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권한 배분’ 집중하다보니 ‘책임 공백’ 발생…낙관 안돼”
“누가 책임질지 경계 흐릿해” “보완수사 3~4배 증가, 수사지연 심각해질 것”
윤창렬 추진단장 “당정협의안 국회 처리 기대…숙의와 공론화 중요하게 인식”
(시사저널=김임수 기자)

이재명 정부에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 관련 정부입법안을 확정한 가운데, 기관 사이 '권한의 배분'에 논의를 집중하다 보니 '책임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전문가 우려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보완수사와 관련해서는 폐지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낙관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11일 오후 2시부터 '수사기관 역량강화를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는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정부입법안 확정 이후 처음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겸 추진단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정부는 신설기관 출범 일정을 고려해 1단계로 정부조직법을 마련, 당(더불어민주당)이 의원총회 등을 통해 마련한 의견을 반영한 당정협의안을 3월3일 국회 제출했다. 곧 처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단장은 이어 "2단계로 보완수사권 예외적 필요 여부, 보완수사요구권 실효적 작동 방향을 포함한 형사사법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국민의 인권 보호와 실질적 권리구제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개혁의 본래 취지를 충실히 살리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단장은 그러면서 "검찰개혁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오직 국민의 관점에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완수하겠다"면서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든 충분한 숙의와 공론화 과정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상충하는 이해의 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발제는 중수청의 역량강화를 위한 조직구성 방향과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에 집중됐다. 김기원 서울지방변호사회 수석부회장은 "중수청을 일반 행정기관으로 볼 수 없고, 분쟁과 관련해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준사법기관으로 봐야 한다"라며 "중수청은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독립해 오직 법과 원칙에 전문성·윤리성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중수청 인력 구성과 관련해선 "검찰청으로부터의 검사 전보는 수사 노하우 단절을 막고 즉각적인 대응력을 확보할 수 있다. 수사 및 조사업무 경험을 가진 경찰 등 공무원의 전보 역시 중요하다"라며 "수사 개시부터 종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변호사 자격자들의 주도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신입 법조인은 5급(사무관)으로 선발하고, 상당한 실무 경력을 갖춘 법조인은 4급 이상으로 채용하는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류경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권에서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는 보완수사와 관련해 "책임의 공백에 대해 논하고 싶다"며 "(경찰과 검찰) 모두 보완수사를 열심히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지만, 아시다시피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경찰은 보완수사요구를 트집 잡는다고 생각할 것이고, 공소청 역시 공소제기를 위한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책임을 미루려 할 것이다. 누가 책임져야하는 영역인지 경계가 흐릿해졌다"고 했다.
류 교수는 그러면서 보완수사에는 양면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보완수사요구만 가능할 경우 이행의 지연, 의사소통의 불완전, 수사 인프라 부족 등의 한계가 분명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보완수사가 가능해지면 공소청 검사의 별건수사·인지수사로 확장하지 않기 위한 보완수사 대상·방법·사유·주체를 명확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류 교수는 특히 "공소청에 인적·물적 구조가 그대로 남아있는데, 보완수사를 허용한다면 언제든지 구조를 이용해서 다른 방향의 수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고도 했다.
류 교수는 "검찰개혁의 목표는 검사가 수사를 못하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권한의 견제와 균형을 통한 국가형벌권 행사 및 적법절차 설계 문제를 깊이있게 고민해야 한다"라며 "책임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지울까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추진단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양홍석 변호사는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라는 구호가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빛나는 정치환경에서 제도개폐의 칼자루를 쥔 세력이 각오한다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폐지하는 것도 가능해보인다"면서도 "문제는 부작용이다. 우리 형사사법체계나 실무상 검사에 의한 직접 보완수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 기능을 없애버리면 부작용이 바로 현실화한다"고 짚었다.
양 변호사는 이어 보완수사요구만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현재 보완수사요구가 전체 송치사건의 10%에 불과한데도 수사지연에 대한 체감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이보다 구조적으로 3~4배 이상 보완수사요구가 늘어난다면 경찰의 수사인력을 대폭 증원하지 않는 이상 더 심각한 수사지연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양 변호사는 "우리는 경찰수사 부정을 검사에 의해 스크리닝하는 시스템을 수십년간 운영해 왔고, 이런 장치의 존재는 경찰수사의 공정성·신뢰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 긍정적인 기능을 보완수사요구로 대체하기 어렵다"며 "제도개폐에 관한 정답은 없지만 최소한 부작용이 뚜렷하게 예상되는 경우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고민과 노력을 해야 한다.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野, ‘석유 최고가격제’ 직격…“손쉽고 게으른 방법” - 시사저널
- ‘오일 쇼크’ 공포 확산…트럼프 “평화위한 아주 작은 대가” - 시사저널
- 김동연 “주 4.5일제 효과 입증…정부·국회와 전국 확산 추진” - 시사저널
- 尹 부친 묘소 주변에 철침 박은 70대 2명…경찰 “혐의 없음” - 시사저널
- 한동훈 “국힘 ‘절윤’? 숙청·제명정치 계속되면 결의문은 면피용” - 시사저널
- 파킨슨병 초기 신호, 눈에서 먼저 보인다 - 시사저널
- 폐위된 왕과 촌장의 동거 《왕과 사는 남자》…단종을 소환한 박지훈의 깊은 눈 - 시사저널
- 그라운드 밖 ‘베팅의 유혹’…또 다시 프로야구를 흔드는 도박의 그림자 - 시사저널
- 독감 예방접종, 심장병도 막는다 [박민선의 건강톡톡] - 시사저널
- 정상 체중이어도 뱃살 많으면 심혈관질환 위험 [박민선의 건강톡톡]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