勢 확장 빌미된 노란봉투법…한국노총 “하청·플랫폼 모아 조합원 200만명까지 늘릴 것”
하청·특고·플랫폼 500만명 추정
한국노총 “매년 10%씩 勞 확충”
민주노총도 몸집 키우기 팔걷어
원청노조와 연대 협상력 높일듯
경영계 관망…노동위 업무 과부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시행되면서 협상력이 부족한 하청 노동조합이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양대 노총 역시 저조한 노조 조직률을 끌어올릴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이들을 ‘조직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가뜩이나 노란봉투법이 기업에 불리한 측면이 많은데 상급 단체와 연대한 하청 노조들이 협상력을 갖출 경우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개정 노조법 시행일인 10일 조합원 200만 명 확대를 목표로 한 조직화 사업단을 출범시켰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 통계 기준 한국노총 조합원은 120만 명으로 제1 노총이다. 한국노총은 자체 집계로 지난해 조합원이 140만 명 수준까지 늘었다고 보고 앞으로도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4년 기준 조합원 109만 명인 민주노총 역시 내부적으로 200만 명 확대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양대 노총이 제1노총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개정 노조법은 조직 확대의 계기가 되고 있다.
노동계가 주목하는 대상은 하청 노동자와 특수고용직, 플랫폼 종사자들이다. 한국노총은 이들을 새 조직화의 핵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류기섭 한국노총 조직화사업단장은 “노조법 개정으로 특고·플랫폼 종사자가 노조 울타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며 “이들을 조직하는 것이 앞으로 노동운동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원청과의 교섭 가능성이 열릴 수 있는 하청 노동자만 200만~300만 명, 특고·플랫폼 종사자도 200만 명 안팎으로 보고 있다. 전체 노조 조직률이 13%대에 머무르고 조직된 노조가 공공 부문과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동계로서는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현장에서는 이미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등 금융회사 콜센터 노동자들이 가입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는 최근 소속 지회가 13곳에서 17곳으로 늘었고 조합원 수도 1300명에서 1500명으로 증가했다. 인공지능(AI) 확산과 구조조정 우려 속에서 원청과의 교섭 가능성에 기대를 건 노동자들이 노조로 몰리고 있다는 게 지부 측 설명이다. 지부 관계자는 “최근에도 가입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콜센터 노동자의 고용 불안 문제는 용역 업체가 아니라 원청이 책임 있게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청 정규직 노조가 상급 단체와의 연대를 강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만도 노조가 14년 만에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재가입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만도 노조 측은 “오랜 기간 큰 갈등 없이 지냈지만 임금은 정체됐고 신규 채용도 줄었다”며 “조합원 힘으로 교섭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정 노조법으로 노동쟁의 대상이 넓어지면서 상급 단체와 연대해 교섭력을 키우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 양대 노총 소속 407개 노조, 8만 1600명의 노조원이 221개 원청 사측을 대상으로 교섭 요구에 나선 것은 양대 노총에 가입되지 않은 노조들에게 가입 동기를 제공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양대 노총에 가입하면 하청 노조들도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기 쉬워진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며 “시행 전부터 교섭 요구 노조 규모 등을 지속적으로 발표한 것도 이런 효과를 의식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위원회의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전국 13개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미 인력 부족과 사건 증가로 업무 부담이 큰 상황이다. 실제 노동위 사건은 2021년 이후 꾸준히 늘어 2024년에는 약 2만 4000건에 달했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에는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 원·하청 교섭 결렬 시 조정, 각종 쟁의 관련 판단까지 노동위가 맡아야 한다. 시행 첫날에만 221개 원청을 상대로 407개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만큼 노동위의 업무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직 노동위 관계자는 “앞으로는 심판뿐 아니라 원·하청 교섭 조정이 핵심 업무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원청과의 직접 교섭 경험이 부족한 하청 노조들은 노동위 조정안에 쉽게 동의하지 않을 수 있어 조정 난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곤 고용노동전문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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