48달러)보다 저렴했고, WTI(67.02달러)보다는 조금 비쌌다.
한국이 최근 중동산 원유 수입에 의존하게 된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크다. 한국은 과거 2016년에는 중동산 원유 수입이 85.9%를 기록하며 의존도가 극심했으나, 공급망 러시아와 미주 등으로 다변화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21년에는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을 59.8%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러-우 전쟁 여파로 중동산 수입 비중은 2022년에 67.4%로 급등했고, 이 추세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입원의 특정 지역 편중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뿐 아니라 향후 우리 정유사의 가격 협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대중동 원유 비중이 더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수입처 개척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산 중질유 처리에 공정이 최적화돼 있고, 다른 지역의 원유를 들여올 경우 황 성분의 비중 등이 달라 공정을 바꿔야 한다. 이는 미국이나 러시아 등에서 원유를 수입하더라도 곧바로 이를 석유제품으로 만들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여기에 먼 운송 거리를 운항할 용선을 구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해양진흥공사에서 최근 내놓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상황에 따른 해운·물류 영향 분석' 보고서에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선복 공급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초기 용선 시장이 일시 마비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유업계에서도 가격 상승도 부담이지만, 그보다 실제 원유 물량 확보가 더 큰 리스크인 상황이라는 말이 나온다.
업계에선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 국내 석유 가격 상승세는 일단 꺾였지만, 언제든 유가가 다시 뛸 수 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대체 항로나 파이프라인을 통한 원유 공급 소식이 들어오지 않는 가운데,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조기 종식보다는 장기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CNN 방송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정보당국의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아직 그들이 그렇게 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지만, 만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어떤 기뢰라도 설치했다면 우리는 그것들이 즉시 제거되기를 원한다"면서 "기뢰가 설치됐고 바로 제거되지 않으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결과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광업 분야 리서치 기업 우드매캔지는 최근 리포트에서 "유가는 마치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 같다"며, 국제유가가 수주 내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 매우 높고 연내 200달러도 넘길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분쟁이 끝나더라도 공급망을 정상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유전이 장기간 폐쇄될 경우 정상 생산량으로 복귀하는 데는 몇 주, 심지어 그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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