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름값 잡기 안간힘 … "최고가격제 2주 단위로 고시"
화물차·버스 보조금 확대
유류세 인하폭도 확대 검토
알뜰주유소 가격 전수 조사
與횡재세 재발의에 업계 불만
"손실보전 없고 이익만 과세"

정부가 최고가격제, 경유 보조금 지급, 담합 조사 등 가용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기름값 잡기에 나선 가운데 여당에서는 '횡재세' 법안이 다시 발의됐다. 11일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법인세법 개정안은 정유사들이 주유소 공급가격을 올려 올해 특별히 많은 수익을 낼 경우 법인세를 추가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초과이득세 또는 횡재세라고 부르는 세금이다. 이를 SK이노베이션,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와 SK가스, E1 등 액화석유가스(LPG) 업체에서 걷겠다는 얘기다.
횡재세는 기업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아니라 우연히 발생한 외생적 요인으로 부당하게 많은 수익을 거뒀을 때 세금으로 환수하기 위해 고안됐다. 영미권에서 뜻밖의 행운이라는 의미를 담아 '횡재세(windfall tax)'라는 명칭을 붙였다. 1910년대 1차 세계대전 기간 중 영국과 미국에서는 전쟁으로 일부 기업이 큰 이익을 거두자 전비 조달을 목적으로 횡재세를 도입했다.
21대 국회 시기였던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했을 때도 민주당을 중심으로 도입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횡재세 법안은 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으로 폐기됐다. 초과이득을 어떻게 계산할 것인지, 손실이 발생한 경우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논란이 적지 않았다.
정유업계는 국내 기름값에는 유류세와 각종 부가 비용이 포함돼 있어 정유사가 결정할 수 있는 가격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손실을 볼 때는 아무 얘기가 없다가 정유사가 의도적으로 가격을 올려 이익을 취한다는 인식은 실제 구조와는 거리가 있다"며 "정제마진과 원유 가격, 세금 구조 등을 함께 고려해 산업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국내 정유 4사는 글로벌 수요 부진, 국제유가 하락, 낮은 정제마진 등으로 1조3500억원 이상의 합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정제마진이 좋아지면서 3분기부터는 흑자로 전환했다.
한편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은 물론 유류세 추가 인하, 유류비 직접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나온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고가격제 시행 시 최고가격 조정과 관련해 "2주 단위로 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황을 감안해 최고가격 고시를 2주 단위로 운영하겠다는 뜻이다. 최고가격제 시행 종료 시점에 대해서 구 부총리는 "1800원대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경유를 쓰는 화물차 38만대, 노선버스 1만600대 등에 대해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기한을 두 달 연장하고 단가도 올리기로 했다.
유가연동보조금은 유류비가 운송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40%로 높은 교통·물류업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다. 경유 가격이 기준 금액인 ℓ당 1700원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분의 50%를 지원하는데, 이번에 한도를 70%로 올리기로 했다. 다만 ℓ당 지원 한도는 183원으로 동일하다.
예를 들어 25t 화물차주가 ℓ당 183원의 유가연동보조금을 지급받게 되면 월평균 유류 사용량이 2402ℓ이기 때문에 44만원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이날 산업통상부는 한국석유공사(395개), 한국도로공사(209개), NH농협(714개) 등이 운영하는 전국 1318개 알뜰주유소 가격 변동을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공공성이 강한 알뜰주유소에서 과도한 가격 인상 사례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가스발전 대신에 원전 이용률을 높이기로 했다. 기후부는 이날 김성환 장관 주재로 에너지대책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우선 경부하 기간 동안 정비 중인 원전의 적기 재가동을 통해 원전 이용률을 높이기로 했다. 보통 전력당국은 전력 수요가 낮은 경부하 기간에 집중적으로 원전 정비를 진행한다. 기후부는 이달 내 신월성1호기와 계속운전 허가가 난 고리2호기가 재가동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5월 중순까지는 정비 중인 한빛6, 한울3, 월성2·3호기가 차질 없이 재가동하도록 대비할 예정이다.
[문지웅 기자 / 이동인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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