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수 "부모에게 월급받는 자녀…나쁘게만 볼 건 아니다"

박종필 2026. 3. 11. 18: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결혼 안 하고 평생 엄마 아빠랑 살거야" 어릴적 자녀의 치기 어린 다짐이 그대로 실현될 것이라고 보는 부모는 많지 않다.

전 교수는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급여를 주고 가사와 돌봄을 분담하는 '노(老)·청(靑) 간 연대'를 제안한다"고 했다.

자산을 축적한 부모가 저성장 사회 초입에서 고군분투하는 자녀세대와 서로 의지하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카페 키오스크 주문, 온라인 쇼핑 방법을 알려주는 등 자녀가 나이든 부모에게 해줄 수 있는 '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Zoom In
신간 '전업자녀' 출간한 전영수 한양대 교수
中서 시작한 트렌드 韓 상륙
'노·청 연대로 불황 극복' 주장
"독립 않는다고 타박해선 안돼
청년정책 대안으로 고려해볼만"
전영수 한양대 교수가 1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결혼 안 하고 평생 엄마 아빠랑 살거야” 어릴적 자녀의 치기 어린 다짐이 그대로 실현될 것이라고 보는 부모는 많지 않다. 취직과 결혼이 자연스럽게 분가로 이어지고 새롭게 가정을 꾸리는 게 통상적인 삶의 궤적이었다. 최근 이런 공식에도 점차 금이 가고 있다. 성인이 된 자녀가 부모와 함께 사는 ‘전업자녀’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신간 <전업자녀>를 출간한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1일 “경제학과 인구 통계를 업으로 삼는 학자로서 새 사회 트렌드를 놓칠 수 없었다”며 “이 현상을 악재로만 보지 말고 사회 현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인구·세대문제와 경제를 함께 연구해온 사회경제학자다. 한국외대 일본어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국제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경비즈니스 등 경제매체에서 7년여간 기자로 일했다. 이후 국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해 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20여년간 저출생 등 인구 문제를 연구해 왔다.

전업자녀란 주제는 20대 두 자녀와 대학 캠퍼스에서 만난 수많은 제자에게서 착안했다. 그는 “부모가 2030세대 자녀의 고민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왜 취업하거나 스스로 노력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몰아붙이지 않고도 세대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전업자녀는 2024년 중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부모로부터 독립했다가 높은 집값 등 경제적 이유로 다시 돌아온 자녀를 일컫는다. 전 교수는 이번 저서에서 다양한 시각의 자료를 제시하며 전업자녀가 한국 사회에도 크게 번져나갈 것으로 봤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39세 실업자 수는 지난 1월 40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36만8000명) 대비 9.8% 늘어났다. 전 교수는 “경제활동인구 핵심 세대의 실업자 수가 증가하면서 ‘그냥 쉬었음’ 응답자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업자녀를 줄이기보다 오히려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하자는 게 그의 시각이다. 전 교수는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급여를 주고 가사와 돌봄을 분담하는 ‘노(老)·청(靑) 간 연대’를 제안한다”고 했다. 자산을 축적한 부모가 저성장 사회 초입에서 고군분투하는 자녀세대와 서로 의지하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정부가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예산을 쏟아붓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청년 정책의 대안으로도 거론한다.

부모와 성인 자녀 간 주고받기는 얼마나 시너지가 날까. 전 교수는 “한국에서는 요양원 등 간병시설의 서비스 질이 낮은 경우가 많은데 자녀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모가 대신 자산을 나눠주면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카페 키오스크 주문, 온라인 쇼핑 방법을 알려주는 등 자녀가 나이든 부모에게 해줄 수 있는 ‘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 부모와 함께하며 사회에 재진입할 시간을 벌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에게 두 자녀가 만약 전업자녀를 선언하면 받아줄 것인지 물었다. “인구 변화를 악재만 보고 위기라고 떠들 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게 학자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 했던 엄마 아빠랑 살겠다는 말을 지금 다시 한다고 해도 저는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